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꿈-과거로부터 온 미래(1)

-보이지 않는 현재의 미완성(1)

by 푸른킴
꿈은 단순한 환상으로 끝날 수도 있지만,
안식과 같이 삶의 과거와 미래를 연결하는 현재의 전망으로 기능한다.
또한, 삶의 지향점이자 도달해야 할 목적지이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현존하는 미완성의 현재다.
꿈은 이 미완의 현재를 통해 주어진 삶을 힘껏 열고
개척하는 힘을 전망하도록 돕는다.
이렇게 꿈은 시간성, 전망성, 현재성을 유기적으로 품고 있는,
살아 있는 존재와 같다.




안식월과 꿈

나의 안식월은 꿈을 현실로 드러낸 사건이었다. 나는 멀리 떨어진 길을 오래 걸으며, 묵혀둔 몸 안의 꿈을 밖으로 끌어냈다. 그 길에서 공간과 시간은 해체되었고, 낯설지만 새로운 헤테로토포스(heterotopos, 이질적 공간)가 열렸다.

나는 타인의 글을 열심히 읽었다. 그것은 종이에 적힌 문자만이 아니었다. 산과 들, 도시 곳곳에 새겨진 책 밖의 글, 그리고 사람들의 삶 자체가 곧 책이었다. 그들을 읽으며 나는 세계에 몸으로 감응하는 법을 배웠다. 글은 얼굴이었고, 모든 글은 또 다른 타인이었다. 그렇게 우리는 글을 통해 서로 연결되어 있었다.


나는, 내 몸에 부딪히는 모든 것이 결국 나와 관계된 세계임을 알았다. 만남 속에서 삶은 단단히 채워졌다. 사람들은 서로 이해와 신뢰 속에서 이 세계에 자리를 잡는다. 그 사실에 마음이 흡족해지면서 나는 자연스레 ‘믿음’을 생각하게 되었다. 믿음은 관계에 대한 신뢰를 전제한다. 신뢰는 고정된 상태가 아니라 매 순간 갱신되어야 하므로, 믿음은 동사일 수밖에 없다. 예측할 수 없는 길 위에서 믿음은 이정표를 신뢰하는 당당한 걸음에 새겨진 증표다. 믿음은 종교적 심성이면서, 동시에 불확실성과 동행하는 적극적 행동이다. 결국, 믿음은 단순한 명사가 아니라, ‘믿으려는’ 수고이자 길 위에서 배우는 동사적 실천이다.


안식월 동안 나는 자주 홀로 길을 걸었다. 때로는 고립 속에서, 때로는 어둠 속에서 삶을 마주했다. 그러나 그 검은 세계와 어울릴 때, 나는 공동체적 세계의 가능성을 더욱 깊이 체감했다. 걷기를 통해 오감으로 안식을 경험했고, 그것은 곧 ‘꿈’과 직결되어 있음을 알았다. 꿈은 허상이 아니라 실제였다. 이 깨달음은 다시 ‘꿈’의 본질을 묻게 했다.


우선 나는 꿈이 두 가지임을 생각했다. 육체적 꿈은 잠 속에서, 정신적 꿈은 깨어 있음 속에서 드러난다. 전자는 무의식이 펼쳐내는 이야기로 안식을 통해 삶을 재정돈하는 시간이며, 후자는 의식적인 노력을 통해 도달하고자 하는 소망이다. 꿈이 잠과 연결된다는 것은 즉, 안식 없이는 실현되지 않음을 뜻한다. 마찬가지로, 꿈이 깨어 있음과 연결된다는 것은, 몸을 일깨워 도달해야 할 희망, 즉 아직 드러나지 않은 숨은 꿈임을 의미한다 육체적 꿈은 잠 속에서, 정신적 꿈은 깨어 있음 속에서 드러난다. 후자는 보통 우리가 말하는 이루고 싶은 ‘소망’이다. 꿈이 잠과 연결된다는 것은 안식 없이는 실현되지 않음을 뜻한다. 또 꿈이 깨어 있음과 연결된다는 것은, 몸을 일깨워 도달해야 할 희망, 즉 아직 드러나지 않은 숨은 꿈임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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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사람 틈에서 오래 걷길 즐기고, 특히 한 산의 모든 길을 걷습니다. 매일 글쓰기를 즐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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