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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이빈 Sep 12. 2024

꿈★은 이루어질까


나는 꿈이 많다. 도예가가 되고 싶었고, 영양사가 되고 싶었고, 푸드 스타일리스트가 되고 싶었다. 커서는 공방을 차리고 싶었고, 술집을 차리고 싶었다. 지금은 농부가 되고 싶고, 스마트팜을 운영하고 싶다. 나아가 무인도에서 자연인처럼 혼자 살고 싶다. 이 중 미래의 것을 제외하면 전부 이루어지지 않은 꿈이다. 돈을 못 번다는 주변의 만류에, 미적 감각이 보통 사람과 같아서, 장사를 못할 것 같아서 등의 이유로 말이다.


어렸을 적 참 많은 체험학습을 다녔다. 그땐 그랬다. 초등학교 근처의 미술학원에서는 자연의 재료를 통해 그림을 그리는 것을 중요하게 여겼다. 도예 공방을 가서 흙을 만지고 직접 물레를 돌리고, 그 흙으로 그림을 그리고. 산에 가서는 오디를 주워다 그림을 그리며 먹고, 진흙을 퍼서 그림을 그리는 식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산에서 나는 열매를 좋아했고, 한 덩이 흙을 하나의 그릇으로 만드는 마법적인 도예가가 되고 싶었다. 예술가는 돈이 안된다는 엄마의 말에 포기를 했지만 말이다.


요리와 관련된 직업을 하고 싶다고 생각한 건 중학교 때 일이다. 처음으로 푸드 채널인 올리브티비가 론칭되면서 영국의 요리사인 제이미 올리버의 프로그램을 시청하게 되었다. 단순한 것처럼, 재미있게, 빠르게 하나의 요리를 만드는 것을 보며 집에서 곧잘 따라 하기도 했다. 그다음으로는 국내 예비 요리사들을 데리고 서바이벌을 하는 프로그램을 시청했다. 자신의 꿈을 위해 열심히 하는 모습이 그 당시 진로를 고민하던 내게 멋있어 보였고, 요리를 전문으로 배울 수 있는 조리고등학교에 입학하고 싶었다. 부산에 있는 조리고에 입학하겠다고 부모님께 말하니 단칼에 거절당했다.


그 사이에 두어 번의 전직을 통해 홈쇼핑과 관련된 일을 한 적이 있다. 그때는 작은 영상회사에서 일을 했는데, 지금으로 따지면 라이브채널을 처음 론칭한 격이라 자금이 없어 제품 선정부터 스튜디오 세팅, 인서트 촬영 모두 직원들이 담당하게 되었다. 학생 시절 미술 과목이 4-5등급을 받는 나였지만 생각보다 감각이 있었는지 세팅을 곧잘 했고, 특히 음식 상품에 대한 세팅과 인서트 촬영이 기깔나게 나왔다. 음식도 맛있게 나와야 하기 때문에 직접 요리를 하고, 차림도 방송에 내보낼 정도였다. 그 후에 사업이 커지면서 전문 푸드스타일리스트 팀이 생겼고, 그 업계도 인력이 부족했기 때문에 내가 잘 배워서 온다면 기꺼이 받아줄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기술을 배우기 위한 확신도, 돈도 없었다. 그리고 지금은 땅에서 감자를 심어 자급자족할 있는 농부의 꿈을 키우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기 때문에 열심히 일개미처럼 살고 있다. 


어른이 되면, 직장인이 되면 꿈을 말하는 것이 부끄럽고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막연히 건물주가 되고 싶거나 돈 많은 백수가 되기를  희망한다. 하지만 그걸 이루려는 목표도 없고, 실행 계획을 세우지도 않는다. 그럼 그것은 꿈이 아니라 지니에게 비는 소원 정도일 것이다. 사회구성원으로서 직장이 생기고 돈을 벌면, 꿈은 없어도 되는 걸까? 누구에게나 하고 싶은 게 많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지 못하는, 이루고자 생각조차 하지 못하는 상황일 것이다.


누군가 서른이 넘어 '나는 슈퍼맨이 될 거야!'라는 꿈을 꾸고 있다면 제정신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먹고살기 급급한 현실에서 이상을 찾는 것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나 역시 무인도에 가서 살고 싶다고 말하면 그저 인류애를 잃어버린 불쌍한 현대인이라는 눈초리로 나를 바라본다. 이 역시 현실 가능성이 없어 보이니까. 그렇다면 우리가 늘상 이야기하는 꿈과 희망, 노력하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 세상은 어디에 있는 걸까? 


꿈이 없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 단지 내면에 깊숙이 숨겨놓고 모른 척, 아닌 척할 뿐이다. 왜? 이루지 못할 것을 알고 있기에 냉담하는 것이다. 지금의 삶이 만족스럽지 않고 불안하고, 원하는 생활을 할 수는 없지만 그럼에도 어영부영 살아가고 있으니,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것이 두렵기 때문이다. 나 역시 이제 다른 직장을 가거나 새로운 직업을 위한 도전을 하기 꺼려진다. 이미 나이는 먹었고, 어디 가서 신입으로 대하기 어려운 사람이 되어버렸으니까.


결국 꿈은 간절히 바라며 이루기 위한 어떠한 행위를 해야지만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여러 가지 경험과 감정을 느낄 것이고 나를 한층 더 성장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된다. 꿈은, 누구나 이룰 수 있다. 나이가 많아도, 경험이 없어도, 새롭게 도전할 수 있고 성취할 수 있는 게 꿈이다. 그러니 모두 포기하지 말고 원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을 실현할 수 있도록 많은 계획과 목표를 세워보는 시간을 갖는 게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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