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본문은 5월 15일 미주 뉴욕한국일보에 기고했던 글입니다.
http://ny.koreatimes.com/article/20200515/1311006
어린 시절 아이들은 가정, 유치원, 초등학교를 거처 처음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한다. 슬픔, 화, 창피함, 신남, 행복 등 다양한 감정들을 느끼며 배워나가는데, 유아기부터 청소년기 때에 이 감정들을 받아주는 부모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아이가 기분이 안 좋을 때나 좋을 때, 자신의 곁을 지켜주고 왜 그런지 궁금해하고 같이 해결해주려는 부모를 통해,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지 않고 모두 건강하게 표현해 나가는 법을 배우기 때문이다.
특히 부모와 함께 시간을 보낼 때, 시간의 질(Quality of Time)이 굉장히 중요한데, 그 질을 높이는 역할은 바로 부모의 조율(Attunement)이다. 조율이란, 눈을 마주 보고 (Eye contact), 고개를 끄떡이며 경청하여주고 되묻으며 세세히 듣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진실된 '돌봄'을 말한다.
조율을 잘하는 부모란 자세와 행동이 '반응적'인 부모이다. 예를 들어, 아이가 이야기를 하는 동안 아이의 눈에서 눈을 절대로 떼지 않는다. 듣고 있는 동안 추임새도 간간히 넣어준다. 이야기가 끝나면, 그것을 줄거리화 한 후 "이런 뜻이라는 거지?" 하며 자신이 제대로 알아들었는지 다시 물어본다. 또는 아이의 이야기에 연관되는 질문들(Follow-up questions)을 해주며 '나는 너를 듣고 있고, 이해하고 있어'라는 메시지를 심어준다.
이런 조율을 통해 아이는 부모가 자신의 편이라는 믿음과 신뢰를 쌓을 수 있다. 그리고 마음에 안정이 생기며, 어려움이 있을 때 남들에게 도움을 청하는 법도 배워나간다. 또한 자신을 표현할 때, 남의 시선에 과하게 신경을 쓰거나 수치심을 느끼지 않는다. 결국 어린 시절 쌓이는 감정적 서포트가, 다른 사람들과 안정적으로 건강하게 관계를 맺어 나갈 수 있는 건강한 자존감을 쌓는 것에 큰 도움을 주는 것이다.
아이가 기저귀를 갈아달라고 우는 것을 배가 고파 우는 줄 알고 음식으로 달래는 부모도 있을 것이다. 냉정히 말해 이 것은 세심하고 섬세한 조율이 아니라고 볼 수 있다. 안테나를 최대한 기울여 아이가 원하는 것, 그것이 무엇인지 찾아내고 이해하려 하는 부모의 자세가 필요하다.
기본적인 감정-정서적인 서포트(Emotional support)가 필요할 때에, 그 순간 채워 주지 못하는 것은 정서적 학대(Emotional neglect/abuse)에 속한다. 정서적으로 안전하게 부모에게 보살핌 받지 못한다면, 아이들의 불안감은 높아지고 속으로 혼자 삭히는 과정 속 거절감과 수치심이 강해진다. 이렇게되면 아이들은 자신이 존중받고 있다고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낮은 자존감을 갖게된다. 남에게 사랑을 받을 때에도 지나치게 방어적이어 지거나 제대로 신뢰하지 못하는 경우를 본다.
부모가 일을 해야 하거나 아이가 유학을 가 있는 상황 상 어쩔 수 없이 시간을 많이 같이 보내지 못하는 가정들이 많다. 그렇다면, 연결될 수 있는 그 짧은 시간 속 최선을 다해 조율해 아이가 원하는 사랑을 줄 수 있기를. 시간이 날 때마다, 꼭 5가지 사랑의 언어를 골고루 써주어 가며 아이가 얼마나 사랑받고 있는지 알도록 지속적으로 신경 써주면 좋을 것이다.
아이에게 제일 필요한 것, 조율. 이를 행함으로 당신의 아이에게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선물해주는 것은 어떨까.
조금 더 자세히 조율에 대해 알고 싶으시면, 글 리스트 아래에 '신뢰를 받는 어른이 되기 위하여'란 글을 참조해주세요.
뉴꿀심 :: 뉴욕 심리치료사의 꿀잼 심리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