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삶의미학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음 Sep 21. 2023

작품은 죄가 없다?

제이디 차의  <구미호 혹은 우리를 호리는 것들 이야기> 

현대미술은 종종 나를 불편하게 해요.

그런데 현대미술 작품의 신기한 지점은,

나는 이 작품이 불편한데

같은 작품 앞에서 감탄을 하는

감상자들을 발견하고는 합니다.


미술 공부를 하면서 바뀐 것이 있다면,

“이 작품은 내 스타일이 아니야. 땡! “ 대신에

“이 작품의 어떤 부분이 나를 불편하게 하지?”

질문해 보려고 해요.


스페이스K에서 열린

<구미호 혹은 우리를 호리는 것들 이야기>의 전시를

보고 왔어요.

(갤러리 근처에 일이 있었던 덕분에)


전시장을 찾아간 이유는,

한국의 전통 문화가 현대미술에서

어떤 시선으로 그려질지 궁금했어요.



제이디 차 작가는

한국계 캐나다인입니다.


<구미호  혹은 우리를 호리는 것들 이야기>

전시 제목부터 흥미진진하죠.

‘구미호’  처럼 우리를 호리는 것들에 대해

작가는 새롭게 정의합니다.


구미호는 과연 무섭고 위험하고 피해야 할 대상일까?

반대로 매력적이고 똑똑한 존재일 수도 있지 않을까?

캔버스에는 매끈하고 하얀 피부를 가진

젊은 여성이 아닌 할머니가 등장하죠.

나이 든 여성에 대한 작가의 애정과 지혜로움에 대한 동경.


그림 속에 등장한 그녀의 할머니는

캐나다 숲 속에 등장한 인디언 부족의 여성 리더 같기도 하고,

한국의 무당 같기도 합니다.



동양과 서양.

인간과 동물.

현실과 상상.


<구미호 혹은 우리를 호리는 것들의 이야기>란

전시 타이틀처럼,

어쩌면, 작가 자신을  “호린 이미지”들은

작품에서 뒤섞입니다.


그렇게 섞인 이미지들이 만들어낸 맛은

감상자마다 다르게 느끼겠죠.


“내 요리의 목적은

당신에게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주는 게 아니야”


작가는 이렇게 말할 수도 있겠네요.


“내 요리의 목적은

한 번도 네가 경험해보지는 못한

이상 야릇한 맛을 경험하게 해 주는 거라고!”


그것이 현대미술이 원하는 “새로움”일 수도 있고요.



여하튼,

한국 전통문화가 낯선

외국인 감상자들은 이번 전시에 대해

저와는 다른 반응이었을 것 같아요.


하지만, 한국인의 시선을 가진 저는

그녀의 작품에 불편한 지점들이 있더군요.

외국여행 가서 현지 사람이 만들어준

이상 야릇한 맛의 김치찌개라고나 할까…


그리고

생각해 보게 되었어요.

눈을 호리는 이미지라면

다 갖다 사용할 수 있게 된

현대미술에 대해서…



#특이하고낯설게 #전통문화에담긴의미는

#포스트모더니즘 #혼종 #경계를지우고 #다섞이면

#새로운가 #한국전통문화란무엇일까 #국뽕같은생각인가

매거진의 이전글 예술가는 어떻게 되는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