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맘을 준비하는 너에게

에필로그

by 김명교

“언니, 지금부터 어린이집을 알아봐야겠지?”



며칠 전 메시지를 받았어. 벌써 어린이집 입소를 챙겨야 할 때가 됐던가, 잠시 생각했지. 문득, 달콩이를 끌어안고 동네 어린이집을 돌던 때가 떠오르더라. 물리적인 시간은 충분했지만, 마음은 조급하기만 했던 것 같아. 달콩이가 들어갈 자리가 있는지, 어떤 선생님이 달콩이를 맡아줄지, 어린이집 분위기는 어떤지, 식단은 또 어떤지… 걱정 투성이었어. 무엇보다 달콩이가 그곳을 좋아해 줄지, 조마조마했어. 가기 싫다고 울면 어떻게 해야 할까. 덩달아 마음이 약해져서 눈물이 나면 어떡하지. 온통 달콩이 생각뿐이었지.



그런데 말이야. 달콩이는 보란 듯이 씩씩하게 어린이집에 적응했어. 물론 처음에는 낯선 환경을 받아들이느라 힘들어하긴 했지만. 걱정으로 잠을 설쳤던 게 민망할 만큼 어린이집에서의 시간을 즐거워했지. 모든 게 다 아이가 자라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니, 부모의 역할은 그 곁에서 묵묵하게 지켜봐 주는 것뿐이라는 아빠의 말씀이 실감 났어. 아이가 자라면서 부모도 함께 자란다는 말에도 고개가 끄덕여졌지. 다시 말해서, 너무 걱정하지 말란 얘기야. 나도 내가 이런 말을 하게 될 줄 몰랐지만.



복직을 앞둔 네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뭘까, 다시 생각해봤어. 지난 3년간 워킹맘으로서 힘들었던 것들을 되돌아봤지. 그리고 그동안 날 위해 써 내려갔던 글들이 곧 워킹맘이 될 너에게 필요한 이야기였음을 알게 됐어.



준비 없이 맞닥뜨린 워킹맘의 위기는 정말 견디기 어렵더라. 얼마나 많은 날을 울고, 또 속앓이 했는지 몰라. 막연하게 힘들다고만 알고 있었던 워킹맘의 일상은 내 예상을 뛰어넘었어. 그렇게 힘든데, 워킹맘더러 행복해야 한대. 그래야 아이도 행복하다면서. 일과 육아에 치여 스스로 마음을 돌아볼 겨를도 없는데 말이야. 미리 겁을 주려는 건 아냐. 워킹맘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위기를 대비해서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는 거야.



남은 육아 휴직 기간, 너의 세상을 준비했으면 좋겠어. 너를 둘러싸고 일어날 일들을 가능하면 의연하고 씩씩하게 극복할 수 있도록 마음근육을 키웠으면 해. 안 그래도 없는 시간을 쪼개가면서 살 텐데, 뭔가 특별한 걸 하려고 노력하지는 않았으면 해. 그저 일상에서 마주치는 것들과 경험하게 되는 것들을 통해서 네 마음이 단단해지는 연습을 했으면 좋겠어. 넌 나처럼 힘들지 않았으면 해. 아니, 힘들어도 괜찮아. 대신 조금만 방황하고 금방 회복해서 다시 나아갈 수 있길 바라.



물론 나도 아직 큰 산이 남아있대. 달콩이가 학교에 입학할 때, 워킹맘의 위기가 또 한 번 온다고 하더라. 그래서 지금부터 차근하게 준비해보려고. 우리는 할 수 있어! 엄마, 아빠 딸이니까. 앞으로도 우리 잘해보자.



너를 위해 엮은 글들이 나의 꿈도 이뤄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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