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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크림동동 Apr 21. 2024

조반니 모스카, <추억의 학교>

ABE 전집의 추억을 담아

  어릴 때 집에 ‘ABE 전집’이라고 있었다. 총 88권이었는데 지금도 생각나는 재미있고 좋은 이야기들이 많았다. 그 전집의 제1권은 <나의 학교 나의 선생>이라는 책이었다. ABE 전집은 지금 절판되었지만, <나의 학교 나의 선생>은 <추억의 학교>라는 이름으로 2004년 다시 번역되어 출판되었다.


  <추억의 학교>는 1938년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초등학교에 갓 부임한 젊은 선생님과 아이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그리고 있다. 초등학교 아이들과 선생님이 등장하는 대부분의 이야기가 그러하듯 이 책 역시 아이들의 순수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러나 그런 점을 염두에 두고 보더라도 이 책에 나오는 아이들은 순수함은 사랑스럽다. 그들은 꽃을 보고 곤충을 쫓고 봄볕을 느낀다. 가지 옆에 돋아난 새싹을 보고 어른보다 먼저 봄소식을 알아차린다. 이 아이들은 공부보다 중요한 게 뭔지 알고 있다. 이런 아이들의 모습을 보다 보면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아이들 외에 이 책에는 화자의 동료 교사들도 등장한다. 박봉에 시달리며 세상살이에 힘겨워하면서도 평생 학교에서 아이들과 함께 지낸 그들은 아이들과 닮은 눈을 가진, 또 다른 아이들이다. 이제 막 어른이 된 화자는 이 둘에게 똑같이 따뜻한 시선을 보낸다.


  이 책에는 세상이 힘들 때 가슴을 따뜻하게 데워주는 온기가 있다. 그게 바로 이 책이 아직 내 마음에 남아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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