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역시 그랬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이렇게 대답해 왔다. 나는 여자에 관심이 없다고. 결혼은 내 스타일이 아니라고. 하지만 과거의 연애가 실패했던 건, 바로 내 자신의 뒤틀린 마음이었다.
‘잘난 커플만 결혼한다.’ 아니 ‘잘난 남자들만 결혼한다.’는 게 내 솔직한 마음이었다. 그래서 다가오는 여자들도 밀어내기 바빴다. 내 주머니 사정을 알게 되면, 날 밀어내게 될까봐.
내 나이 서른아홉, 스물하나 그녀를 처음 만났고, 컵라면과 자판기 커피로 연애를 시작했다. 청춘이라 불리기엔 머쓱한 서른아홉이라는 나이. 무일푼, 신용불량자, 띠동갑 넘는 나이 차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고 높아만 보였다. 모든 것들을 극복하고 결혼까지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은 뒤로하고, 일단 Go를 외치며 연애를 시작했다.
결혼에 있어 사랑이라는 최면제는 기본이다. 때로는 사랑만으론 결혼까지 이르기에 부족할 때도 있다. 결혼이라는 불확실한 미래에 뛰어들 수 있도록 내 여자의 마음에 확신을 심어주고, 주변인들의 염려를 불식시키기까지 나름의 전략이 필요했다. 결과를 떠나 7년의 연애 기간 동안 얻은 지식과 경험들을 비자발적인 비혼족들과 나누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