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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원 May 16. 2020

Word On A Wing

David Bowie


Word On A Wing - David Bowie [Station To Station (1976) 수록] 


In this age of grand illusion

이 거대한 착각의 시대에
You walked into my life
Out of my dreams

당신은 꿈속으로 내 삶에 걸어 들어왔어요
I don't need another change

난 다른 변화를 원하지 않는데
Still you forced your way

당신은 당신의 길을 강요하네요
Into my scheme of things

내 모든 일들의 계획에


You say we're growing,

당신은 우리가 자란다고 해요

Growing heart and soul

우리의 마음과 영혼이


In this age of grand illusion

이 거대한 착각의 시대에
You walked into my life
Out of my dreams

당신은 꿈속으로 내 삶에 걸어 들어왔어요


Sweet name, you're born once again for me

달콤한 이름, 넌 날 위해 또다시 태어났구나
Sweet name, you're born once again for me

달콤한 이름, 넌 날 위해 또다시 태어났구나
Oh sweet name, I call you again

아 달콤한 이름, 난 널 또다시 부르겠어
You're born once again for me

넌 날 위해 또다시 태어났구나

Just because I believe, don't mean I don't think as well

Don't have to question everything

내가 단지 믿기 때문에, 

모든 것들에 물어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건 아닙니다.

In heaven or hell
천국이나 지옥에 대해


Lord, I kneel and offer you

신이시여, 무릎꿇고 당신께 바칩니다
My word on a wing

날개에 실은 제 말을
And I'm trying hard to fit among

그리고 전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Your scheme of things
당신의 만물의 계획에 맞추기 위해
It's safer than a strange land

비록 낯선 땅보단 안전하겠지만
But I still care for myself

전 여전히 스스로를 돌봅니다.
And I don't stand in my own light

그리고 전 자신의 빛에 서있지 못하네요


Lord, Lord, MY prayer flies

신이시여 제 기도는 날아가 버립니까

Like a word on a wing

날개 위에 실린 말처럼
My prayer flies

제 기도는 날아가 버리나요
Like a word on a wing

날개에 실린 말처럼
Does my prayer fit in

With your scheme of things?

제 기도가 당신의 계획에 맞는건가요?

In this age of grand illusion

이 커다란 착각의 시대에
You walked into my life
Out of my dreams

당신은 꿈속으로 내 삶에 걸어들어왔어요

Sweet name, you're born once again for me

달콤한 이름, 넌 날 위해 다시한번 태어났구나.
Just as long as I can see, I'll never stop this vision flowing

내가 볼수 있는 한은, 당신의 보여준 앞날을 위해 멈추지 않겠습니다.
I look twice and you're still flowing

전 다시 한번 보고 당신은 여전히 쫓고있네요.
Just as long as I can walk

제가 걸을 수 있는 한은
I'll walk beside you, I'm alive in you

당신과 함께 걸을 것이고, 함께 살아있겠습니다.
Sweet name, you're born once again for me

달콤한 이름, 넌 나를 위해 다시한번 태어났구나
And I'm ready to shape the scheme of things
전 계획을 만들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Ooh, ready to shape
The scheme of things

계획을 만들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토요일 아침. 밀린 잠을 실컷 잤음에도 몸은 여전히 비명을 지르고, 그걸 애써 외면하며 냉장고가 다가가 미리 쟁여둔 인스턴트 커피를 하나 물고 삐딱하게 앉아 스마트폰을 열어본다. 언젠가 원두커피 기계나 토스트 기계를 놓을만한 넓은 식탁을 놓을 수 있는 집으로 이사가고 싶다는 그런 생각은 편의점 커피의 설탕맛을 맛볼 때마다 매번 떠오르고, 그런 생각을 꾹꾹 누르고 다시 스마트폰을 뒤지다 보면 언제나 마지막에 남는 뉴스 페이지. 뉴스같은거 보고 싶지 않다고, 또 후회할게 분명하다고 하면서도 기어코 '뉴스' 라고 쓰여진 창을 누르고 만다. 


