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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늘 Jul 12. 2020

직장 스트레스를 극복하는 방법

진부하고, 특별할 것 하나 없지만 제대로 된 직장 스트레스 극복 방법


직장 스트레스는 생각보다 어마어마하다. 그것이 업무량에 의한 것이든, 사람에 의한 것이든, 어렵고 힘든 것은 매한가지. 그가 매우 심한 경우에는 살이 갑자기 확 찌거나 빠지기도 하고, 온 몸에 염증이 돋아 흉측해지기도 했으며, 한달 내내 생리를 해 빈혈이 와 넘어지는 일도 있었다. 주변 직장인들 중에는 탈모, 위염, 장염, 불면증 등과 같은 증상은 아주 흔하게 발생했고, 아주 안타깝게도 공황장애가 일어나는 일도 있었다.


몸에서 이 정도 반응을 한다면 그만두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지만, 살다보면 퇴사와 이직이 쉽지 만은 않은 순간이 있고, 견뎌야만 하는 순간이 반드시 있기 마련이다.


그럴 때 직장 스트레스를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

어떤 방법으로 나를 견디게 하고, 참을 수 있게 할 수 있을까?

진부하고, 특별할 것 하나 없지만 제대로 된 직장 스트레스 극복 방법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행복한 순간을 보내는 ‘나’를 데려오자. 

개인적으로 스트레스에는 언제나 ‘다른 나’를 데려오는 것이 정답이라고 생각한다. 현재의 나에게서 헤어나올 수 없을 땐 지체 없이 다른 자아를 꺼내오는 것. 이를 테면 연애를 하면서 잠시 동안 일상을 잊어버리리는 것이다. 때론 드라마나 영화를 파고 들며 주인공에게 감정이입도 해보고, 배워본 적 없는 운동이나 악기를 배우면서 지금까지 몰랐던 새로운 나의 흥미를 일깨워보는 것도 좋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몰입’이다. ‘내가 몰입할 수 있는 어떠한 새로운 일을 하는 것’은 적정한 활력과 돈을 버는 이유를 찾아주고, 우울함을 잠시나마 잊게 해주는 고마운 순간이 된다. 


본인의 경우에는 이렇게 글을 쓰는 것이 새로운 ‘나’를 만나는 방법 중 하나다. 이전에는 주로 짧은 글을 쓰며 감정을 못되게 꾹꾹 눌러 담으려고 애썼는데, 지금은 일단 차분히 다 쏟아내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 비공개 블로그에조차 쓰는 것이 조심스럽다면 워드에만 저장해두고 혼자 글을 쓰고, 혼자 간직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건 어쩐지 좀 시시한 느낌..? 관종스럽지만 누군가에게라도 글을 보여주고, 공감을 얻는 순간 신나고 설레곤 했다. 바로 그 직전까지 우울감에 헤어나오지 못할 것 같은 절망감에 빠져 있었다는 것이 무안하게도. 힘들고 아픈 ‘나’도 있지만, 엄청난 일이 아니더라도 행복한 순간을 보내는 ‘나’도 있음을 아는 것. 그런 행복한 ‘나’를 위해 스트레스를 참고 견딜 힘을 얻어내보는 것이다.



 이런 젠장, 어차피 피치 못할 스트레스 

사실 직장 스트레스는 피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면 편하다. 많이 좋아졌다고 하지만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 따위로는 영원히 해결할 수 없을 것이고, 연봉, 일, 관계라는 3박자가 모두 내 뜻대로 원만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신도 아닌데, 아니 신이어도 그것은 어려운 일이다. 아담은 신의 뜻을 거스르고 기여코 선악과를 따먹었으니...! 이처럼 신도 해내기 어려운 일을 해내려고 하면 탈이 나고 마는 것이다. 무엇보다 일을 하면서 행복하기만을 바란다는 것은 어쩌면 염치 없는 일일 지도 모른다. 사원이라면 사회초년생만의 아픔과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많을 것이고, 중간 관리자라면 매니징과 실무를 해내야 하는 것들 사이의 무수히 많은 일과 감정들의 소용돌이에서 헤어나오기 어려울 것이고, 대표라면 이 어려운 시기에 헤쳐나가야 할 많은 것들에 대한 무거운 책임감과 중압감이 밀려 오고 말 것이다. 


어차피 피해갈 수 없는 스트레스라면 ‘내가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인정하는 것이 어떨까? 인정하고 그런 스스로를 가여워하는 것이다. 쉬는 날에는 나만의 동굴 속을 파고 들어보고, 때로는 하루종일 누워서 보고 또 봤던 드라마를 다시 보다가, 하루를 꼬박 잠에 파고들 수도 있을 것이다. 책을 읽거나 훌쩍 차를 타고 떠나보는 것도 좋고, 이렇게 글을 쓰며 답답한 마음을 다 토해내는 것도 좋다. 때때로는 보고싶은 이의 얼굴을 마주 보고 앉아 아침 해가 뜰 때까지 술을 마시는 것도 좋을 것이다. 뭐든 좋다. 일상이 주는 피곤한 일과 관계를 다 멀리하고, 처음부터 그런 것 따윈 없는 것처럼 시간을 보내며 고생한 ‘나’를 토닥여주도록 하자.



