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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시산책자 Dec 15. 2022

Prologue. 세상에 순탄한 여행은 없다

시리즈 <세상에 이런여행이>

여러분들의 여행은 어느정도 낭만적이었나요?


안녕하세요? '목적지는 여행'이라는 모토로 세계를 방랑중인 2001년생 장서영입니다. 세어보니 지금껏 24개국 68도시를 여행했습니다. 20대 초반 치고는 제법 여행 다닌 편일까요? 그만큼 좋아하는 일에는 시간과 돈을 아끼지 않는 추진력을 겸비한 대학생으로 비춰지기를 바랍니다. 이 중 브런치에 사용할 이야기 보따리는 직전 학기인 2022년 2월부터 8월까지, 독일 교환학생 기간 동안의 신선한 유럽 여행이에요.


내 여행기를 쓰고 남의 여행기를 읽는 걸 워낙 좋아합니다. 그래서 사실 블로그에도 꾸준히 사진을 곁들인 여행기를 써오기는 했습니다만. 꽤 오래전부터 브런치를 곁눈질 하던 독자로서 이제는 조금 더 깊숙한 일원인 작가가 되어 소통해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습니다. 남에게 정말 '읽히는' 글을 선보이고 싶어진 것이죠! 그래서 "내가 되겠어?"하며 꿈만 꾸며 미루던 브런치 작가에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분명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 빛바랜 명언이었나 봅니다. 제가 마음을 먹었을 때는 이미 독자들에게 진한 감동을 선사하는 여행 글은 브런치에 바다 속 윤슬만큼이나 반짝거리고 있었습니다. 그것도 아주 많이 말이죠. 그래서 생각을 다시했습니다. 브런치 세계 안에서 여행을 소재 살아남으려면 평범해서는 안되겠다고 말입니다. (일단 작가가 되는게 먼저겠지만요!) 어차피 멋드러진 표현도 못쓰고, 연륜에서 묻어나는 교훈도 없다면! 반대로 제가 여행하며 겪었던 어이없는 사건사고들을 소개하는 유별난 글이나 써보자고 말입니다. 그래서 생각한 시리즈가 <세상의 이런여행이>입니다. (유명 TV프로그램 '세상에 이런일이'에서 착안한 것이 맞답니다.)


한번이라도 내 손으로 비행기 티켓과 숙소를 끊음으로써 시작되는 자유여행을 떠나본 사람이라면 알 겁니다. 여행이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말이죠. 특히 장기여행이 될수록 말입니다. "좋아, 완벽해!"라며 모든 준비를 끝내고 출발했어도 마냥 순탄하게 흘러가고 끝맺은 여행이 있던가요? 때로는 나는 정말 가만히 있었는데도 크고 작은 일들이 터지는게 여행입니다. 그걸 수습하는 것까지가 여행이고요-


이런 일들은 당연하게도 예상치 못한 순간에 터지고 맙니다. 일이 딱! 터진 그 순간만큼은 낯선 땅에서 너무 당황스러워 당장이라도 울음이 나올 것 같죠. 기차를 놓치거나, 가방을 도둑맞거나, 바가지를 씌인다거나.. 그런데 한참 뒤에 한국에서 일상생활을 하며 여행을 돌이켜보면 그것마저 어느새 추억으로 미화되어 버리는 그 무시무시한 사건사고들! 제가 여행하며 경험했던 그런 해프닝들을 하나, 둘, 셋 몽땅 꺼내어 소개하고자 합니다.


저는 여행을 통해 소통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마냥 여행의 아름다운 측면만을 강조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실제로 그렇지 않으니까요. 또 인생에 한 번쯤 진정한 나를 찾아서...! 같은 메세지를 주기에는 아직 저는 어리고 부족한 점이 많아서요. 대신 가볍고, 유쾌하고, 공감되는 여행을 전할 자신은 있습니다. 다양한 이야기를 할 만큼 여행을 꽤나 다녔고, 생생하게 풀어낼 만큼 기억력이 좋고, 무엇보다 여행 만큼 글 쓰는 행위를 좋아하기 때문이죠-


전세계 여행지 어디를 가도 사진 한 장쯤 부탁할 한국 사람은 꼭 있더라고요. 그만큼 여행 좋아하는 우리인 만큼 (예비) 독자분들 많지 않을까요? 여행하다보면 상상만 해오던 낭만적인 풍경 바라보며 눈물을 흘린 순간도 있겠지만요. 지금 기억 속에서 흐릿해져가고 있는... 행복했던 순간 사이사이에서 예상 못했던 사건들을 삐질삐질 땀 흘리며 수습해본 모든 여행자에게 말 걸고 싶어요. 글을 발행하다보면 누군가는 제가 겪은 일에 깜짝 놀랄 수도 있고요. 비슷한 상황을 겪은 사람은 힘들었던 그때가 떠오르며 실실 웃음이 나올 수도 있고요. "네가 겪은 건 아무것도 아닌데?"라며 더한 에피소드를 나눠줄 분이 등장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니 모든 지구별 여행자들이 공감하며 읽을 수 있는 당황스럽고 웃픈 저의 여행 이야기, 먼저 들어보시지 않겠어요?


5시간 넘게 기차에 갇힌건 기본, 공항에 도착했더니 비행기가 없다거나, 강아지한테 얼굴 물린 이야기까지.. (나머지는 쉿-!) 상상 가능하고, 또 상상하지 못할 다양한 사건들이 줄 서있습니다. 편하게 읽어주세요, 저도 편하게 쓸거니까요!


아, 물론 여행지에서 단순히 고생한 일들만 줄줄 늘어 놓는 바람에 미래의 여행자분들의 용기를 꺾을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그러기에는 제가 여행을 너무 사랑해서요. 오히려 이런 역경을 뚫고 왜 사람들이 죽어라 여행을 떠나는지 알 수 있는, 그런 글을 써보겠습니다.


(참, 눈이 즐거운 예쁜 여행 사진들 보며 당장 떠나고 싶어져도 몰라요-!)


여행기의 저자 역시 모험 소설의 주인공들처럼 작은 사건과 사고들을 겪고 그것을 극복해낸다.
그리고 그것을 글로 기록한다.
- 김영하, <여행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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