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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ewhoneymind Sep 01. 2022

뉴올리언스 공항에서

2022년 8월 31일



나홀로 트립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 뉴올리언스 공항의 게이트에서 글을 쓰고 있는데 옆에 한 가족이 와 자리를 잡는 인기척이 느껴졌다. 고개를 올려보니 반짝거리는 금발머리에 털코이즈 색 눈을 가진 네 명의 가족이었다. 아내와 남편, 그리고 두 명의 꼬마 아이들. 첫째로 보이는 핑크색 스웻셔츠 세트를 입은 가냘픈 몸의 귀여운 여자아이는 아마도 요번 가을 막 이학년을 올라가는 정도의 나이로 보였고, 새파란 청바지에 탱실탱실 에너지가 넘쳐 보이는 막냇동생은 대략 네살쯤 정도 되어 보였다.   


끌고 있던 유모차를 세우고, 바리바리 싸든 배낭을 바닥에 내려놓고서는 아내가 말했다.

"여보, 나 스타벅스가 먹고 싶어."


남편이 되묻는다.

"스타벅스가 어디 있지?"


"터미널 B로 가야 해. 저쪽 끝에 있어. 이 터미널에는 없어."라고 되받아치는 아내에게 뜸도 들이지 않고 남편은 바로 대답한다. "알겠어, 뭐 먹고 싶은데?"


아내가 대답한다. "핑크 드링크. 벤티 사이즈로. 고마워 여보."

그리고는 같이 따라나서겠다고 쫑알거리는 막내아들의 오른 손을 꼭 잡고서 재빠른 걸음으로 뒷모습을 보이며 사라졌다.


한 이십 분 정도가 지났을까.


남편의 품에는 커다란 핑크 드링크, 그리고 가족들을 위해 비행기 안에서 군것질할 것들한가득 담겨 있었다. 그리고서는 한번  왔다 갔다 하며 커틀러리(cutlery)까지 챙겨 온다. 누가 보면 아무것도 아닐 정말 별거 아닌  상황--  잠깐의 순간  남편의 자상한 행동을 보아하니  가정의 분위기가 어떨지 대충 직감적으로 느껴진다. 지친 여행   번씩 왔다 갔다 하며 가족을 챙기기란 결코 쉽지 않다. 짜증이 나고 귀찮을 법한대도 표정 하나 변함없이 가족을 위해 몸을 분주히 움직인다.


어떤 친구가 일 년 전쯤 나에게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남편이 될 사람은 자고로 다정해야 해. 그게 첫번째야. 그래야 가정 분위기가 단란해져."

다정한 면이 있다면 당연히 좋겠지만, 그게 첫번째가 되야한다는 것을 말을 그때에 나는 도통 이해할 수 없었다.


지금 이 가족을 관찰하는 이십 분이라는 시간 속 갑자기 친구의 말이 다시 내 뇌리에 박힌다. 이번엔 그 말이 스쳐지나가지 않는다. 완전하게 이해가 되어 나의 마음속으로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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