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일상 여행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조성봉 UXer Sep 05. 2024

런던과 파리

다음주 추석 연휴 중에 런던과 파리를 간다. 런던은 이번이 두 번째, 파리는 세 번째 방문이다. 결혼 20주년 기념으로 와이프에게 어딜 가면 좋을까 물어보니 대뜸 두 도시가 나와서 가는 것이다. 아직 안 가본 곳들이 많은데 간 곳을 또 간다는 게 썩 내키지 않다가도.. 대영박물관의 중근동, 이집트 동상들과 오르쉐미술관의 인상파 작품들을 떠올리면 살짝 가슴이 설레기도 한다. 


런던은 아이들을 동반한 첫 유럽여행(8살, 7살, 4살)시 IN했던 도시이다. 패키지 여행을 싫어해서 한인민박에 거처를 정하고 빨간색 2층 버스를 타고 이곳 저곳 돌아다녔던 기억이 난다. 4일간의 짧은 일정인데다가 아이들이 차례대로 아파서 템즈강 유역의 기념물이나 박물관, 미술관을 돌아다닌 게 전부이지만, 어딜 갔는 지를 떠나서 근현대사 역사나 셜록 홈즈, 아가사 크리스티, 해리 포터에서 묘사된 경관을 실제로 보고 있다는 게 그냥 좋았었다. 


파리는 첫 번째도, 두 번째도 제법 오랜 기간 머물렀던 탓에 간 곳이 제법 많다. 세느강 주변으로는 루브르, 오르쉐, 그랑팔레, 튈르리공원, 앵발리드, 에펠탑, 노트르담성당 등을.. 시내 권역에서는 몽마르뜨 언덕, 뤽상부르 공원, 팡데옹, 퐁피두, 파리 식물원 등을 갔었다. 그 외 파리 교외의 베르사이유, 디즈니랜드, 라빌레뜨 과학공원, 생뚜앙 벼룩시장이나 우리나라로 치면 경기도에 해당하는 일드프랑스의 오베르쉬르우아즈, 지베르니, 퐁텐블로, 샤르트르, 바르비종도 갔었다. 아니 전체 프랑스로 따지면 루아르강 유역의 고성, 뚜르, 블루아, 몽소흐, 보발동물원이나 노르망디의 몽쉘미셀, 옹플뢰르, 도빌, 에트르타도 있고, 세 번째 프랑스 방문(파리는 안갔었다)시에는 알자스 지역의 스트라스부르나 콜마르도 갔었다. 


2015년 팡데옹 푸코의추 앞에서. 움베르토에코의 열렬한 독자였던 나는 이걸 보면서 소름이 돋았다


이제 프랑스를 다시 간다면 아마 남부 프랑스나 알프스가 있는 샤모니 지역을 갈거라 생각했었는데.. 예상이 어긋났다. 또 파리다. 런던도 코츠왈드나 세븐시스터즈, 옥스포드, 캠브릿지를 함께 묶어서 가면 싶었는데.. 짧은 일정으로 인해 템즈강 유역이나 벗어날 수 있을까 모르겠다. 


결혼 20주년 기념 여행이지만 혹이 하나 딸려 있다. 중학생 막내가 따라간다. 처음 런던 갈 당시에는 4살짜리 꼬맹이, 두번째 파리를 갔을 때에도 5살짜리 코흘리개였는데 10여년이 흐른 지금은 이젠 제법 숙녀티가 난다. 나한테 인물 사진 잘 찍는 법을 알려주면서 '못 찍기만 해봐'하며 겁박을 준다. 


10년전 런던 여행 당시의 막내


매거진의 이전글 제주살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