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히 우리만의 것이 마침내 세계의 인정을 받다
일이 있어 싱가포르에 온 참이었다.
공항에서 짐을 찾고 나가기 위해 교통편을 검색하려고 핸드폰을 열었더니 내가 운영하는 독서모임 단톡방에 톡이 하나 올라와 있었다.
"소설가 한강, 노벨문학상 수상!"
내 눈을 믿을 수가 없었다.
급히 네이버 앱을 열었더니 첫 화면 하단에 '한강 노벨문학상 수상'이라는 기사 제목이 깜박이고 있었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81/0003486230
순간 남의 나라 공항인 것도 잊고 환호성을 지르고 싶었다.
'이게 꿈이야, 생시야!!!'
그렇게 오랫동안 노벨 문학상의 문을 두드려왔는데, 마침내 결실을 봤다는 점도 기뻤고, 항상 노벨상 시즌만 되면 언급되던 특정 작가들이 아닌 한강 작가가 수상했다는 사실도 좋았다.
개인적으로 한강 작가의 작품은 <채식주의자> 외엔 읽어본 적이 없다. <채식주의자>는 나에겐 부커 상 수상의 이유가 궁금해질 정도로 어려운 작품이었다. 한강 작가의 작품 세계는 한국 현대사에 뿌리를 내린 상처와 아픔에서 비롯된다. 지금 유행하는 K 컬쳐와 결은 틀리지만, 지독히 우리 것, 우리만의 것이 세계적인 인정을 받게 된 점이 기쁘다.
작가의 노벨상 수상을 계기로 다른 작품들도 읽어보고 싶은 흥미가 생겼다. 하지만 조금 기다려야 할지도 모르겠다. 작가의 수상이 알려지자마자 서점에 작가의 책 주문이 폭주해서 교보문고와 예스24 앱이 다운될 정도라고 한다.
https://www.yna.co.kr/view/AKR20241010170100005?input=1195m
우리나라에서도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배출한 걸 계기로 사람들이 독서에 좀 더 흥미를 가졌으면 좋겠다.
작가의 수상 소식이 다시 한번 정말 자랑스럽다.
축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