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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성수 Jun 17. 2020

대만 여행 이야기를 쓰기 전

저는 이랬답니다


 행복했었던 필리핀에서의 1년을 마무리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사실 필리핀으로 떠났던 이유 중 하나는 대학 진학을 실패한 뒤 무엇을 해야 하나 고민 중에 도피성으로 떠난 곳이 필리핀이었다. 그렇다, 나는 똑같은 고민을 1년 더 미룬 것이었다. 그리고 그 고민은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지만.


 한국에 돌아와서는 한동안은 적응하느라 꽤나 애를 먹었다. 그동안에 친구들도 만나면서 지냈고 운동도 시작하면서 원래 한국에서 살던 나를 꺼내오는 과정이었다. 가정형편이 좋은 편이 아닌 나는 곧 이어서 돈문제에 봉착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돈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서울로 상경했다. 그냥 거창하게 상경이라고 말했지만 사실은 친구가 살고 있는 집에 같이 자취를 하게 되었다. 여전히 나의 베스트프렌드였던 그 친구는 흔쾌히 내가 서울로 간다고 하니 받아주었다. 


 그 친구는 나에게 일자리도 주었다. 어머님이 하시는 식당에서 일하게 해 주었다. 그전에 옷가게에 잠시 일한 적이 있지만 사실상 처음 나가는 사회생활에 뭐든지 잘할 줄 알았던 나는 좌절을 하고 빨리 그만두었다. 친구의 어머니는 정말 개방적인 분이신데 나를 거둬서 챙겨주셨다. 그렇게 몇 달이 지났다.


 9월 말인 내 생일이 다가왔다. 중학생이 된 이후로는 한 번도 생일선물을 받아 본 적이 없는 나에게 선물을 주기로 했다. 비행기 티켓이다. 나는 한번 무언가에 꽂히면 웬만하면 하는 스타일이라 주변에 갈 곳을 찾아봤다. 처음에는 제주도가 나왔다. 제주도는 참 좋은 곳이 맞다. 그러나 나의 눈은 대한민국 영토 밖으로 돌아갔다. 스카이스캐너 앱을 열고 가격순으로 정렬했다. 일본이 나왔다. 알 수 없는 거부감이 들었다. 그다음에는 필리핀이 있었다. 새로운 곳을 경험하고 싶었다. 세 번째 칸에는 대만이 나왔다. 이곳이었다.


 아마 이때부터였을 것이다 나의 여행 본능은. 내 친구들은 군대에 가 있거나 열심히 공부중일 때였다. 물론 2년 뒤인 지금도 여전한 친구들이 몇 있다. 그 짧은 기간 동안 같이 갈 친구를 찾을까 했지만 혹여 누가 간다 해도 내가 실수를 해서 그 사람의 시간을 뺏을까 두려웠다. 성인 한 명 항공권. 수화물 없음. 지불 완료.


 22세 무직 청년은 그렇게 대만 여행을 하러 갔습니다.


대만으로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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