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은 오랜만에 아침답다.
날갯짓하고 여기저기로 날아다니는 새들과 어느새 푸르름이 풍성해진 나무를 보고 앉았다. 창을 통해 들어오는 공기도 시원하고 신선하다.
다른 가족은 아직 잠자리에 있는 이 집안의 고요함이 좋다.
어제와는 다른 몸 상태다.
어제는 어지러움과 구토 증상으로 힘들었는데.
잠을 자고 나서는 몸이 개운하다.
잠을 자는 사이 몸이 회복되었다.
어제는 영화 ‘안경’을 보았다.
영화의 주인공이 여행을 간 곳은 조용한 바닷가 마을이다.
그곳에서 햇빛이 잘 드는 통창을 가진 방에 정갈하게 놓여있는 잠자리에서 잠을 잔다.
낮 동안에 썼던 안경을 벗어놓고 푹신한 베개에 눕고 포근한 이불을 덮고 잠을 잔다.
안경이라는 것에 담고 싶었던 이 작가의 의도가 있었을까?
영화에 나오는 사람들이 모두 쓰고 있었던 저마다의 안경.
그것은 세상을 보는 자신만의 관점이 아닐까? 없어서는 안 되는 자신만의 인식 틀이고 그 사람만의 특성을 드러내는 개성일 것이다.
잠을 잘 때 그 안경을 벗어놓고 눈을 감고 잠자리에 들었을 때 정말 편안해 보인다. 자신과는 다른 사람의 삶의 양식을 편견 없이 받아들일 수 있다면 그것이 자신의 마음을 편안하게 인도할 수 있는 것일까?
영화에서도 주인공은 여행지의 사람들이 같이 밥을 먹고 아침에 잠을 깨워주고 이상한 체조를 하고 빙수를 먹는 것을 거부한다. 자신이 싫어한다는 이유로.
그러다 어떤 계기로 그곳의 사람들의 삶에 서서히 스며들어 간다.
그런 후에 좀 더 많이 웃고 자연스러워진 모습이 주인공에게 보이는 것이 인상적이다.
안경은 필요하다. 하지만 안경을 벗어야 할 때도 있다. 가끔은 안경을 벗고 나에게 쉼을 선사하는 것도 필요하다. 잠시 내 판단 기준을 내려놓고 바라봐야 할 때가 있다. 그래야 내 마음이 잠시 쉴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