We need to talk about Kevin
* 완전 스포* 주의
이 글은 케빈에 대하여 영화를 보고,
여러 해석을 보았음에도 불구하고 좀 더 다른 시각이 궁금하신 분들이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 영화를 추천받아서 보고 나서 처음 든 생각은
" 도대체 왜??"였습니다.
친구들을 죽이는 것은 영웅심리나 정신이상으로 본다고 해도 아버지와 여동생을 죽이는 건 도대체가 이해가 안 되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의 이상행동에는 분명 원인이 있다고 믿는 저는 그냥 이상한 아이다라고 넘기기 싫었습니다.
그래서 다양한 해석 영상들이나 글을 찾아보았습니다.
미처 제가 못 봤던 부분도 알게 되고, 프로파일러의 설명도 듣다 보니 케빈의 입장이 약간은 이해가 될 것도 같았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많은 부분이 이해가 되었습니다.
이 영화에 관하여 프로파일러에게 가장 많이 물어보는 질문은 무엇일까요?
바로 "케빈은 사이코패스인가요?"이라고 합니다.
이해가 안 가니까, 사이코패스(아예 태생적으로 잘못된 아이)로 규정지어서 넘기려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답은 무엇일까요?
케빈은 사이코패스인가?
대답이 의외였습니다. 18세가 지나야 사이코패스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고 합니다.
즉, 지금 케빈의 일상(좀 얄밉고 말썽도 피우지만 학교도 잘 다니고 그 일이 있기 전까지는 큰 문제도 없었던)만 보고 사이코패스라고 규정할 수는 없다는 것이죠. (그날의 일만 보면 사이코패스가 아닌 사람이라고 할 때 이해가 안 가죠. 저도 그래서 계속 의아했는데, 나름 답을 찾았으니 끝까지 봐주세요)
아이가 만들어질 때 에바는 술에 취해있었고, 충동적으로 보였습니다.
임신 사실을 알고 기뻐하지 않았고
여행을 하면서 글을 쓰는 자유로운 삶에서 (원치 않는지만) 한 집에 정착하는 삶을 살게 됩니다.
엄마는 네가 태어나기 전이 훨씬 행복했어!!!
엄마인 에바는 아이에게 "엄마는 네가 태어나기 전이 훨씬 행복했어!!!"라고 소리칩니다.
케빈의 이상 행동들
- 갓난아기 케빈은 하루종일 아무리 달래주어도 계속 웁니다. 그런데 늦게 귀가한 아빠가 안아주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울지 않아요. 에바는 약이 오릅니다.
- 아이는 아주 아기 때부터 화가 나 있습니다. 그리고 거의 늘? 엄마에게 화가 나 있습니다.
- 3살 정도? 까지 말을 하지 않습니다.(엄마는 걱정합니다. 청력 이상인줄 알고 병원에 가 보지만, 아~~ 무런 이유 없고, 케빈은 완전 정상)
- "네네네네네" 하면서 엄마가 뭐라고 하면 아주 엄마를 약 오르게 만드는 행동을 합니다.
- 6살 정도? 까지 응가를 기저귀에 합니다.(약 올리듯 기저귀에 볼일을 보자, 엄마가 너무 화가 나서 던져버립니다. 그 바람에 팔이 부러지고, 그날부터 화장실에서 응가를 합니다)
- 동생이 생긴 이야기를 할 때 크레파스를 마구 부러뜨립니다.
- 쨈 바른 토스트에 침을 뱉어 테이블에 뭉갭니다.
- 청소년이 되어도 계속 어린 시절에 입었던 티셔츠를 입습니다(전 작은 티 입는 것이 저 시절 중고생 유행 패션인가 보다 하고 봤는데.. ㅋ ㅋ -해석 보고 나니 어려서 입었던 딱 그 옷들이더군요)
- 교도소에서 면회시간에 이빨로 손톱을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뜯어서 테이블 위에 올려둡니다.
에바의 이상 행동들
- 아기를 달랠 때(조차) 안아주지 않습니다.
- 어린 케빈을 안아주지 않습니다.(성인 교도소로 가게 된 날, 영화의 맨 마지막 장면에서 크게 안아줍니다)
- 집에 묻은 빨간 페인트를 기어이 모두 혼자 힘으로 깨끗하게 만듭니다.
- 케빈의 옷가지들을 잘 정리해서 보관합니다.
- 에그 스크램블에 들어간 계란 껍데기를 골라냅니다(이상행동은 아닌데 아들이 손톱 꺼내는 장면과 같이 보면 이상함)
- 아들이 팔이 부러져도, 딸이 눈이 멀어도 , 남편과 딸이 죽어도, 아들이 감옥에 가도 울지 않습니다.
