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실 업무. 몸도 힘든데 감정노동 때문에 더 힘들 때 어떻게 해야 할까
힘들고 지루한 과정을 거쳐 미용사가 되었는데 고객의 갑질 때문에 그만두는 일은 없어야 한다. 당신은 전문직에 합류한 괜찮은 사람이다. 자신을 하대하는 사람을 고객으로 맞을 필요는 없다. 고객은 고객다운 사람이 고객이지 돈만 있다고 모두 고객은 아니다. 당신이 근무하는 미용실의 시스템이 ‘고객은 무조건 옳다’라고 한다면 그 시스템을 바꾸어야 한다. 시스템을 바꿀 수 없다면 그 매장은 비전이 없다. 그만두고 다른 곳으로 이직하여라.
고객의 갑질 때문에 미용을 그만두는 일은 없어야 한다.
미용 분야에 입문하여 미용실에 취업하기까지만 해도 많은 인내와 자기와의 싸움을 이겨낸 사람이다. 미용사 국가기술 자격증을 취득했다는 것은 그만큼 지루한 과정을 견디었다는 뜻이 된다. 미용사 시험이 어려워서 합격을 못하는 것이 아니라 똑같은 작업을 시간 단축을 위해 끊임없이 연습하는 과정이 지루해서 못하는 것이다. 그만큼 연습을 많이 해야 만이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말도 된다.
자격증을 취득하고 미용실에서 근무하다가 그만두는 친구들도 많다. 인턴 과정을 견디지 못하고 그만두기도 하고, 고객의 접객이 어려워서 그만두기도 한다. 전문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자신의 의견을 좀처럼 굽히지 않기 때문에 디자이너 간 안력 싸움과 같은 것도 있다. 이들 사이에서 살아남는 자만이 성공할 수 있다. 일의 특성상 하루 종일 서서 근무하는 미용실의 업무는 육체적으로 체력소모가 많다. 그런데 정신적·감정적으로도 과다한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좀처럼 버티기 어려워질 수 있다.
최소한 고객의 갑질 때문에 좋아하는 미용일을 그만두는 일은 없어야 한다. 최근에는 서비스업 종사자 보호 캠페인 등이 활발해지면서 정부 차원에서의 보호 방안도 마련하고 있다. 과거 소비가 생산을 초과한 시대에는 특별한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아도 고객의 불만이라는 것이 없었다. 물건이 없어서 못 팔고, 서비스를 이용하고 싶어도 흔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늘날과 같은 고객 갑질 사건이 빈번한 이유는 과다한 서비스 경쟁이 낳은 결과이다.
1980년대 이후 들어서부터 소비자는 한정적인데 공급자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고객 유치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면서 각 기업에서는 ‘고객이 왕이다.’, ‘고객은 무조건 옳다.’ 등의 선전 구호를 걸고 직원들을 교육시킨다. 특히 대기업의 백화점이나 대형 유통업체에서 과다한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한다. 고객은 이것이 학습되어 다른 업체에서도 이와 같은 서비스 등을 받기를 원한다. 일부 몰지각한 고객은 고가의 물건을 구입하고 한 달간 실컷 사용하고 영수증을 챙겨두었다가 반품하는 사례도 있다고 한다. 한 홈쇼핑 관계자는 연말에 주얼리, 밍크코트 등과 같은 반품 사례가 증가한다고 했다. 대형 쇼핑몰은 한 달 안에 영수증을 가져오면 무조건 반품해준다는 것을 악이용 하는 것이다.
서비스업은 생산과 소비가 동시에 이루어지는 것으로 반품이 어렵다. 소비자가 생산 활동에 참여하기도 한다. 헤어 미용은 생산의 소재가 되는 고객의 모발이 있어야 가능한 것이다. 사전에 충분한 상담을 하고 서비스를 제공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고객이 억지를 부리는 경우도 있다. 다음은 예전 내가 프랜차이즈 미용실을 경영할 때 있었던 일이다.
고객 : “(사진을 보여주며..) 굵은 웨이브로 펌을 하고 싶어요.”
디자이너 : “네 고객님. 이 스타일은 세팅 파마로 하시면 충분히 예쁘게 하실 수 있어요.”
고객 : “얼마예요?”
디자이너 : “(고객의 머리 길이와 손상상태를 설명하고..) 금액은 15만 원입니다.”
고객 : “너무 비싸네요. 5만 원 정도로 할 수 있는 머리로 해주세요.”
디자이너 : “고객님~ 죄송하지만 5만 원으로 하실 수 있는 펌은 없고요. 일반 펌(콜드 펌을 말함)으로 해도 7만 원은 됩니다.”
고객 : “좀 싸게 해서 5만 원으로 해 주시면 안돼요?”
디자이너는 고객의 막무가내 가격 결정에 좀 당황했지만 마침 고객이 많지 않고 한가한 시간이라 해주었다고 한다. 처음 제시한 펌과 지금 하는 것은 어떻게 다른지 충분한 설명을 하고 고객이 ‘알겠다’라고 하여 콜드 펌을 하였다. 그런데 이틀 후 해당 고객은 자신이 말한 웨이브가 이것이 아니라며 컴플레인을 제기했다. 담당 디자이너는 황당하여 어쩔 줄을 몰라하며 나에게 전화를 하였다. 나는 환불해 줄 것은 지시했다. 그러나 고객은 환불을 원하지 않는다고 하면서 다시 펌을 해 달라고 한다는 것이다.
디자이너 : “고객님~ 원장님께서 환불해 드리라고 하십니다. 환불해 드리겠습니다. 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
고객 : “아니요. 저는 펌을 다시 하고 싶어요. 그 돈을 환불받아서 어디 가서 펌을 하나요?”
