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현의 생각의 정원 Dec 05. 2023

5분만 더 자고싶어.

6시 40분 어김없이 알람이 울립니다. 

눈을 뜨기가 너무 힘듭니다. 

눈을 뜨고 싶지 않습니다. 

어릴 때는 깨워주는 엄마에게 짜증이라도 

부릴 수 있었는데요. 이제는 그 누구도 내 잠투정을 받아주지 않습니다. 

이렇게 아침이 힘들 줄 알았으면 어제 좀 일찔 잘걸 그랬습니다. 

퇴근하면서 생각합니다. 

'오늘은 집에가서 씻고 바로 자야겠다. 너무 피곤해. 오늘은 기필코 일찍 자고 말겠어.'

하지만 웬걸로 집에오면 금새 생각이 달라집니다. 

집순이도 아닌데 집이 좋습니다. 

집에서 사부작 사부작 거리다보면 시간이 훌쩍 가버립니다. 

일하면서 부리지 못했던 여유를 부려보고 싶은데요. 그럴 틈도 없습니다. 

그렇게 어느 새 11시를 훌쩍 넘깁니다. 

이젠 드디어 자야겠다 싶어서 자리에 누우면 또 뭐합니까. 

그때부턴 핸드폰으로 할일들이 참 많습니다. 

하루종일 못봤던 sns도 봐야하구요. 살건 없지만 당근도 잠시 들립니다. 

뭐 좋은 물건이 나왔나 둘러만 봤는데 30분이 지났네요. 

유튜브에서 재미있는 짤 몇개에 드라마 리뷰 보면 금방 12시 30분 

이제 더이상 버티면 내일이 힘들어짐을 알기에 자자 하면서도 

손에서 핸드폰을 내려놓지 못합니다. 

잠결에 나도 모르게 억지로 스마트폰을 떨구고 나서야 잠이 듭니다. 

그러니 아침에 눈이 떠질리가 없지요. 

아~ 벌써 아침이 왔다는 것이 너무 슬픕니다. 

오늘은 왜 토요일이 아니고 월요일인건지 시간이 원망스럽습니다. 

내가 딱 한가지 능력을 가질수 있다면 시간을 주말에 멈추는 초능력을 가질겁니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 설핏 다시 잠이 듭니다. 

"띠리리릭. "

다시 알람이 울립니다. 


아침에 깨는 게 너무 힘들고 알람이 원망스럽고 밉지만 

그래도 버틸수 있는 것은 

미리 맞춰둔 알람덕분입니다. 

5분 간격으로 맞춰둔 알람덕분에 6시 45분에도 6시 50분에도 

5분만 더 자자를 할수 있는 나만의 여유.

삶에서 숨을 쉴수 있는건 이런 자그맣고 소소한 여유때문 아닐까요. 

아침 알람이 듣기 싫고 불편하지만 그럼에도 내가 기쁘게 하루를 시작할 수 있는 이유입니다. 

작가의 이전글 선생님 뒤에 저희가 있어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