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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성봉 UXer Mar 20. 2024

동기 부여 1

Loss aversion을 이용한 동기부여

2000년대 중반 이후 UX Design이 수많은 인재들을 빨아들였던 근본적인 이유는 UX Design의 세계에서는 이론과 실제가 교묘하게 병행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지성과 실용이 공존한다


Loss aversion이란?


똑같은 실물 가치인데도 그것을 얻을 때 갖는 이득보다는 그것을 잃을 때 갖는 손실이 훨씬 크다는 것. 다니엘 카너만과 아모스 트버스키가 주창한 행동경제학에서 가장 유명한 이론으로 꼽힌다. 

출처: wikipedia


이해가 안된다면 누군가 당신에게 5만원을 줄 때 느끼는 기쁨과 5만원을 뺏아갈때 느끼는 슬픔을 머리속에서 상상해보라. 둘 중에 어떤 일을 겪고 싶지 않은 지도 같이.. UX는 공감(Empathy)의 세게이다.

출처: The Dscision Lab


※ 참고로 UXer가 되고 싶은데 행동경제학을 아직 모르고 있다면 지금이라도 꼭 읽어보시기 바란다. 심리학을 공부하겠다고 프로이드나 융을 공부하는 대신에 행동경제학을 꼭 봐야만 한다. 전공 필수다. UX Design에는 이론과 실제가 교묘하게 병행한다. 이론은 실무 능력을 배양하는 토대가 되고, 실무는 이론을 더 살찌우는 계기로 작용한다. 




위협 심리


Loss aversion이라는 심리적 경향(bias)의 기저에는 위협 심리가 자리잡고 있다. 우리는 오랜 원시사회를 겪으면서 선조들로부터 두가지 (심리적) 유산을 물려받았는데, 보상심리와 위협심리가 그것이다. 보상심리는 매우 복잡하고 교묘하다. 그에 반해 위협심리는 주변에서, 하루 일과중에서, 눈앞에 보이는 사람들의 행동들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흔하디 흔하다. 


'위협을 회피한다=Loss aversion'


※참고로 혼자 힘으로 남들보다 더 성공하고 싶어하고 싶다면 자신 안에 숨어서 때때로 슬며시 유혹해오는 보상심리를 주의해야 한다. '오늘은 괜찮아. 지금까지 열심히 했으니까...', '다음달 카드대금이 걱정되긴 하지만, 이순간만큼은 나한테 선물을 줘야 해'...

'잘못 작용된' 보상심리는 그(녀)의 의지를 꺽고 제자리로 돌아오게 만든다. 다이어트 실패, 작심삼일. 욜로.. 




미친 디자인의 사례들


내가 이 일을 정말 사랑하고 계속 하는 이유 중에 하나는 시간이 지나도 항상 누군가 '미친 디자인'을 통해서 자극을 주기 때문이다. '자만'하고 싶어도 자만할 수 없는 세계이다. 


사례1. 잠, 건강, 빚

출처: 건강관리 서비스, Rise의 Sleep 섹션


위에 소개한 Rise의 Sleep 섹션은 '잠'이라는 것을 '얼마나 잤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못잤느냐, 그래서 지난밤 네가 얼마의 잠 빚(Sleep dept)을 쌓았는지' 보여준다. 


기간내 수면시간을 측정하여 이를 +가 아닌, - 개념으로 표시 (Sleept debt)

'Sleep debt'에 상응하는 'Energy Potential'도 같이 제공

위 2가지 정보를 기본으로 더 상세한 정보(그날의 수면 데이터)로 이동할 수도 있고, 다른 날짜/기간을 선택할 수도 있음


이 사례는 Loss aversion을 교묘하게 이용하고 있다. 빚(Dept)이라는 개념으로 잠이라는 대상을 수치화시켜서 더 효과적으로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 (같은 정보라도 대략적인 정보보다는 측정된 정보가 더 힘이 크다) 

정보 디자인이 다소 복잡해서 정보 이해가 쉽지 않다는 단점을 빼고는 정말 박수를 치지 않을 수 없다.



사례 2. 투자, 미래, 후회

출처: Acorns


두번째 소개하는 Acrons는 투자 서비스이다. '네가 만약에 이만큼을 더 투자하면 은퇴할 때 이렇게 자산이 달라질거야'라는 디자인을 통해서 사용자들의 투자 심리를 자극한다. 


'만약에'라는 가정을 지금 투자하는 금액과 비교함으로써 극적인 효과를 더 높인다. 직접적인 정보 비교는 사용자들로 하여금 '미래에 할법한 후회'를 지금 회상시킨다. 그리고 이러한 자극은 투자-소비 간의 trade-off에 더 큰 긴장감을 불러일으킨다. 



사례 3. 배송비, 무료, 상품 추가

출처: Gopuff


마지막으로 소개하는 사례는 UX Design 세계에서 최근 주목받고 있는 미국의 쇼핑몰, Gopuff이다. (Gopuff는 요즘 내 강의자료에도 여러가지 사례들이 계속 추가되고 있을 정도로 괜찮은 서비스이다.)


장바구니에 담긴 총액이 무료 배송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자 남은 금액에 해당하는 상품 추천을 볼 것지 물어본다 (Surprise Me!)

해당 버튼(Surprise Me!)을 누르면 Carrousel 방식으로 딱 남은 금액에 해당하는 상품들이 하나씩 보여진다. 물론 이 상품들은 사용자의 이전 구매이력/관심사 추적에 기반한 개인화된 추천이다.

추천받은 상품을 장바구니에 담으면 무료 배송이 가능해진다.


무료 배송에 남은 금액만큼의 상품들만 추천된다는 데, 그리고 그것이 사용자의 취향에 일치하는 개인화된 추천이라는 게 이 사례에서 우리가 주목할 부분이다. 배송비가 아까운 것은 누구나 느끼는 감정일 것이다. Gopuff에서는 그것을 아낄 수 있을 뿐더러 평소 관심 있었던 상품을 맥락 변화 없이 고를 수 있다. 




맺음말


Loss aversion은 보상심리에 비해서 자극하는 기제(driver)가 그렇게 복잡하지 않다. 그러나 실제 디자인으로 그것이 연결되기 위해서는 해당 시점의 사용자경험에 대한 구체적인 고려가 필요하다. 위 3가지 사례들은 자극 기제는 서로 다르지만 나이스하게 Loss aversion을 풀었다는 점에서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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