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 독립과 정신적 독립에 대하여
해외에서 혼자 살면서 일하기. 혼자 사는 것, 해외에서 사는 것, 해외에서 일하는 것. 이 세 가지를 모두 처음 경험해보고 있다. 그중에서 오늘은 해외에서 혼자 사는 것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싶다.
자취 한 달 차에 접어드는 이 시점에서 왜 혼자 사는 게 경제적 독립과 정신적 독립이 함께 이루어지는 일인지 몸소 깨닫고 있다. 혼자 살기 위해서는 당연히 경제적 독립이 이뤄질 수밖에 없다. 월세며 전기세, 수도세, 그 외 생활용품비, 식비 등등 살아가는 데 필요한 모든 것에 대한 지출을 다 내가 관리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당연히 한국에서보다 지출이 많을 수밖에 없지만 단순히 돈을 많이 쓴다는 것 이상으로 내게 경제적 독립이 가지는 의미는 이렇다. 일단 내가 내 돈으로 모든 것들을 하다 보니 자연스레 돈을 쓰는 대상에 대한 우선순위가 생겼다. 돈을 쓸 때 상대적으로 아깝지 않은 것들이 있고 좀 아까운 것들이 있다. 그러다 보니 내겐 어떤 게 중요하고 어떤 게 덜 중요한지, 어떤 게 나를 기쁘게 하고 또 어떤 게 내게 별로 의미가 없는지, 결국 나의 가치관은 어떠한지, 나에 대해서 더 잘 알게 되었다.
또한 혼자서 해외에서 살다 보니 더욱 나의 인생은 고유한 나만의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해외에서 살면서 자연스레 예전에 비해 가족과 친구들에게 나의 이야기를 공유하는 것들이 줄었는데 그게 오히려 좋은 쪽으로 나의 주체성을 높여준 것 같다. 때때로 너무 많은 주위의 말들은 나를 더 혼란스럽게 하고 나의 마음을 흐릿하게 만들기도 하는데 주위 사람들과의 물리적인 거리가 나의 일들에 대해서 내가 중심이 되어 생각을 하고 고민을 하게 했고 나를 더 독립적인 사람으로 만들어주었다. 예전보다 더 내게 집중하다 보니 스스로에 대한 믿음도 커지고 그것을 토대로 내린 결정을 온 마음을 다해 믿게 된다. 어떤 일을 하더라도 자기 확신이 강하면 흔들리지 않을 수 있다. 혼자 살면서 이룬 정신적 독립이 경제적 독립 이상으로 내게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