케빈은 에바를 닮았다
- 케빈의 검은 머리, 선 굵은 얼굴은 엄마랑 닮았습니다(금발의 딸은 아빠랑 닮았고)
- 케빈이 막말하는 것도 엄마의 막말을 닮았다고 나옵니다.(엄마의 막말을 보고 케빈이 지적하자, 에바가 너도 그런다며.. 이 대사에서 에바가 타인에 대한 평가나 판단을 스스럼없이 하는 사람이고, 말을 심하게 하는 스타일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 울지 않습니다. 케빈은 어려서 팔이 부러져도 울지 않아서 의사 선생님이 칭찬합니다.
자고 일어나니 케빈이 이해가 되었다
이 영화는 한 마디로 어머니의 사랑을 극도로 갈구하는 케빈의 이야기입니다.
에즈라 밀러(성인 케빈을 맡은 배우)는 케빈을 '어머니를 매일 볼 수 있지만 어머니가 없는 아이'라고 표현한다(출처: https://forduckoos.tistory.com/115 [덕질하는 블로그:티스토리])
밤에 영화 보고, 해석 몇 편 보고 잠에 들었습니다. 새벽에 눈 뜨자마자 느껴진 것이 바로 사랑받지 못한 케빈의 욕구불만이었습니다. 우는 아기 케빈을 마치 골칫덩어리처럼 쳐다보며 들고 흔드는 장면이 큰 의미로 다가왔습니다. 아가 때부터 자신을 불행의 씨앗으로 보며, 따뜻하게 안아준 적이 한 번도 없는 엄마라면?? 갑자기 케빈의 분노와 화가 이해되면서 안쓰럽다는 감정이 들었습니다.
엄마가 갓난아기 때부터 한 번도 안아주지 않는다면?
안기고 싶고, 사랑받고 싶은 욕구가 늘 충족되지 못했다면?
청소년 케빈의 대사 중에 "그저 어깨 한번 꾹 쥐고" 뭐 그런 표현이 있어요. 안아주지는 않는다는 거죠.
이상 행동과의 인과관계
케빈이 엄마(에바)로부터 사랑받지 못한다고 느끼는 순간, 또는 엄마가 자신을 떠날 것이라는 불안이 드는 순간 케빈은 이상행동을 보입니다. (아래는 모두 저의 뇌피셜입니다)
- 응가를 커서까지 계속 기저귀에 한 이유: 적어도 기저귀를 갈 때 엄마가 자신을 들어 올립니다. 품에 안아주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엄마의 손길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죠.
- 엄마를 약 올리며 응가를 기저귀에 하는 그때 역시 엄마가 먼저 아이에게 수준에 맞지 않는 두 자리 덧셈을 풀라고 강요하면서 화를 낸 직후였지요. 에바는 자신의 뜻대로 케빈이 행동하지 않으면 아이를 비난하고 조롱하고 냉소적으로 대하기 일쑤였던 것 같습니다.
- 동생이 태어나는 이야기를 해 주려고 에바가 대화를 시작할 때 케빈은 이야기합니다. "익숙하다고 다 좋은 건 아니잖아. 엄마도 내가 익숙하잖아. (하지만.. 날 안 좋아하잖아)"라고 케빈이 말하는데 에바가 침묵으로 수긍합니다. : 크레파스를 마구 부러뜨리죠. (이미 화나 있었긴 합니다. 뭔 말하려는지 다 아는 듯)
- 엄마가 지도를 벽에 붙이고 자유롭던 과거를 회상합니다. 엄마가 떠날 것 같아 불안해진 케빈은 방을 엉망으로 만들어 버리죠. 엄마는 물총을 부시며 화를 내지만, 케빈이 왜 그랬는지 아이의 감정에는 무관심합니다.(그저 날 괴롭히는 괴물로만 보는 듯)
- 청소년 케빈과 데이트 가던 날 저녁식사를 앞두고 일부러 치킨을 먹어치우는 케빈: 바로 전 미니 골프를 치러 가서 엄마가 매우 케빈과 노는 것이 의무일 뿐인 것처럼 냉정한 태도를 보인 직후입니다.
- 그날의 살인 행각은 엄마와 아빠가 이혼을 이야기 한 직후에 벌어집니다. 둘이 헤어지면서 자녀 양육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당연히 엄마가 딸을 아빠가 케빈을 데리고 가게 될 것임을 알게 되죠. 진짜 그 욕망하지만 얻을 수 없는 사랑의 주인공인 엄마가 영영 자기를 떠난다? 케빈에게는 너무나 위기의 순간이죠. 결국 아버지와 동생을 죽여버리고, 자신은 감옥에 가면서 엄마를 자신에게서 떠나지 못하게 잡아두는 것이 아닐까요?
: 성인이 된 케빈의 눈 빛이 불안해지고 슬퍼진 이유도 이렇게 생각하면 이해가 됩니다. 자신이 성인이 된다는 것은 이제 더 이상 엄마가 자신의 보호자가 아니라는 것을 의미하니까요.
