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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티븐 Jul 06. 2024

압도적 우위

TDF 2024 Stage 7


이번 대회 첫 개인 타임 트라이얼 스테이지.

총 25.3km의 평지에 가까운 거리(중간에 작은 힐 하나)를 초재기로 달리는 기록경기다. 선수들은 한 껏 팔꿈치를 모으고, 바람을 가르기에 충분한 헬멧과, 극한의 에어로 자세로 단 0.1초를 얻기 위해 사력을 다한다.

단 하나의 케이던스도 소홀이 할 수 없을 만큼 긴장된 순간의 연속.


이 수억 원짜리 경기관람을 이렇게 한 끼 식사를 도란도란 즐기며 현장에서 볼 수 있다는 느낌. 과연 우리나라에선 100년 뒤에나 경험할 수 있으려나?


디스크 레어 휠과 라이트로터로 무장한 바이크의 온전한 모습 그대로. 근지구력 그대로의 경쟁. 


선수들 개개인의 현재 능력이 있는 그대로 드러나는 스테이지. 선수들에게도 피를 말리는 스테이지다. 

이름하여 타임 트라이얼 스테이지!!!


누가 가장 먼저 달리는가? 

기록상 가장 느린 선수로부터 가장 빠른 선수의 순서대로 달린다.

아이러니하게도 스프린터는 결승선에서의 순간 순발력과 폭발적인 파워를 쓰는 대신, 장시간/장거리 근력을 꾸준히 유지하는 힘이 약한 편이다. 때문에 타임 트라이얼에서 당연히 스프린터들이 주로 먼저 달리고 GC 컨텐더들이 기록이 잘 나오는 편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오늘 PTT의 첫출발 주자는 카브다. ㅋㅋㅋㅋㅋㅋㅋ

중간 기록명부를 보니 이미지와 같이 빠른 편이 아니다. 카브는 첫 주자이지만 106위. 파비오 야콥슨은 무려 160위다. ㅋㅋㅋㅋㅋ



오후 3시 30분. (현지 시간 기준)

174명 중 160명이 완주한 상태에서 중간 기록 순위는 아래와 같다. 케빈 보클랭, 빅터 캄파나트, 스테판 쿵 순.

1. Kévin Vauquelin(Arkéa-B&B Hotels) 19'04”

2. Victor Campenaerts(Lotto-dstny) 19'07”

3. Stefan Küng(Groupama-FDJ) 19'22”

4. Stefan Bissegger(EF Education-EasyPost) 19'34”

5. Raúl García Pierna(Arkéa-B&B Hotels) 19'48”


이제 10여 명 내외가 남아 있는 상태.

정말 GC 경쟁(종합 점수 기록 개인 경쟁)에 있어서 내로라하는 선수들이 달리기 시작한다. 


중간 기록 지역 cp1의 기준으로 보면 렘코 에벤에폴이 1위. 하지만 이 시대 킹콩 중의 킹콩. 타데이 포가차는 출발도 하지 않은 상태.


근 지구력이라면 내로라하는 선수 중의 선수. 로글리치가 에어로 헬멧을 쓰고 출발을 준비한다.

cp2 지역 기준 로글리치가 1위다. 하지만 아직 경기 마무리는 멀었다. 요나스와 렘코와 타데이는 cp2를 지나지 않았단 말이다.


표정만 봐도 안간힘!!!



전년 디펜딩 챔피언. 요나스 빙거가드가 출발한다. 오늘도 리스 어 바이크 팀은 우주인 헬멧을 착용했다. lcl에서 심도 있게 검토하고 사용 중지를 권고할 예정이라고 했으나 팀이 이긴 듯. 0.1초라도 바람과 싸워 이기고픈 선수들의 간절한 마음이 느껴지지 않는가. (실제로 보면 그렇게 웃길 수가 없다나? ㅋㅋㅋㅋ)


근지구력 쟁이들 둘이 출발 전 대기석에서 만났다. 타데이와 렘코다. 아니 이 극강의 에어로 헬멧은 도대체 어떻게 이해해야 한단 말인가!


그리고 마지막 랭킹 1위. 타데이 포가차가 출발.

이제 주사위는 모두 던져졌고. 기록경기의 숙명. 결과만을 남겨둔 상태.

경기 전 몸에 단 한 곳도 주름이 생기지 않는 풀 슈트로 다시 제작하고 최대한 몸을 움츠려 바람의 저항을 최소화한다. 이 얼마나 간결하고 아름다운 자세인가. TT 바 조차도 그에게 읊조리며 0.1초의 기록을 자축한다.

마리오 존느. 옐로 져지의 페달링 하나하나에 모든 경기 결과가 달라지게 된다.

요나스는 과연 50초 갭을 어느 정도나 줄일 수 있을까. 결과는 두둥....


자 오늘의 위너!!!!


팀 수달 퀵스텝의 렘코 에벤에폴!!!

가장 젊은 선수로 공격적 경기를 서슴지 않는(그의 거친 입담조차도 자주 거론된다.) 렘코.

흔들림 없는 페달링과 극강의 근지구력 퍼포먼스로 압도적 기록. 2위 타데이 포가차를 무려 12초나 제치고 1 위에 등극. 왕좌에 앉아(TT경기는 1위 기록 라이더가 스테이지가 완료될 때까지 왕좌에 앉아 이렇게 다음 선수의 상황을 지켜보는 호사를 누린다. - 사실은 선수들에게 이 자리는 긴장을 놓을 수 없는 부담의 자리이기도 하지만)


1위부터 10위까지의 기록. 딜펜딩 챔피언 요나스의 기록이 상당히 저조하다. 이 정도 시간차이면 후반부 클라임 스테이지에서 팀워크를 일으키지 않는 한 우승은 어려워 보일 수준.


이채로운 것은 3위 프리모스 로글리치. 노장임에도 불구, 보라 한스그로헤 이적 후 피터사간의 은퇴수순을 그대로 밟은 것 아닌가라는 의구심을 한 방에 날려버린다. 아직 살아있다. 로글리치!!!!


영상 및 이미지 출처: Tour De France 공식 사이트, Tour De France 공식 SNS 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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