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다지 끌리는 노래는 아니었는지, 일부러 찾아들어본 적은 딱히 없는 이 노래를 라디오에서 마주할 때면, 고 김광석 씨의 슬픔을 머금은 듯한 처량한 목소리와 노래 특유의 공허한 분위기에 다소 서글픈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이내 내게 대입하기에는 전부 공감할 수 없는 노랫말에 그저 나이가 좀 더 먹으면 다르게 들리려나? 하는 의문 부호를 머리에 띄우며 지나쳐왔었다.
2022이라는 믿기지 않는 숫자의 연도의 달력을 받아 들고, 벌써 서른이 훌쩍 넘은 내 나이에 다시 한번 놀라면서 이 노래를 다시 꺼내 본다.
너무나 부족한 사람이기에 필요 이상으로 방황하고 헤매며 보내버린 십 대와 이십 대를 뒤로하고 삼십 대에 안착해 바라본 이 세상은 꿈과 이상보다는 공허와 타협으로 덮여있는 것 같다. 아직 내가 살아있는 이유를 발견하지 못했지만, 그저 살아가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힘들기에. 어린 시절 동경하던 어른들의 세계가 얼마나 재미없는지 깨달은 갓 서른의 새내기 어른은, 어른이라고 불리는 게 전혀 기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