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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현의 생각의 정원 Nov 30. 2023

도대체 뭘

버스에 두세살 쯤 되어보이는 아이가 엄마와 손을 꼭 붙잡고 탔습니다. 

내 뒤에 앉아 두런 두런 얘기를 나누는데요.

“찬아. 오늘 동생에게 과자줬어? ”

“응”

“찬이 혼자 먹고 싶으면 안 나눠줘도 돼.”

“아니야. 같이. 같이.”

엄마는 네가 소중하니 꼭 함께 나누지 않아도 된다네요.

그랬더니 아이가 분명하게 대답합니다. 

같이 나눠먹는 거라구요.      

집에 돌아와 6학년 아이와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나눴습니다. 

“오늘 선생님이 반 친구들에게 아이스크림을 사주셨어. 

그런데 다 못먹었어. 숟가락이 부족했거든.”

“너는 먹었어. 못 먹었어.”

남편이 얼른 물어봅니다. 평소에 부끄러움이 많고 수줍어 하는 아이기에 

걱정이 되었겠지요. 

“숟가락 부족해서 못 먹었어.”

“왜 네가 못먹어.”

남편이 속상한 듯 아이를 나무랍니다. 

“숟가락이 없는데 어떻게 먹어. 손으로 먹을순 없잖아. 애들 먹는걸 뺐어서라도 먹었어야 한다는 거야?”     

남눈치 보느라 자신을 소중히 여기지 못할까봐 걱정이 되는게 

엄마아빠의 마음일 겁니다. 

내가 그러지 못했으니 아이는 행복했으면 싶을 텐데요. 

함께하고 같이 해야한다는 아이들에게 

우리는 도대체 뭘 가르치고 있었던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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