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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진 Jan 02. 2024

2023년 나에겐 무슨 일들이 일어났을까

2024, happy new year!

지난 발리에서의 글에 이어 쓰고 싶은 이야기들이 많이 있었는데 괜히 브런치는 더욱 더 정제된 언어로 완벽하게 써야 될 것 같다는 어떤 부담감에 잘 못 쓰게 된 것 같다. 새해 1월 1일이 지나기 전에 벌써 작년이 되어버린 2023년을 회고하고 다가올 2024년을 반기는 마음으로 글을 쓴다. 올 해에는 브런치에 자주 글을 써야지.


2023년을 돌이켜보면 크고 작은 변화들과 그에 맞게 새로운 경험과 도전들이 가득 찼던 해였다. 사실 나에게 있어 새로운 경험과 도전의 기준은 높지 않다. 도전이라고 해서 큰 마음을 먹고 시작하는 커다란 도전이 아닌 사소하게라도 무언가 작게 시도해 보는 것, 그것도 내게는 경험이고 도전이다. 이런 사소한 것들이 나를 조금씩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어줄테고 결국엔 어떤 지점에 닿게 해 줄 테니까.


나의 2023년은 어떻게 흘러갔을까.


1. 2023년의 시작에는 추운 겨울날 집에서 시간을 많이 보냈던 기억이 있다. 어둑한 아침에 일어나서 수면양말을 신고 거실로 나가 차를 마시며 모닝페이지를 쓰면서 아침을 깨우곤 했었다. 요가를 한 뒤 따뜻한 아침 햇살이 들어올 때면 음악을 들으며 책을 읽고 글도 쓰며 퇴사 후 자유였던 앞으로의 시간을 어떻게 보내면 좋을지 고민하는 시간을 많이 가졌다. 그 고민의 결과로 새롭게 하고 싶은 일에 도전도 해보았다. 처음으로 요가수업을 열어보고 사람들을 모으고 수업을 준비하고 피드백도 들으며 내가 좋아하는 일을 새롭게 한다는 것에 설레던 시간이었다. 그 시기에 느꼈던 생생한 감정이 있다. 되게 불확실하고 두려운데 아예 처음부터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해나가기 위해 하나씩 일구어 나가는 것이 너무나 뿌듯하고 의미 있다는 것. 수업이 끝난 뒤 너무 좋은 시간이었다, 너무 편안하고 잠시 다른 세계에 온 것 같았다는 말씀들이 아직까지 잊히지 않는다. 그 말들을 듣고 너무나 뿌듯하고 만족스러웠던 나의 감정까지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내가 하는 일의 의미가 내겐 참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은 시간이었다.


2. 2023년의 추운 겨울이 지나고 봄이 찾아올 즈음에는 새로운 결정을 했다. 해외취업을 해보기로 결심하고 말레이시아에서 일을 하게 되었다. 출국하기 전 시간 동안의 자유를 최대한으로 만끽하기 위해 3월부터 5월까지 정말 많은 여행을 했다. 3개월 동안 부산, 춘천, 제주도 국내여행은 물론이고 일본, 대만, 뉴질랜드까지 다녀왔다.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나를 발견하기도 하고 내 세계가 넓어지고 생각이 커지는 여행을 나는 참 좋아한다.


3. 가족, 친구들과 시간을 최대한 많이 보내고 6월, 말레이시아로 출국했다. 출국 전 그리고 출국 후 말레이시아에서도 집을 구하는 일이나, 세금 문제 등 많은 생활적인 문제들을 해결해야 했었고 쉽지 않은 이 과정에서 나는 많이 성장한 것 같다. 경제적 독립, 해외에서 일하는 것, 해외에서 살아보는 것. 이 모든 것들을 한 번에 처음 해보면서 해외에서 여행하는 것과 사는 것은 정말 다른 일이고, 경제적 독립은 정신적 독립을 수반하고, 독립적이라고 생각했던 나도 해외에서 혼자 살아갈 땐 종종 외롭다는 것. 내가 강한 부분과 약한 부분이 무엇인지 더욱 뚜렷하게 보였고, 독립과 함께 내 생각은 더 커지기도 했고, 여전히 모르지만 이전에 비해 나에 대해서 더 잘 알게 된 것 같았다.


4. 무언가 충족되어도 다른 어딘가에서 또 결핍이 생기고 나는 결국에 나에게 최대한 완전한 상태를 주고 싶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내가 할 수 있는 한 최대한으로 내가 만족스러운 삶을 살기 위해 나는 또 고민하고 실행해보고 깨닫는 과정을 지날 수밖에 없구나, 그게 다시 나를 고민에 빠뜨리고 에너지를 쓰게 하더라도 나에겐 만족스러운 삶을 잘 사는 것이 너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의 인생이 너무 소중하고 내가 너무 소중해서 나의 삶이 완전했으면 좋겠는 마음. 그 마음을 회피하지 말고 잘 마주하고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게 나이니까.


5. 여전히 뜨거운 여름의 12월, 하이아웃풋 클럽의 셀프디깅에 참여했던 것은 내게 도전이었다. 그리고 그 도전은 또 다른 새로운 도전을 낳았다. 셀프디깅에서 얻었던 용기와 자신감을 동력으로 앞으로 더 나 자신을 알아가고 내가 원하는 삶을 그려나가겠다고 다짐했다. 내가 원하는 대로 살아도 괜찮구나,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많구나, 우리 모두는 각자의 특별한 이야기들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았고 이 든든하고 단단해진 마음으로 나와 어울리는 도전을 자주 해볼 것이라고 결심했다.


어차피 흐르는 시간인데 1월 1일 새해에는 유독 의미를 부여하게 된다. 그렇지만 또 이런 것들이 나만의 기점을 만들어주고 다짐을 하게 해 주고 정리를 해준다는 면에서 이 귀엽고 작은 행위를 매년 이어간다. 올해 말에는 올해를 회고하며 어떤 생각을 할지 벌써부터 궁금하다. 모든 것은 내가 만들어가는 것이고, 올해도 올해가 지나는 것에 아무런 미련이 없이 잘 지내보기를 바라본다.


2023년은 많은 기반을 마련해 놓은 해였던 것 같다. 2024년에는 내가 원하는 것에 집중하여 더욱 적극적으로 실행해보았으면 한다. 더불어 올 해에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자연스레 받아들이고 흘러가게 두면서 그 안에서 나에 대한 믿음과 평온함을 잃지 않는 그런 한 해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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