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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다훈 Apr 15. 2024

유행이 만든 창의성의 실종

세상에 창의성이 존재하는가?


존재하지 않을 리는 없겠지.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모든 것이 창의성에 기반한 것이니까. 시대의 변화, 기술의 발전, 미적 감각 상승이 불러일으키는 것은 수많은 분야에 관련된 창의성인 것이다.


그렇게 잘 알고 있으면서 나는 왜 창의성이 없다는 듯이 질문을 던지는 것인가. 이 이유에 대해서 가장 큰 이유는 ‘유행’때문이다.


우리는 유행, 트렌디함에 미쳐 산다. 조금이라도 뒤쳐진다거나 타인의 유행에 편승하여 따라가지 못한다면 큰 질책을 받는 기분으로 눈치를 본다.


결국 이런 유행이 과도하게 퍼지게 된 것은 미디어의 발전이다. 기존의 미디어는 신문과 TV가 전부였다면 인터넷의 등장으로 더 많은 연예기사와 정보들로 패션과 아이템에 대한 수많은 정보가 쏟아졌다.


그러다 인터넷과 동시에 전화기의 발전이 있었다. 그 발전은 SNS를 만들어냈다. 모르는 사람의 일상도 쉽게 볼 수 있으며 자신의 일상도 모든 사람과 모든 것을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의 등장. 처음에는 일기를 남들에게 보여주는 꼴이 아닌가-하는 의견도 있었지만 이는 순식간에 몰살됐다.


내가 자주 SNS에 대해서 부정적인 견해를 많이 얘기하기는 하지만 나도 애용한다. 나의 일상을 공유하는 것뿐만 아니라 주변 인들의 일상을 공유받고 모르는 이가 다녀온 맛집이나 재밌는 얘깃거리를 공유하는 것이 즐겁다. 그리고 눈으로 직접 보이는 관심-좋아요나 댓글이 불러일으키는 도파민이란.


그렇기에 부정적인 측면을 더욱 많이 안다. 요즘은 인스타에서 릴스를 올리며 수익을 올리면서도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 SNS를 그만해야 한다는 듯이 말하는 자기 계발 인플루언서들이 있다. 그들의 생각과 의견을 묵살하는 것은 아니지만 뭔가 우습지 않은가?


본론으로 돌아가 이 발전이 불러일으킨 유행의 열풍은 어떤 모습을 만들어냈는가?-라는 질문을 던져보겠다. 더욱더 가깝게 느껴지게 된 뛰어난 미모의 여자 연예인들과 남자 연예인, 그에 못지않은 미모를 자랑하는 수많은 일반인들이 입는 옷부터 쓰는 핸드폰, 액세서리, 심지어는 핸드폰 배경화면이나 일반적인 생활아이템까지 공유받으며 따라 하기 시작한다.


예전 웹툰 ’ 치즈 인 더 트랩‘에 나왔던 ’ 손민수‘라는 역할의 캐릭터는 작중 여주인공인 ’ 홍설‘을 과하게 따라 함으로써 베낌 당한 장본인에게 질타와 수모를 겪고 주변인들로부터도 쓴소리를 듣기도 할 정도로 타인을 따라 하는 행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많았다. 물론 작중에서 과할 정도로 따라한 그녀의 모습은 질타받기엔 충분했다.


그런데 이제는 유튜브에 유행하는 뷰티콘텐츠가 무엇인가? ‘***연예인 화장법!’, ‘***처럼 보이게 하는 화장’ 같은 얼굴까지 비슷하게 만드는 것이 유행이다. 유명한 연예인들이 입는 옷은 화면에 비치는 순간부터 매진을 향해 달려간다.


이런 상황에서 패션브랜드나 생활품 제작사들에게 필요한 것은 창의성인가 아니면 마케팅인가. 연예인들의 엄청난 금액의 광고료가 어떻게 가능하고 책정이 되는지 모르겠는가? 회사는 그들이 그 수십, 수백 배의 가치를 생성해 줄 훌륭한 마케팅수단임을 이미 아는 것이다.


또 이처럼 쉽게 접할 수 있는 정보 중 하나는 무엇인가. 사람이 그토록 집착하는 1등, 각종분야에서 1등을 하고 있는 물품을 모든 곳에서 쉽게 마주할 수 있다. 패션을 다루는 어플에서 각종 카테고리의 인기를 확인할 수 있으며 그 수많은 어플들에도 1등이 있다. 이외에 웹툰, 애니메이션, 드라마, 영화 등 모든 분야의 1등을 하고 싶고 보고 싶은 것은 사람의 본능을 건드리는 마케팅의 일종이다.


오랜만에 영화나 볼까?- 하는 생각으로 인터넷에 상영 중인 영화를 검색하면 자연스레 뜨는 현재 관객수 1위의 영화가 보이고 그걸 보게 되는 것이다.


세상이 너무 발전해 버렸다. 그에 따라 너무 많은 아이디어와 개성들이 풀려나왔고 평범히 생각가능한 범주의 것들이 거의 다 쏟아 나왔다는 생각이 들 지경이다. 정말 없는 게 없다고 느껴지는 세상.


물론 세상은 항상 ‘더 이상 발전할 수 없어’라는 생각을 바꿔놓는 천재들에 의해서 변화하고 발전되어 온 것은 사실이다. 하나 내가 느끼는 것은 세상이 점점 ‘나는 이것보다 더 발전해 내겠어!’라는 다짐을 가진 사람보다 ‘나는 누구처럼, 이런 모습이 되고 말겠어!’라는 다짐을 가진 이가 늘어나는 현실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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