 해결해야 하는 것들이라면 민첩하게 해결하기 

일을하면서 스트레스 받았던 순간들은 많지만 지금 당장 생각나는 대로 끄적여 보면 대충 이정도인 듯 하다.

내가 일을 못해서 버벅거릴 때,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저질렀을 때, 해도해도 끝이 없는 업무량에 치였을 때, 남들은 다들 잘만 하는 퇴근을 나만 못할 때,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하고 마무리해야 할 지 모르겠을 때, 누군가의 말에 상처 받을 때, 내가 하는 일마다 못마땅해 하는 상사가 있을 때, 열심히 했는데 성과가 좋지 못할 때, 혹은 열심히 한 프로젝트가 무산되었을 때... 등등


이로 인해 좌절하고, 실망하고, 분노하고, 아파하길 반복하며 얼마나 나를 책망하고 몰아세웠는지... 지금 생각해보면 그렇게 곱씰을 필요도 없는 일도 있었는데 말이다. 사실 그렇게 좌절하고 힘들게 나를 몰아세우기 이전에 왜 이런 문제들이 발생했는지, 이걸 해결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애초에 이 문제들이 나 혼자 해결은 할 수 있는 일인지 따져보았어야 했다. 


[ 문제 발생 시 따져보아야 할 것들 ]

언제부터 문제가 발생했는가?

이 문제가 왜 일어났는가?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인가?

스스로 해결할 수 있다면 지금 당장 무엇을 해야 하는가?

스스로 해결할 수 없다면 누구에게 조언을 구할 수 있는가?

이 문제를 알아야 하는 사람이 있는가?

관련해서 상사/선배와 충분히 이야기를 나누었는가?

언제까지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가?

또는 기한 내 해결하기 위해 누군가와 업무를 분담할 수 있는가?

이 문제를 또 일으키지 않기 위해 무엇을 개선해야 하는가?

이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내가 부족하다고 느낀 점은 무엇인가?

그 부족함을 어떻게 채울 수 있는가?

스스로 충분히 노력해봤는가?

그럼에도 해결할 수 없다면 왜 견디고 있는가?


문제들은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것이고,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는 것이 최선이겠지만 그게 어렵다면 당연히 누군가에게 도움을 구하고, 함께 해결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재빠르게 어떤 해결을 하지 않으면 더 커지기만 할 뿐이다. 일단 해결하고 나면 아무 것도 아닌 일이었을 지도 모를 일이며, 해결이 되지 않는다면 애초에 나혼자 끙끙거린다고 달라지는 것이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부디 나처럼 좌절과 실망을 반복하며 우울감에 빠지지 않기를 바란다....;; ) 


내가 아는 사람 중 일단 해야 하는 일이 생기면 감정을 섞지 않고 빨리 해결해버리고, 모르는 것들은 지체 없이 물어보며, 업무량이 많으면 팀원들에게 거리낌 없이 도움을 청하는 사람이 있다. 그저 빠른 것 뿐 아니라 굉장히 현명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때는 상사가 갑작스럽게 불만이나 개선이 필요한 사항을 말해보라 했을 때였다. 마치 준비한 것처럼 이전에 겪었던 불편한 일들에 대해 일목요연하게 말하고, 이런 점이 개선되었으면 좋겠다고 냉정하게 말했다. 포인트는 ‘냉정’이었다. 마치 본인이 겪지 않은 일인 것처럼 차분하게 말하는 것이다. 가끔 로봇인가 싶지만 그런 태도는 객관적으로 보이게 했고, 그의 주장을 타당하게 들리게 했다. (TMI같지만, 그런 그를 아무도 미워하거나 싫어하지 않았으며, 되려 '일 잘하는 사람'이라는 풍문?이 퍼졌다. 그럼 된 거 아닌가?)



정리하자면 스트레스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일이 내 인생의 전부는 아니라는 것, 이까짓거 내 행복을 위한 수단으로 얼마든지 버텨낼 수 있다고 스스로에게 최면을 거는 것, 또는 왜 스트레스를 받는 것인지, 이것이 해결될 수 있는 일인지, 내가 개선해야할 부분은 없는지 돌아보는 것, 그러나 필요하다면 도움을 구하고, 도움을 받는 타당한 뻔뻔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방법들은 어쩌면 진부하고, 특별할 것 하나 없지만 제대로 된 직장 스트레스 극복 방법이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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