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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사장 달리기

동시

by 수리스타 KM


아무리 달려도 멀리 못 간다


확확 마음은 이미 모래밭 지나


파라솔 그늘 밑에 앉아 있는데


쿵쿵 방아 찧는 마음만 빠를 뿐


느적느적 뛰는 발은 그저 거북이다


모래가 잡아버린 내 발은


금세 잔파에도 잡힌다


파도는 하얀 거품 마사지로


잠시 나를 즐겁게 해 주며


슬쩍 발가락 사이 모래 데리고


나보다 더 빨리 달려가 버렸다


스르륵스르륵 달려가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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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