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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드빈 Jun 26. 2024

이기심과 이타심은 공존할 수 있나

 개인의 이익을 위해 이기적으로 굴어야 한다. 우리 조직에서 통용되는 말이다. 개인매출이 나와야 그만큼  성과를 올릴 수 있기 때문. 남들보다 좋은 마케팅과 좋은 환경을 활용해 만족할만큼의 성과를 올린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이기적이어야 한다. 그리고 이렇게 개인매출을 하던 사람이 조직으로 직무를 변경할 때는 이기심을 가장 경계해야하며 무조건적인 이타심을 발휘해야 한다. 아이러니한 상황을 마주할 있지만 우리는 그렇다. 


 나도 신입 시절을 생각해보면 내 매출, 내 급여를 위한 일을 했다. 남들보다 더 많이 노력하고 결과를 내어 다른 사람들이 우러러 보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하지만 몇년이고 개인 매출에 신경을 쓰기엔 체력도 달리고, 굉장히 힘든 것은 분명하다. 때문에 나는 조직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이타심이라는게 거창해보이지만 남들의 일을 내 일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면 된다. 사소한 것부터 시작하는게 가능하다는 이야기이다.


 물론 지금은 달관한 느낌으로 글을 작성하고 있지만 안그래도 오늘 직원 중 한명이 이타심을 발휘해야 건강한 조직을 키울 수 있는데 그렇게 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그래서 내가 '어제 신입직원을 대상으로 교육을 한 것은 왜 한거냐'라고 물었다. 그들이 잘 배워서 좋은 결과를 얻었으면 하는 애정의 마음이 있기 때문이었다. 이게 이타심이 아니라면 무엇이 이타심일까. 다만 이 직원은 아직 개인매출의 파이가 더 큰 상황이라서 마음껏 이타심을 부리기엔 어렵겠지만 그렇게 해서 동반 성장을 할 수 있다면 가장 좋은 결과일 것이다.


 나는 소위 말하는 멘탈이 약해서 확고한 의지가 있더라도 주변의 내적친근감이 있는 누군가가 안좋은 선택을 하면 흔들리는 편이다. 같이 면접을 봤던 옆팀의 신입이 퇴사를 해도, 내 동기의 직원이 퇴사를 해도 멘탈이 나갔다. 그리고 내가 신입 2개월차에 우리팀은 6명의 신입을 추가로 채용했다. 이때 내가 든 생각은 '나도 신입이지만 이 친구들을 잘 가르쳐야지' 라는 마음은 아니었고, 내 멘탈을 위해서 반드시 살아남아줘야겠어. 라는 생각이었다. 조금 더 기억을 떠올려보면 다들 사수가 붙어서 일을 가르치고 있는데, 한명이 소외되어 있길래 화장실을 다녀오는 김에 자리에 들러 업무를 가르쳐준 것이 시작이었다. 


 그 이후로는 별 다른 일 없이 나의 일만 했다. 돈을 벌고, 노력을 하고, 공부를 하고. 온전히 나를 위해서. 그러니까 돌아오는건 매너리즘과 현타밖에 없었다. 지금까지 혼자 일을 하며 몇년을 보낸게 무색하게도 나는 홀로서기를 못한걸까, 이기적이어서 다른 직원들과 관계형성을 못해서일까. 인맥적인 개념이 아닌 일을 하는데 있어서 꼭 필요했던 요소를 놓친 것이다. 그래서 퇴사하려고 했으나 한번 더 기회를 얻어 이번엔 조직을 하기로 했다. 


 쉽게 도전하지는 않았지만 확실히 힘든 일이었다. 직원에게 관심을 갖고, 내 돈을 버는 것도 아닌데 도와야 하고 오히려 손해를 보면서도 직원이 이 공간에서 오랫동안 있기를 노력했다. 그리고 어느새 팀장이 되었고 결과적으로 인생에 있어 나에게 좋은 경험이 생겼다. 


 지금 생각해보면 잘 되길 바라는 이기심으로 이타적인 행동을 취한 것 같다. 내 직원으로 들어왔으면 어디가서 기죽지 말았으면 하고, 무시당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여기서 잘 벌어 잘먹고 잘 살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었다. 아직도 그 생각으로 직원을 대하려고 노력중이다. 물론 모든 직원이 나와 평생을 가지는 못하더라도 그 사람의 인생에 있어 내가 조금이라도 영향을 미치면 좋은게 좋은거 아닌가 싶은 마음이다. 결국 다들 행복하기 위해 사는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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