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중(서판교)
모름지기 예쁘고 작은 가게는 집중력이 있다.
'Since'를 떠나 맛에 집중하는 가게는 크기에 걸지 않는 집 일지도. 본시 나는 수제비나 칼국수를 즐기지 않는다. 대부분 멸치국수에서 우려낸 국물로 육수를 사용한다. 멸치가 싫은 건 아니나 굵고 큰 멸치로부터 나온 내장 비린내를 경험하고 나면 그리 반갑지만은 않기 때문. 하지만 오늘 갈 이 집은 다르다. 그리고 손으로 직접 떼어낸 작고 얇은 수제비를 제대로 즐기고 싶었다. 해서 오늘은 그 집에 간다.
자 우선,
식사 전후 액티비티
획고: 132m, 거리 28.79km. 월간 누적거리: 173.91km
소모칼로리: 709kcal
라이딩 러닝 타임: 1시간 36분
주요 코스: 죽전 - 이매 방아교 - 서판교 - 리버스
기온: 최고 20도, 최저 11도, 출발온도 14도
날씨: 맑음
바람: 북서 1ms
미세먼지: 좋음, 초미세먼지: 좋음, 자외선: 좋음
복장: 지로 헬멧, 폴로 티셔츠, Rapha 고글/라이트웨이트 다운재킷,
컬럼비아 팬츠, 스파이더 얼반 슈즈
최저기온이 7도인 데다가, 생각보다 북서풍이 세차다. 해서 오늘은 올해 중순 세일시즌에 미리 구매해 둔 Rapha 라이트웨이트 다운재킷을 처음으로 입었다. 재킷의 편의성은 상당히 좋았는데 점심시간의 한낮 온도가 생각보다 좋은 편이라 땀이 차오르니 여간 불편한 게 아니어서 앞섭을 다 풀어놓고 달렸다. (사실 땀이 많은 편인 내게 기능성 티셔츠가 아닌 일반 티셔츠를 입은 것이 에바. 바람 잘 막아주고 따듯한 기능성 재킷이 무슨 잘못.)
약속시간에 조금 늦은 감이 있어 오늘은 방아교까지 탄천을 달리지 않고 동판교 시티라이딩. 현대백화점 앞을 지나 거리를 1km 정도 단축시켜서 이동한다. 아뿔싸 또 맛집 앞을 지나간다. '뼈목살' 하면 손가락에 꼽는 그 집. 제주 가족여행 때도 이 집의 맛을 제대로 느꼈었지. 주인장이 돼지고기만 4년여간 계속 숙성의 정도를 바꾸어 가며 연구해 가장 최적의 숙성 수준을 밝혀내 메뉴화 시킨 그 집. 그 유명한 '숙성도'가 판교점을 연지 어언 1분기가 지나간다. 언젠가 이 집도 리뷰하리라. (낮시간대라 웨이팅은 안 보이는데 실제 영업시간엔 웨이팅 기본 1시간은 생각하고 가야 한다. 가급적 웨이팅 앱을 통해서 미리 등록해 두시길)
지역난방공사 판교지점 뒷길은 아스팔트. 이 길은 서판교와 동파교를 잇는 탄천 자전거 도로로 유명한데 최근에 도로 패인곳이 많아졌다. 판교 주민들이 곧 민원을 넣어 제대로 된 아스팔트를 다시 깔아 두지 않을는지 싶을 정도.
운동 중 리커버리를 위한 오늘의 맛집 - 마중손칼국수 (서판교)
서판교 성남시 판교도서관 바로 앞 골목에 위치해 있는 집이다. (내가 조아라 하는 흑맥주 기네스의 원탑 맛집인 '베이비기네스' 뒷골목.) 사실 오늘도 현중형님과 이 집에서 만나기로 했다. 형님이 먼저 '마중' 나와 있었다.
입구도 하나이고, 작은 집이다. 작은 집이라는 표현에 맞게 테이블도 대략 9개 수준. 좁은 공간에서 회전율이 높다 보니 둘이 와도 네 명 자리에 앉기 어렵고 두 명씩 자리를 나누어 앉아야 할 정도. 하지만 그 공간에 맞게 맛에 집중되어 있는 집이라 하겠다.
메뉴도 칼국수와 수제비. 홀직원 한 두 분. 그리고 주방에 계신 분들. 모두 바쁘다. 본래 저녁 장사도 하셨지만 지금은 오후까지 점심 장사만 한다.
다시마 멸치와 함께 인상적인 '북어'와 '무'가 들어간 육수를 내려 사용하는 집. 깨끗하게 직접 만든 고추지가 함께 반찬으로 나오는데 맛이 꽤나 상큼하다.
칼국수와 수제비의 육수맛과, 찰진 반죽 그리고 포근한 감자가 고마운 맛. 이 맛을 즐기다 중반 이후 고추지를 곁들이면 보다 더 상큼한 맛을 즐길 수 있다. 마치 고기리의 들기름 막국수 말미에 면내린 물을 섞어 함께 즐기는 것처럼.
나는 특히 이 집의 북어 사용이 반가웠다. 북어의 향이 자연스럽고 좋은데 미리 볶아 태운 맛은 아니었다. 재료의 원맛 그대로를 살려 구수함 그대로의 풍미를 즐길 수 있어 자연스레 미소 짓게 하는 그 맛. 손으로 직접 뜯은 수제비 반죽은 이 좋은 육수와 잘 어우러져있다. 찰지다기 보단 씹고 목 넘김 하기에 좋기에 주벼 어르신들이 꽤 자리를 차지하고 계신다. 이 집 역시 건강한 맛집이다.
그렇다. 나는 입에 넣고 오물오물 씹다 삼키면 자연스레 미소 짓게 하는 건강한 맛집을 사랑한다.
돌아오는 길. 오늘도 애정하는 동네 슈크림빵 맛집에 들러 슈크림 두 개를 안장 가방에 넣고 리턴.
가을이 깊어가고 또 겨울이 온다. 사시사철 제철음식도 지속적인 소개를 하고 싶다. 다만 욕심부리지 않는 선에서. 브롬톤으로 함께 하는 건강한 운동과 함께.
자. 다음 브롬톤 라이딩 맛집은 어디일까?
(유의사항: 맛집 방문은 포스팅 당일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실제 방문일과 대략 2~3주 정도 텀이 있습니다. 오해 없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