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즤즤베베 Mar 24. 2018

그래, 나도 엄마다 - 13

엄마! 나는 다 기억해요

"어쩌라고?!!!!!!"


1월 어느 날 밤이었다. 

나는 너무나 졸렸고, 피곤했다. 

남편은 회식한다며 늦게 들어온다고 했다. 

아기를 재우려고 안았는데 오늘따라 잠을 자지 않고 계속 칭얼거렸다. 

두 시간을 아기와 씨름을 했다. 

지칠 대로 지친 나는 아기에게 소리를 질러버렸다. 

나의 소리에 아기는 놀랐고 곧바로 울음을 터트렸다. 

나도 울고 아기도 울었다. 

그렇게 둘이 한참을 울다가 아기가 잠이 들었다. 

잠든 그 모습을 보니 너무 미안했다. 

다시는 그러지 말아야지 다짐했고, 

그렇게 그날 밤을 지나갔다. 


오늘 오후,

아기랑 장난을 치다가 통통한 볼을 살짝 잡으며

"어쩌라고오~~~~"라고 말을 했다. 

그런데 아기가 울먹울먹 거리다 우는 것이다. 

순간 나는 너무 놀라서 아기를 달랬다. 

대체 왜 울지? 내가 웃으면서 말했는데 왜 울지??

한참을 달래면서 생각해 보니 

그날 밤에 내가 소리 질렀던 그 말을 기억하고 있는 것이다. 

'어쩌라고' '어쩌라고' '어쩌라고'......

아무것도 모르고 기억 못 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기는 기억을 하고 있던 것이다. 

엄마가 화내며 소리치던 그 말을....


너무나 미안하고 또 미안해서

울컥했다. 

나의 순간의 실수로 아기에게 상처가 된 것이다. 

그러지 말아야 했는데.. 아무리 화가 나도 아기에겐 그러지 말아야 했는데..

항상 부족한 엄마지만, 

오늘은 더더욱 모자라고 바보 같은 스튜핏 엄마였다. 


그런 엄마인데도

아침에 일어나면 웃어주고, 

눈 마주치면 웃어주고,

또 다가와 비비고 안고 하는 사랑스러운 아들이다. 


앞으로도 계속 실수하는 엄마겠지만,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미련한 엄마가 되지 말아야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그래, 나도 엄마다 - 12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