- 동생 눈이 다쳐서 인공 안구를 넣어야 하는 상황에서 눈동자를 연상시키는 과일을 와구 씹어 먹는 케빈: 이건 에바의 주관적 관점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에바는 케빈 때문에 딸이 눈을 잃었다고 생각하죠. 하지만 영화 어디에도 그런 이야기는 나오지 않습니다. 만약 그게 오해라면 케빈은 얼마나 화가 나고 서운할까요? 케빈이 동생을 골려주는 장면들이 앞에 나오지만, 동생은 오빠를 아주 좋아해요. 진짜 못살게 구는 건 아니란 증거죠. 에바 입장이 아니라 객관적 입장에서 보면 그렇게 심한(다치게 할) 장난은 치지 않아요. 에바가 오버하며 보호하죠.(그리고 오빠가 동생을 해치려 해서 엄마는 딸을 오빠로부터 보호해야 한다는 티를 팍팍 냅니다)
원작 소설에는 뭐라고 되어있을까요?
[ "그래, 그 애가 지켜봐야 했지. 하지만 그때 셀리아는 욕실에 있었고 케빈은 문이 닫혀 있었다고 했어." - (프랭클린) ]
[ "중요한 건 케빈이 자기가 해야 할 일을 했다는 거야. 셀리아가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을 때 케빈은 뛰쳐나갔다고 했어. 현장을 목격한 순간, 그 앤 동생 얼굴에 물을 뿌리고 최선을 다해 눈을 씻었어. 내 휴대전화에 전화를 걸기도 전에, 119에 전화를 해서 앰뷸런스를 불렀다고. 그거야말로 적절한 조치였어, 완벽한 순서였다고, 최고야, 최고!" - (프랭클린) ]
[ 딱 한 번 셀리아에게 대수롭지 않은 것처럼 물었지. "언제 다쳤어? 어쩌다 그렇게 된 거야?" ··· "내가 눈에 뭘 넣어서 케빈 오빠가 닦아줬어요." / 그게 그 애가 말한 전부였어. ]
출처: https://forduckoos.tistory.com/115 [덕질하는 블로그:티스토리]
케빈, 왜 그랬니?
우리 모두가 궁금한 그날 케빈이 그런 만행을 저지른 이유, 2년 후에 엄마가 케빈에게 물어봅니다.
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모르겠어요
원작에서는 질문과 답이 다르네요.
에바는 케빈에게 왜 자신은 죽이지 않았냐고 묻고, 케빈은 명확한 답을 내려준다. [ "진짜 공연에선 자신의 관객에게 활을 쏘진 않으니까." 출처: https://forduckoos.tistory.com/115 [덕질하는 블로그:티스토리]
결국 모든 것은 엄마를 위한 것이었다는 답변이죠. 엄마 보라고. 나 좀 봐달라고!! 날 떠나지 말라고.
- 케빈의 행동을 설명할 수 있는 원작 구절 한 가지 더. 에바가 케빈과의 면회시간에 그가 손에 쥐고 만지작 거리는 구슬 같은 것이 있었는데 그게 실리아의 의안이었음. [ "다신 꺼내지 마." 내가 목쉰 소리로 말했어. "그럼 다신 여기 오지 않을 거야. 절대로. 내 말 듣고 있어?" 내가 진심으로 말하는 걸 그 애도 알았던 것 같아. 내 말은 그 애한테 표면상 지독하게 성가신 '아줌마'의 방문을 떼어낼 수 있는 부적을 제공한 샘이었는데, 그날 이후 셀리아의 유리 눈이 내 눈앞에 단 한 번도 보이지 않게 된 건 내 생각에, 모든 것을 감안할 때, 내가 오는 걸 그 애가 좋아한다는 의미로밖에 해석할 수 없어. ] 출처: https://forduckoos.tistory.com/115 [덕질하는 블로그:티스토리]
아직도 이해가 안 가는 장면들
이 글을 읽으시는 분 중 답을 아시는 분, 나름 추측하신 분들은 꼭 의견 주세요.
- 유아기 케빈이 쨈 바른 식빵에 침을 뱉어 식탁에 뭉개며 엄마를 째려보는 장면
(앗 침! 이거.. 성적 의미인가???- 양철북에서 나온 그 침 뱉기?)
ㄴ 근데 이 장면 직전에 에바가 어떤 말이나 행동을 했었죠?? 기억이 안 남.
- 물속에 지금의 에바가 얼굴을 담그고, 청소년 케빈이 같은 구도에서 물을 손가락으로 찍는다 (음.. 이것도??)
- 손톱과 계란 껍데기의 의미
- 그 다리 다친, 케빈에게 활 맞은 학생이 에바에게 건넨 따뜻한 인사의 의미는?
- 그 재수 없는 직장동료가 에바에게 막말하는 장면의 의미는?(예전에 남들을 무시했던 에바에게 너도 당해봐라? 그런 걸까요?)
- 여동생을 꼭 죽여야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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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나리오 기반이 된 책은 We need to talk about Kevin이라는 동명의 소설을 검색해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