 뉴스페이지에 떠있는 소식들을 보며 기뻤던 적이 있나? 메인 뉴스창에 뜨는 기사들을 보다보면 이번에도 속에서부터 회의감이 밀려오고 다시 후회하고 만다. 성선설따위를 주장한게 맹자던가. 아마 공부를 너무 많이하다보니 머리가 이상해진게 아닐까? 그런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다니. 인간은 날이 갈수록 추악해지고, 믿기 힘든 범죄들이 점점 더 많아진다. 사람들은 남의 불행에 관심이 많고, 덕분에 언제나 그런 사회의 이면들로만 페이지가 채워진다. 주말 아침 뉴스는 매번 이런식으로 내게 구역질을 나는 세상을 보여주고, 기분이 상하고 만다. 




내 친가쪽 사람들은 대부분 개신교이기 때문에 어린시절부터 무의식적으로 기독교적 윤리 교육을 받고 자랐는데, 성경은 정말 재미있는 논리를 가지고 있다. 신은 본인의 형상을 본따서 인간을 창조하고, 이 땅에 풀어놓는다. 그리고 역시 신이 만들어낸 천사라고 하는, 신과 인간 사이에 도무지 역할을 알수 없는 존재에 있는 신의 사자 중에서 한명은 신을 배반하고, 악의 길로 들어가 사탄이 된다. 신은 전지전능한 존재라 무엇이든 심판 할 수 있음에도 사탄의 행동을 방관하며, 자신이 사랑하는 인간들을 유혹하도록 내버려두고, 친히 천국과 지옥이란 걸 만들어 본인을 따르지 않은 인간들을 현세의 죽음 이후에 영원한 고통속으로 던져버린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나약하고, 욕심 많은 존재라 현생에서의 쾌락과 자기만족을 쫓게 되어있지만, 신은 양심이라고 하는, 그의 도덕을 만들고 그런 고난의 강행군을 따르는 사람만을 안식으로 불러들이는 것이다. 


유치원을 다니던 시절, 친하게 지내던 친구 둘이 같이 교회에 다니지 않겠냐고 한 권유를 받아들인 것이 내 종교생활의 시작이었다. 독특한 점이 있다면 다른 어린 아이들은 대부분 부모님을 따라 교회에 다니고 있엇지만, 난 친구따라, 친구 아버지 차를 타고 교회에 다녔기 때문에 예배참석, 성경교육, 헌금 등 모든 교회생활을 독립적으로 해야 했다는 것이다. 불과 만 6세 정도의 나이였음에도. 


지금도 여전한거 같지만 작은 교회는 예배가 끝나고 헌금시간을 갖는데, 교회 임원들이 작은 헌금함을 가지고 분주히 사람들 사이를 오가며 수금을 한다. 헌금함은 두꺼운 실크천으로 감싸져 있어서 손을 깊이 찔러 넣어야만 헌금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순간을 위해 내 어머니는 일곱살 꼬마에게 매주 천원 남짓한 돈을 주곤 했다.


나였던 이 작은 꼬마는 불행히도 성경을 이해할만한 나이가 아니었고, 단지 신이 있고, 벌을 받는다는 그런 뜬구름잡는 소리를 일요일 아침마다 반은 졸면서 듣고 있다가 헌금시간을 맞이했는데, 문제는 교회 앞에 주전부리가 잔뜩한 작은 마트 하나가 있었다는 것이다. 난 다른 꼬마들과 마찬가지로 달콤한 과자라면 사족을 못쓰는 아이였고, 1997~8년 당시에는 과자값이 저렴해 300원 정도면 한개를 살 수가 있었기 때문에 불행히도 이 아이는 매주 시험에 들 수밖에 없었다. 


매주 일요일 아침마다 정말 심각한 고민에 빠져있었다. 천국과 지옥에 대해 배웠는데, 신에게 온전히 드려야 마땅한 천원짜리 지폐를 쪼개서 과자 하나만 사먹고 남은 동전을 헌금함에 넣으면 지옥에 가는 걸까?  아니 하나님은 우리를 사랑하신다는데, 헌금을 하기만 하면 되는거 아닐까? 이러면 엄마에게 너무 미안하지 않나.. 

