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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성봉 UXer Feb 28. 2024

UX 리서치

정성 리서치는 만능이 아니다

최근 들어 UX 리서치(정성 리서치)에 대한 기대가 많이 높아졌음을 실감하고 있다. 한동안 UX 이름을 달고 과대포장, 과장광고를 하는 '단순 행동분석 솔루션'들에 관심이 치우쳐 있다가 올바른 방향으로 돌아선 것은 환영할 일이지만, UX리서치가 무슨 만병통치약이라도 되는 양 생각하는 경향은 우려를 품게 한다. 


UX 리서치는 만능이 아니다. 사용자들은 만나자마자 자신의 경험을 술술 털어놓지 않는다. 서비스 운영자가 생각하는 만큼 관여도가 높지 않다. 한 마디로 '글쎄요. 내가 어떻게 했더라..'는 미지근한 반응이 더 많을 것이다. 많은 리서치 기법들이 있다지만 UX 리서치는 노력이라는 동전을 넣으면 결과가 자동으로 나오는 자판기가 아니다. 생각보다 더 많은 생각을 해야 한다. 


행동만 단독으로 보려는 목적이라면 통계 분석과 같은 정량 리서치가 더 좋다. 정성 리서치에 행동을 보려는 이유는 맥락-동기-행동-고충/니즈간의 상관관계를 파악하기 위함이다. 정성 리서치에서 행동 자체가 의미를 가지는 경우는 행동을 통해 사용자들의 갈등, 주저, 실수 등을 파악하기 위함이다. 


아. 잘못 눌렀네요. 이걸 누르려던 의도는 아니었는데, 어쩌다보니 거기에 손길이 가서 그만...
- 모 리서치에서 나온 결과 중



태도나 만족도를 보려는 목적이라면 설문조사가 더 좋을 때가 많다. 정성 리서치는 10~20명 내외의 제한된 표본만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태도, 의견, 만족도를 파악하는 목적으로는 적합하지 못하다. 물론 사용자 태도나 만족도에서 WHY나 Mental model을 찾는게 목적이라면 정성 리서치가 맞을 수 있다. 


운전중에 무슨 소리가 들리거나 혹은 냄새가 나면 이거 지금 멈춰야 하나, 일단은 그냥 가도 되나 고민이 많이 돼요. 그러면 갑자기 차가 짐덩이, 위험물처럼 느껴질 때가 있어요
- 모 리서치에서 나온 결과 중



고충은 고객센터, 앱스토어나 쇼핑몰 리뷰 등을 통해 수집된 VOC, WOM을 통해서도 상당부분 파악이 가능하다. 은행이나 쇼핑몰들을 대상으로 하는 세미나에서 늘 강조하는 것이 '제발 앱스토어 리뷰를 자주 들어가 보시라'는 것이다. 그것을 전담하는 팀이 있는 경우에도 그 결과가 서비스 운영진까지 전해지지는 않는 우스꽝스러운 경우도 있다. 단지 표면적인 만족도만 경영진들에게 전달되고, 고객들이 어떤 고충을 겪는지는 실무진들에게 전달되지 않는다는(그래서 해결도 안된다는) 이 웃픈 현실을 어찌할꼬..


이번달 중순부터 모바일인증서 패턴 그리기가 뜨지않아서 설명대로 앱 제거하고 스마트폰 재부팅, 앱 다시 설치했음에도 모바일인증서 설치과정에서 패턴 그리기가 안됩니다. 잘 사용하고 있다가 이게 뭔가요. 지금 다시 해봤는데 등록/변경에서 패턴 그리기가 몇번을 클릭해도 안눌러지네요. 중요한 금융어플이 이러면 신뢰감있게 사용할수 있겠나요?
- 구글 플레이 KB스타뱅킹 앱 리뷰 중, Bonnie Lee 님 작성



니즈는 정성 리서치 외에는 방법이 없다. 아주 교묘하게(?) 잘 짜여진 정성 리서치가 아니라면 얻기 힘들다. 수십가지의 기법들 중에서 어떤 게 가장 적합할지를 생각하는 능력이 곧 그 사람(uxer) 또는 회사의 UX 리서치 능력이다. UX를 잘 하는 서비스들은 Ethnography, Diary study, Shadow tracking, Contextual Inquiry 같은 다소 공이 많이 드는 기법들을 동원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결과가 기대에 못마칠 때가 많다.



UX 리서치(정성 리서치)는 만병통치약이 아니다. HCI 원칙이나 최근의 UX 트랜드에 의존해야 할 때도 반드시 있다. 오은영박사님이 금쪽이들의 행동을 유심히 관찰할 때도 있지만, 아동심리학 원칙에 기반하여 해결책을 풀어놓을 때도 있는 것처럼.. 무조건 사용자들을 만난다고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쏟아져 들어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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