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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성수 May 17. 2020

나는 이런 사진을 찍었다 [2017 필리핀]

전 글에 이어서 쓰는 나의 사진일기


1. 나는 마을의 이장님 집에서 생활했는데 이장님은 여러 가지 일자리를 만들어서 변변찮은 일이 없는 마을 구성원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했는데, 그중 하나는 목수일이었다. 그의 가족은 대대로 목수일을 하고 가구를 만들어서 판매를 하는데 여기 제자가 있다. 고작 25살밖에 되지 않았는데 솜씨가 참 좋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나에게 노트북 거치대와 작은 책상도 만들어 주었는데 기본부터 사포질까지 완벽해서 내가 떠나는 날까지 사용했다.



2. 전에 발행한 글을 보면 나에게 뛰어오다가 머리가 다친 여자아이가 있었는데, 그 누나다. 이 사진으로 말할 것 같으면 덜컥 나를 찾아와서는 자기를 찍어달라고 부탁하고 사진도 인화해달라는 당당한 요청에 찍어주고, 인화해줬다. 어린아이들 사진을 주로 찍은 나에게 자기 사진 좀 찍어달라고(...) 믿기지 않겠지만 이 친구 16살이다, 어리다.



3. 전 글의 주인공이자 나의 최애였던.. 그런 꼬마이다. 옆에는 오빠, 그니까 위에 있는 누나랑 한가족인 셈. 필리핀은 대가족 사회다. 20살부터 애를 둘, 셋씩 낳는 걸 보고 놀랐다. 다큐에서만 보던 건데. 여하튼 이 사진은 사고 당일 머리를 꿰매고도 여전히 신나 있는 모습. 귀엽다.



4. 내가 가장 아꼈던 아이들 중 하나인데 위에 말썽쟁이와는 다르게 애교도 있고 뽀뽀해달라면 곧잘 해주던 가장 말을 잘 들었던 아이. 작년에 방문했을 때에도 여전히 나를 잘 기억해주고 있었다. 사실 위에 말괄량이와 이 친구 사진이 대다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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