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2 슬기로운 환자 생활
나는 줄곧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스타일이었다. 학교를 졸업하고 들어간 첫 직장은 공공 병원이어서, 마지막 진료만 끝나면 문을 나설 수 있었다. 그 이유로 다른 가치들을 포기하고 치과 대학을, 공공 병원을 택한 것이기도 했지만.
보통 9시쯤 취침에 들고 6시쯤 일어나는 패턴이었다. 어릴 때부터 잠은 푹 자는 편이었고, 절대적 수면량을 확보해야만 하는 타입이라, 고3 때나 하루 걸러 시험을 쳐야 했던 대학 시절에도 포기 못했던 수면 습관을 이번에 바꾸게 되었다.
입원하면서 시작한 약 때문에 타의적으로. 매일 일정한 시간, 특히 공복 시에, 복용해야 한다는 약인데, 나에게 공복을 확신할 수 있을 시간은 많지 않다. ^^; 결국 아침 아니면 밤에 복용해야 하는 상황인데, 당시 입원 중이라 몽롱하긴 했지만,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은 전날 일정으로 불규칙할 수 있으니 밤 10시가 낫겠다고 비교적 신속하게 결정해 버렸다. 그리고 바로 후회했다.
퇴원 후, 몸도 아직 회복되지 않았는데 나로 인해 충격받은 엄마까지 케어해야 하는 피로한 상황에서 그 시간까지 깨어 있기가 너무 힘들었다. 가뜩이나 밤에 잠을 못 자는데, 내 처지가 항암 중인 환자가 잠은 올 때 자야 하고. TT 해서 잠을 1시간씩 하루에 세 번 끊어 자며 , 평균 수면 시간 3시간을 기록하며 어찌어찌 두 달을 넘겼다. 그래도 인간은 적응의 동물인지, 석 달째 들어서자 10시 이후에 자는 것에 이제 완벽 적응을 하고 있다.
하긴 대학 때 PC 통신에 한창 열중했을 때는 새벽에 주로 깨어 있던 시절도 있긴 했지. 차이가 있다면 지금은 살기 위해서, 이 약 덕분에 다시 살아갈 용기를 얻기 위해서 쏟아지는 잠을 참고 있다는 점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