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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원 May 17. 2020

Lonely Stranger

Eric Clapton


Lonely Stranger - Eric Clapton [Unpluged (1992) 수록곡]


I must be invisible

전 보이지 않을거예요
No one knows me.

아무도 저를 알 수 없죠
I have crawled down dead-end streets

죽음 끝의 거리들을 제 손과 무릎으로
On my hands and knees.

기어다니듯 했습니다


I was born with a ragin' thirst,

전 분노섞인 갈증을 가지고 태어났어요
A hunger to be free,

자유롭기 위한 굶주림
But I've learned through the years.

그러나 수년간 배운 것들이 있어요
Don't encourage me.

제게 용기를 주지 마세요.


'cause I'm a lonely stranger here,

Well beyond my day.

왜냐면 전 여기서 제 생을 잘 넘어온

외로운 이방인일 뿐이니까요.

And I don't know what's goin' on,

저도 뭐가 어떻게 되는건지 모르겠어요
So I'll be on my way.

전 제 길이나 가렵니다.


When I walk, stay behind

제가 걸을 때, 뒤에 머무세요.

Don't get close to me,

너무 제게 다가오려 하지 마세요
'cause it's sure to end in tears,

결국 눈물을 흘릴 것이 뻔하니까
So just let me be.

그냥 절 내버려두세요


Some will say that I'm no good;

누군가 말하겠죠. 제가 나쁜 사람이라고
Maybe I agree.

아마 저도 동의합니다.
Take a look then walk away.

한번 돌아보고, 멀리 떠나세요
That's all right with me.

그래도 전 괜찮습니다.


'cause I'm a lonely stranger here,

Well beyond my day.

왜냐면 전 여기서 제 생을 잘 넘어온

외로운 이방인일 뿐이니까요
And I don't know what's goin' on,

그리고 저도 뭐가 어떻게 되는지 모르겠어요.

So I'll be on my way.

그냥 제 길이나 가렵니다.




살아가며 인간관계에서 상처받을 때마다 꺼내 듣곤 하던 노래, 내가 태어난 1992년 미국의 언플러그 공연 실황을 녹음한 앨범에 실린 곡이다. Eric Clapton이 오랜 암흑기를 거치다 갖은 공연이고, 어린시절부터 동경하던 블루스 기타리스트들의 곡들과 본인 음악인생의 핵심적인 곡들을 어쿠스틱기타로 다소 소박하게 노래한다. 


Eric Clapton을 롤모델로 삼아 기타를 배우던 시절이 있었고, 그의 음악을 듣고 처음으로 블루스란 장르에 귀가 트이기 시작했었다. 블루스란 음악이 원래 슬픔이란 감정을 쏟아내는 음악이지만, 그의 노래와 기타연주에서 느껴지는 감정이 진실된 건, 아마 그 노래들이 수많은 고난을 겪으면서 쓰여졌기 때문일 것이다. 태어날 때부터 부모에게 버려져 조부모 밑에서 손자가 아닌 아들로 키워졌고, 천재적인 기타실력으로 단숨에 스타반열에 올라섰지만, 벌써 많은 사람들에게 유명해진 패티 보이드에 대한 처절한 사랑과 방황, 마약과 알코올 중독, 그리고 아들의 죽음을 겪으며 힘든 시간을 보낸 아티스트는 그 때의 슬픔을 음악으로 승화시켰다.


한때 로큰롤 역사상 가장 중요한 인물 중 하나로 'Guitar God'이란 칭호를 얻은 그였지만 80년대 긴 암흑기를 보내며 대중들에게 서서히 잊혀져 갔던 그는 1992년 미국의 MTV 채널에서 만든 Unpluged 음악프로그램에 출연해 다시 한번 부활한다. 본래 일렉트릭기타를 사용하던 곡에 전기 플러그를 빼고 어쿠스틱 편곡으로 공연하는 이 프로그램에서 그는 초심으로 돌아가 어릴적 본인의 영웅이었던 로버트 존슨 및 초기 블루스맨들의 곡들과 그 사이 본인 경력의 정수라고 할수 있는 Layla, 아들 코너의 죽음을 애도하는 Tears in heaven 등을 부른다. 오늘 쓰는 Lonely Stranger는 이전에 발표한 적 없는 곡으로, 이 라이브 공연 실황에만 실려있다. 

자기고백적인 이 노래는 수많은 친구들의 죽음과, 인생의 나락을 경험한 에릭 클랩튼의 인생에 대한 태도를 담담히 노래하고 있다. 아마 부르기 너무 서글펐던걸까, 훌륭한 곡임에도 정규 앨범에 싣지 않고 그 후 라이브공연에서도 들을 수가 없다. 




고독이라는 건 아무리 노력해도 적응되지 않는다. 아무리 사람들에게 상처받고, 버려지고 해도 결국엔 외로움을 버티지 못해 사람을 찾아 또 다시 헤매고 만다.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는 것이 참 씁쓸하지만, 난 아주 고독한 인생을 살아왔다. 15살 무렵 이후로 친구라는 존재가 없었으니까. 흔히 말하는 인생에 한명 만나면 성공이라고 하는 '진정한 친구'를 이야기하는 것도 아니고, 간단히 밥먹자고 연락하거나, 같이 여행을 가자고 말할 수 있는 그런 친구도 없었다. 


16살 무렵, 얼굴에 사고를 당하고 대인기피증이 온 뒤로, 자신을 꽁꽁 싸맨 뒤에 어딘가에 쳐박아버리고는 고등학교를 두달도 채 버티지 못하고 뛰쳐나왔다. 남들이 성장하면서 겪는 사회화 과정을 제대로 못겪으면서 자신을 고립시키기만 하다가 불안과 우울증이 왔고, 정신이 피폐해지면서, 내 얼굴에 생기가 사라지면서 사람을 대하는 것이 점점 어려워져만 갔던 것 같다. 꿈을 찾아 입학한 대학에서 또래들과 나누는 대화는 너무 서툴렀고, 어딜가나 좀 묘한 사람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누군가에게 다가가고 싶어 했지만, 자신에 대한 환멸이 너무 심했기에 용기를 내지 못했다. 그리고 이런 핑계를 만들고 자신에게 어떤 낙인을 찍어 사람들 사이에서 도망쳤다.


지금도 사실 온전한 사람이라고는 할 수 없을거다. 인생의 반을 친구없이 지냈기 때문에, 직장생활도 실수의 연속이다. 그리고 직장이 친구찾는 곳은 아닐뿐더러, 내 실수가 곧바로 타인의 피해로 연결되기에 쉽게 마음을 터놓고 지낼 수 없다. 최근에는 타인에게 기대를 하지 않기로 했다.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다른 사람을 잘 알지도 못하면서 함부로 단정해버리고, 굳이 베풀지 않아도 될 호의를 받지 못했더라도 당연하게 받아들이기로 했다. 누군가 내게 실망했다고 말한다면 난 원래 그런 사람이라고, 기대하지 말라고.. 어쩌면 포기해버린지도.


그래도 역시 고독하고 싶지는 않다고 말한다. 난 내가 좀 더 나은 사람이 되길 바라고, 언제나 인생을 새로 시작하는 사람처럼 하나씩 배워간다. 이 노래를 들으며, 지난 아팠던 시간들을 떠올리곤 하지만, 마지막 가사처럼 혼자만의 갈 길을 가는 건 너무 힘들다는 걸 알았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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