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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진 Dec 31. 2022

작가님의 위로

신경숙 작가님의 ‘요가 다녀왔습니다’ 북토크에서

신경숙 작가님의 ‘요가 다녀왔습니다’ 북토크에 참여한 적이 있다. 요가와 글쓰기를 좋아하는 내게 작가님의 요가에세이 북토크란 가지 않을 이유가 없는 것이었다. 단숨에 신청하고 북토크날을 손꼽아 기다려왔다. 당일날 두 시간 남짓한 시간 동안 요가도 하고 작가님의 이야기도 들으며 많이 공감하고 공감받는 시간을 보냈다. 요가를 ‘몸으로 하는 글쓰기’라고 표현하시며 요가를 하는 것과 글을 읽고 쓰는 것 사이에는 비슷한 점이 많은 것 같다는 작가님의 말씀을 들으며 고개가 저절로 끄덕여졌다. 요가를 할 때의 고요함은 책을 읽을 때의 고요함과 결이 아주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다.


마지막 질문까지 끝나고 북토크가 마무리되려던 찰나, 어떤 아주머니께서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며 손을 드셨다. 남편분께서 몸이 많이 안 좋으셔서 옆에서 간호를 하시며 힘든 요즘을 보내고 있으신데, 원래 북토크에 참여하려던 딸이 사정상 못 오게 되면서 대신 참석을 하게 되었다고 하셨다. 하루종일 남편분을 보살피며 지나간 거친 하루의 저녁 끝에, 좋아하는 작가님의 북토크에 참여해서 요가도 하고 작가님과 대화도 나누며 어지럽던 마음이 많이 편해져서 감사하다고 말씀하셨다. 아주머니의 조금은 상기된 듯한 목소리가 내 마음까지 울리는 듯했다.


작가님은 참석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씀하시며 나지막이 덧붙이셨다. “오늘 힘든 하루를 보내셨으니, 내일은 괜찮은 하루가 되실 것 같네요.”


작가님과의 대화 내내 간단하지만 명료하고 깊은 작가님의 말들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다. 작가님의  위로의 말씀도  마음속에 들어와 꽂혔다. 생각해보면  그랬던  같다. 하루가 힘들면 다음 하루는 견딜만하고, 힘들고 움츠러든 시기 뒤에는 꽃피는 시기가 오고. 삶은 그렇게  나를 버틸  있게, 견딜  있게 해주었던  같다. 내일은 힘들었던 오늘보다 괜찮아질거라는 믿음.  쉬운 생각이 오늘을  버티게 해준다. 때로는 스스로 이런 믿음을 갖기에 버거운 날들도 . 그럴  여전히 어지러울  같은 나의 내일을 향한 남의 은근한 믿음이 강력한 위로가 되기도 한다.


오늘 하루, 이번 한 해가 생각과는 다르게 어렵고 고단하게 흘러간 모든 이들에게 이야기해주고 싶다.

오늘 힘든 하루를 보내셨다면, 내일은 괜찮은 하루가 되실 겁니다.

올해 힘든 한 해를 보내셨다면, 내년은 괜찮은 한 해가 되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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