일곱살 아이에게 과자는 이런 양심의 가책과 맞바꿀만한 굉장한 재화였고, 내 신앙생활이란건 이렇게 혼란속에서 시작되었다.


그 후 참 많은 교회들을 들락거렸다. 어린시절부터 각인된 기독교적 윤리와 신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머리가 크면서 생긴 지적 호기심은 신의 존재에 대해 알고 싶어했고, 스스로 성경을 읽어보며, 맘에 와닿는 가르침을 찾아 교회를 떠돌게 되었다. 유난히 고난이 많았던 청소년기를 보냈기 때문에, 고통속에서 의지할만한 존재를 찾았던 걸지도 모르겠다. 그러다 이십대초반, 마지막으로 간 대형교회에서 거의 두달간 성경공부 프로그램을 듣고 난 이후에 어느정도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난 신을 믿을 수 없는 존재다. 보장된 내세를 꿈꾸며, 현실의 신의 말을 따르기엔 의심이 너무 많고, 야비한 인간이다. 성경에 쓰여진 말들을 좋아했고, 예수의 가르침을 믿었지만 보이지 않는 신의 존재 따위는 믿을 수 없었고, 기독교적 윤리관을 지키며 살기는 너무 버거웠다. 그리고 아마 '교회'라고 하는 것들이 성경에 써있는 것처럼 모범적으로 운영되었다면 나도 거기에 편승할 수 있었겠지만, 전혀 그렇지 못했다. 한국교회는 기독교의 본질과는 전혀 관련없는 교회자체의 번영과, 현세구복에 아주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2000년전 재정일치 유대인 사회의 십일조를 불러와 강요하며 현생의 안녕을 비는 촌극이 매주 교회에서 벌어졌다. 신도란 사람들은 성경에 쓰여진 말보단 목사의 목소리가 더 중요했고, 아마 신보단 목사를 믿는 것 같았다. 난 거기에 동조할 수 없었다.




난 어쩔 수 없는 나약한 한 인간에 불과하다. 인생에 감당하기 힘든 고통이 들이닥칠 때, 세상의 추악함을 눈뜨고 지켜볼 수 없을 때, 비겁하지만, 믿지 않는 전지전능한 그 누군가에게 매달리기도 하고 원망을 하기도 한다.


왜 나를 만드셨고, 이런 고통을 겪게 하시는지요.

당신이 만든 이 세상은 왜 이리 부조리하고 끔찍한지요.

더는 아무것도 보고 듣고 느끼고 싶지 않습니다.

 

토요일 오전 뉴스를 끄고 음악을 튼다. 데이빗보위가 인생의 가장 힘든 시기에 썼다고 고백한 노래. Word On A Wing. 내 마음을 대신 노래해주는 것 같다. 


약물 중독의 늪에 빠져 재정적으로도 파산한 1970년대 중반, 신을 향해 절규하는 이 노래에는 어쩔 수 없는, 나약한 한 인간의 절규가 들어있다. 데이빗보위의 젊은 시절 행적들을 보면 기독교와는 거리가 멀지만, 그도 고통속에서 어쩔 수 없이 신을 찾게 되었나 보다. 비겁하지만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사람이니까.


이 혼란스러운 세상에 당신은 내게 찾아와 당신의 도덕을 강요해


난 최선을 다해 당신의 계획에 부응하려 하지만,

번번이 실패하고 좌절하고


내 존재에 물음표를 느끼며 당신에게 기도하지


당신이 있는지 없는지 그런 거 잘 모르겠지만,


내 기도가 당신이 미리 계획해놓은 모든 것들의 질서에 들어맞는거야?


내 기도는 바람에 날아가버리는 깃털처럼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리는 것이 아닐까.


대답은 필요없어 난 당신을 믿지않아


그렇지만 나약한 내가 누구한테 이런 말을 하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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