디자이너 : “고객님. 펌을 다시 해도 지금과 같이 나옵니다. 열펌을 하지 않는 이상 똑같아요.”
고객 : “그럼 열펌으로 해주세요~”
디자이너 : “열펌으로 하시게 되면 추가 비용은 주셔야 합니다”
고객 : “왜요? 당연히 다시 해주는 것 아닌가요?”
고객은 열펌이 고가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고 그 가격을 지불할 마음이 애초부터 없었던 것이다. 내가 매장에 도착했을 때 이미 고객은 열펌을 하고 있었다. 담당 디자이너는 할 수 없이 막무가내로 다시 해달라는 고객을 내보내지 못했다고 했다.
해당 직원은 그 고객을 처리하느라 힘은 힘대로 들고 다른 고객도 받지 못하였다.
‘고객이 무조건 옳다’라는 말은 잘못된 말이다. 고객다운 고객이 옳은 것이다.
고객들이 미용실의 재시술 서비스를 악이용 한 사례이다.
보통 미용실에서는 펌을 하고 일주일 이내에 펌 웨이브가 풀렸다면 재시술을 해준다. 이것은 디자이너가 실수로 펌 솔류션의 작용시간을 잘못 판단하여 웨이브가 풀렸거나, 펌제 도포를 잘못하여 펌 웨이브가 나오지 않았을 때 재시술을 해주는 경우이다. 매장에서는 고객의 모든 요구에 응할 필요는 없다. 정당하지 않은 요구를 할 때에는 거절할 수 있다는 것을 직원들에게 미리 교육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고객이 무조건 옳다’는 생각은 버려라. 고객다운 고객이 옳은 것이다.
매장 시스템으로 직원을 보호해 줄 수 있는 제도도 필요하다. ‘고객이 무조건 옳다’라고 말하는 경영자는 직원을 무시하는 말이다. 직원도 내부고객이다. 상식적이지 않은 고객에게 무조건 서비스를 제공하라고 주장하는 것은 잘못된 관행이다. 고객도 비상식적인 요구를 하면 단호히 안된다고 말해주어야 우량고객에게 더 잘할 수 있다. 매장에서 시스템으로 보호해주지 못한다면 개인이라도 적절히 상황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 그마저도 못하게 한다면 그 매장은 비전이 없다. 그만두고 다른 곳으로 이직하여라!
헤어디자이너는 일반 서비스직이 아니다. 전문서비스직이라는 것을 기억하자! 지금은 거의 모든 업종에서 서비스업이 아닌 것이 없다. 고객을 접객하는 모든 직종은 서비스업이다. 의료서비스, 교육서비스, 미용서비스, 행정서비스, 금융서비스, 법률서비스 등이 모두 전문직업인이지만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사람이다. 제도적으로 감정노동에서 좀 더 힘들지 않도록 만들어 주는 것이 일에 보람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일이다.
감정노동자 보호법의 시행, 고객 갑질은 줄어들 것인가!
2018년도에 서울시는 감정노동자를 보호하는 업무전담센터를 개설했다. 그리고 지금은 감정노동자 보호법이 시행됐다. 이는 산업안전보건법에 ‘고객의 폭언 등으로 인한 건강 장애 예방조치’를 사업주의 의무사항으로 추가한 항목이다. 지금은 콜센터 등에 전화를 하게 되면 ‘지금 전화를 받는 사람은 당신의 아들 또는 딸일 수 있습니다.’와 같은 안내가 가장 먼저 나온다. 폭언 등을 했을 경우 법적으로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과 함께 말이다. 매장에서 안내 문구를 잘 보이는 곳에 게시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우리는 고객 갑질 영상을 TV 뉴스를 통해서 많이 접한다. 백화점에서 직원에게 행패를 부리고 무릎을 꿇리는 행동, 패스트푸드점에서 햄버거를 여직원의 얼굴에 던지는 행동, 펫 샵에서 강아지를 사장에게 던지는 행동, 승무원에게 성희롱과 행패를 부리는 행동 등 상상도 할 수 없는 사람들을 보았다. 이러한 행동은 처벌되어야 함이 마땅하며 근절되어야 한다. 서비스업에 종사한다는 이유로 그런 대접을 받을 이유는 없다.
사람은 서로 상대적이어야 한다. 누구 하나가 일방적으로 당할 이유는 없다. 고객은 자신이 필요한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는 것이다. 다만 서로 기분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받기를 원하는 것으로서 정당한 것이어야 한다는 말이다. 당신이 서비스직에 종사한다는 이유로 정당하지 않은 것에 감정을 소모할 필요는 없다. 당신도 또한 고객에게 정당하지 않은 것을 요구하지도 말아야 한다. 고객에게 과도한 소비를 유도하거나 서비스 갑질을 역으로 이용하지 않아야 한다. 서로 존중하고 배려했을 때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당신도 고객도 모두 인격적으로 존중받을 수 있는 것이다.
서로 존중하는 서비스 문화가 될 수 있도록 조금씩 상대를 배려하고 융통성을 발휘해보자.
<세 가지 실천 팁>
첫째, 고객의 갑질 때문에 미용을 그만두는 일은 없어야 한다. 안 되는 것은 안된다고 단호히 말하자.
둘째, ‘고객이 무조건 옳다’라는 말은 잘못된 말이다. 고객다운 고객이 옳은 것이다. 매장에서 시스템으로 만들어 줄 것을 권유한다.
셋째, 사람은 서로 상대적이어야 한다. 서로 존중하는 서비스 문화가 될 수 있도록 상대를 배려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