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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ewhoneymind Sep 01. 2022

셀프케어 팁(Self-care Tips)

나를 더욱 사랑하기

돌아보면 삼십 대에 들어서는 연애를 하며 보낸 시간보다 혼자 보낸 시간이 훨씬 더 길었던 것 같다.  내 마음에 쏙 들어오는 사람도 없었고, 자석의 양극처럼 달라붙을 법한 인연이 나타나지 않았던 시간 속 나는 혼자서 많은 시간을 보내며 최근 이년 간 '나를 더욱 사랑하는 법' 그리고 '챙기는 법'을 배워나갔다.


여러 가지를 시도해보며 나는 내가 무엇을 해야, 그리고 어떻게 해야 가장 행복해질 수 있는지 잘 알게 되었는데, 이 것을 멘탈헬스(Mental Health) 분야에서는 셀프케어(Self-care) 혹은 코핑스킬(Coping skill)라고 부른다. 특히 '셀프케어'라는 단어는 판데믹 이후 우리의 일상 속 그리고 여기저기 잡지나 광고에서 보편화되어 많이 사용되고 있음을 발견한다. 이는 현대사회가 얼마나 정서건강에 신경을 쓰는 추세로 바뀌어 가는지 말해주고 있다.


지난 몇 년간 다양한 것들을 시도해본 결과 나는 신체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을 때와 심리적으로 스트레스받을 때 다른 케어/액티비티가 필요하다는 것을 인지하게 되었다.


신체적으로 피로가 누적되어 있을 때에는 보통 집에서 시간을 보낸다. 그 중 가장 좋았던 방법 중 하나는 라벤더 오일을 한 방울 떨어 뜨린 배쓰 텁에 김이 모락모락 나는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고서는 침대에 누워 심리학과는 거리가 먼 소설책을 읽는 것. 혹은 몇 번을 다시 봐도 질리지 않는 나의 최애 영화 리스트 중 하나를 틀고서는 흠뻑 빠져보는 것. 그때 제일 중요한 건 우디한 계열의 초를 켜고 전등은 살짝 어둡도록. 핸드폰은 방해금지 모드(Do Not Disturb)로, 아무 전화와 메시지도 나만의 시간을 방해하지 못하게 해놓는다.


비 오는 날 살짝 울적한 밤에는 마음을 촉촉이 적셔줄 예브기니 키신(Evgeny Kissin)의 낭만적인 Liebestraum을 듣기도 한다. 피아노 독주곡, 특히 낭만파 작품들은 나의 옛 아름다운 기억들을 회상하게 도와주어 감정을 말랑말랑하게 만들어준다. 그리고 나의 마음을 깨끗이 정화시켜준다.

   

정신적으로 지쳐있을 때에는 밖으로 나가 나의 기분을 좋게 만드는 혹은 영감을 주는 액티비티를 찾는다. 우리 동네에 위치한 갱트리 파크(Gangtry Park)를 30분 정도 뛰어주는 것도 산뜻하니 좋다. 느지막한 저녁노을이 질 때쯤, 사람들이 저녁 먹은 후 산책하는 그 시간. 그 시간대에 보이는 뉴욕은 불빛들로 물들어 꽤나 아름다워 보인다. 그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마음을 다시금 돌아보게 하니, 불평이 생기는 날이면 잠시 뛰는 걸로도 나의 마음을 회복을 할 수 있음을 경험한다.


심장 박동수를 늘려 땀에 흠뻑 젖을 만큼 운동을 해 마음이 개운해지고 싶은 날에는, 세 달 전부터 시작 한 바클래스(Barre Class)를 다녀오기도 한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 운동하는 것을 보면 나의 나태해졌던 마음과 몸에 동기부여가 되고 더욱 에너지가 솟아남을 경험한다. (클럽은 다니지 않지만 신나는 음악을 좋아하는 내가 EDM을 맘껏 들을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혹은 멧오페(Met Opera)라나 뉴욕 필하모닉(New York Philharmonic) 웹사이트의 이벤트 캘린더를 꼼꼼히 뒤져 앞으로 삼 개월 동안 진행될 작품/콘서트들을 모조리 검색한 후, 가장 좋아하는 무대를 선택해 예매해 놓기도 한다. 그것을 기다리는 시간 속의 찾아오는 설렘은 물론, 그토록 기다려온 당일 날 내가 좋아하는 아티스트가 직접 치는 곡을 듣거나 무대를 직접 마주하는 그 순간의 행복이란. 그들의 노고, 그리고 열정이 느껴지는 작품 속 전달되는 그 황홀하고 짜릿한 감정들은 단어로 표현하기 힘들다. 찌릿찌릿 온몸의 세포가 곤두서고, 혹은 눈가가 촉촉해질 만큼 감동적인 그 무대를 직접 보고 경험하는 그 느낌.


미술심리치료사가 되기 전 오랫동안 순수미술을 전공 삼았던 나는 미술관이나 갤러리를 누비며 스트레스를 풀기도 한다. 그림을 보며 아티스트가 어떻게 작품을 만들었을지를 생각해보는 것도 흥미롭다. 고군분투하며 만들어 낸 과정, 그리고 어떤 동기가 있었는지를 배워가며 나의 마음은 뜨거워진다. 특히 색깔의 조화가 잘 이루어져 있는 작품들을 보면, 그 것을 만들어내기 까지의 누적된 연습 시간을 상상해 볼 수 있어서 좋다. 열정 없이는 할 수 없는 예술, 그것을 만들어가는 예술가들. 그들의 작품은 나에게 정말 많은 영감을 전달한다.


삼십 대가 넘은 성인들  의외로 자신이 무엇을 해야 행복한지, 어떤 것에서 기쁨을 얻는지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바쁜 일상  그저 반복되는 일이 끝나면 친구를 만나고, 밥을 먹고, 술을 마시고, 오락프로그램을 시청하는 것으로만 하루하루 자신의 빈시간을 채우는 사람들이 많다. (그것이 잘못되었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또한 물론 그런 시간들이 필요하다). 하지만 개개인의   자신이 느끼는 부정적인 감정들을  채널링(Channelling)하고 승화(Sublimating)시키는 안전한 돌출구(Safe Outlet) 만들어 나가는 것은 생각보다 꽤나 중요하다. 개개인의 회복력을   더 높여주고, 나아가 더욱 건강한 마음과 사고를 갖게끔 도와주기 때문이다. 자기 자신을 더욱 존중하는 법을 배우는 과정을 걸어가며 말이다.   


우리는 일차원적인 쾌락과 잠깐의 기쁨을 주는 것에서 벗어나, 깊숙이 자기 자신을 성찰하며 이해하는 시간들이 필요하다. 모두가 자신만의 셀프케어 루틴을 잘 발견해 나갔으면 좋겠다. 온전히 자신을 위한 시간, 그리고 직접 만들어나가는 기쁨과 행복을 위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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