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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리스타 KM Apr 02. 2024

길들이다 라는 모순

중도 자폐스펙트럼 일상생활훈련 여섯 번째 이야기

세아(가명) 수업 후 세아어머님과 상담 중 어머님께서 하신 푸념반 말씀을 이어가신다.


“선생님, 제가 뭐든 해주면 안 되는데 길을 잘못 들였나 봐요.
세아만 그런 게 아니에요.
우리 집 식구들이 다 그래요.
남편도 아침에 물 한잔 마시는 게 좋다고 해서 항상 제가 물을 마시라고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나와요.
그러면 마시고 그렇지 않으면 안 마셔요.
아들도 그렇고.
우리 집은 나한테 너무 의지해요 ㅎㅎ
하여튼 *씨들은 나한테 너무 의지해요. “



우리의 행동은 모순이 될 때가 참 많다. 비단 세아어머님의 경우만은 아닐 것이다.

길들이다. 길들이는 것은 부리기 좋게 가르치다는 사전적 의미를 갖는다. 또한 부리다, 조정하다는 뜻을 담고 있다. 그래서 내가 무언가를 하고자 할 때 조정하기 좋게 가르치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식구들을 그렇게 조정하기 좋게 그동안 길들여 놓고, 의지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닌가. 그러고 나서 스스로 행동하길 바라는 것은 모순이 된 행동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선생님, 저는 특수교육에 대해 잘은 모르지만 전에 선생님은 같은 선긋기 치료만 세 달을 해서 제가 몇 번을 말씀을 드리다가 관둔 거예요. “

세아어머니는 과거에 했던 치료에 대한 불만 사항을 말씀하셨다.

세아는 성인이기 때문에 그동안 너무 많은 좋은 치료들을 접했다. 그 과정에서 맞지 않는 치료도 많았을 것이다. 교육과 치료는 잘 맞는 기관이나 치료사나 교사를 만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아무리 좋은 학원에 좋은 강사라 해도 내 아이가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따라가지를 못하면 소용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세아어머님은 많은 치료를 접해 경험이 많기에 웬만한 치료는 그 효과를 본인이 미리 판단하시는 것 같았다. 게다가 일반교육의 재미와 흥미를 원하시고 더불어 특수교육으로 접근한 치료까지 원하신다.

“선생님, 우리 딸 같은 아이들은 재미있는 활동을 많이 못하니까 저는 세아가 흥미를 느끼는 활동들을 했으면 좋겠어요. 지난번 세아가 한 활동 중에 야채를 모양별로 파서 벽에 찍는 활동을 하였는데 그 선생님의 틀을 깬 활동이 좋았어요. 그동안 바닥과 종이에는 많이 찍어봤는데 벽에는 찍어 본 적이 없어서 좋았어요”

활동이 세아가 흥미를 느끼고 좋아해서 그것만으로도 세아어머니가 만족하셨다면 그 선에서 이해를 하겠지만

활동의 목표가 무엇이었는지 아이가 그것에 어떻게 접근했는지, 엄마가 더 만족하는 활동은 아니었는지를 생각해 보게 되었다.




식사 지도

준비물은 크기별 숟가락, 포크, 핀셋집게, 보조젓가락  준비, 가방

밥 한 공기 정도에 카레라이스를 비벼 먹는 시간은 대략 3분 정도였다. 너무 빠르게 먹어 속도를 조절하기 위해 평소에 먹는 숟가락의 반 정도 되는 작은 숟가락을 사용하게 해 봤으나 숟가락질하는 횟수가 많아져 소근육 활동에는 좋으나 속도를 천천히 하는 것에는 효과를 보이지 못했다. 왜냐하면 세아는 입 안에 밥이 자신이 평소에 먹던 숟가락의 양만큼 차야 숟가락질을 멈추고 두세 번 씹고 삼켰기 때문에 적은 양의 밥이 들어오면 숟가락질의 횟수와 속도를 높였다.

세아의 밥 먹는 속도를 조금씩 천천히 하는 방법을 생각 중이다.


부모상담 ㅡ 세아의 스트레스가 어느 정도까지여야 부모가 수용할 수 있는가

예를 들어, 밥 먹을 때까지 너무 스트레스받을까 봐 그냥 놔둔다고 했는데 너무 빨리 먹는 밥은 세아한테도 안 좋음.

치료는 장기 전이기 때문에 부모의 수용과 협조가 부족하면 치료가 향상이 되지 않음.


점토

소근육+ 인지 점토 모양 만들어 컵  두 개의 색깔 중 넣기


반응하기 /집중하기

손이나 팔을 누르면 손을 든다

뒤돌아 앉아 등을 누르면 종을 친다


인지하기

같은 모양 찾아 붙이기



어쩌면 나의 교육 또한 큰 범위에서 그녀를 사회에 적응시키기 위해 길들이는 부분이 있는가 생각해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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