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 드리븐 공유회 행사에 다녀왔습니다.
2주 전 금요일, 상경하고 처음으로 이런 공유회(세미나)에 가봤다. 정말 팬인 원온원노트 가영님이 행사에서 연사를 맡으신다길래 바로 신청했다. 내가 가영님의 팬이 된 이유는 경험에서 우러나온 실용적이고 따뜻한 조언들 때문이었는데 이걸 직접 들을 생각을 하니 너무 기대되었다.
https://networking-driven.softr.app/
주제는 '네트워킹 드리븐'이었다. 들어본 적은 없지만 어떤 의미인지 알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울산에서 커리어를 시작했기 때문에 오프라인 모임은 거의 없다시피 했고 스터디를 해도 채워지지 않던 '네트워크'에 대한 갈망이 있었는데 주제를 보니 아, 이게 내가 원하던 거였나? 싶었다.
가기 전에는 네트워크 드리븐을 '같이 성장할 수 있는 사람들을 만나는 것'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포괄적인 의미였다. 연사님들의 경험과 이야기들을 통해 '나에게 네트워크 드리븐은 무엇인가, 왜 필요한가' 고민도 해보고 '어떻게 그걸 실현할지' 구체적인 액션 플랜도 세워볼 수 있었다. 이래서 서울에 살아야 하나보다. 울산이었으면 생각도 못했을 텐데.
장소는 역삼역 근처의 MARU180이라는 곳이었다. 입구부터 공간이 너무 예뻐서 설렜다. 강연하는 곳에 가서 처음 든 생각은 '불금인데도 사람이 많구나. 다들 열정적이다!'였다. 에너지 넘치는 사람들을 보니 나도 에너지가 충전됐다.
자리에 앉고 나서는 다들 서로 아는 사람들인지 인사도 나누는 모습에 부러워졌다가 하나둘씩 노트북, 태블릿을 꺼내는 모습에 왜 나는 챙길 생각을 못했지 후회도 했던 것 같다. 돌이켜 보니 많은 감정이 스쳐 지나갔던 것 같다. 처음은 이런 것 때문에 설렌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보니 곧 세션이 시작되었다. 진행은 브랜디 그로스 리더, 주혜 님이 맡아주셨다. 너무 진행이 깔끔해서 멋졌다.
아래는 제가 기억나는 대로 쓴 거라 연사님의 의도와 다른 부분이 일부 있을 수 있습니다. 파란색은 제 의견이니 감안해서 읽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첫 번째 세션은 슨케터, 승재 님이 준비해주셨다.
퍼스널 브랜딩: 네트워킹 드리븐의 시작, 내 가치를 입증하는 가장 멋진 방법
첫 세션, 거인은 아무나 어깨에 태우지 않는다는 제목이 인상 깊었다. 나는 퍼스널 브랜딩의 중요성을 담고 있는 제목이라고 해석했다.
승재 님은 따로 취업 준비를 하지 않았는데도 네트워크 드리븐을 통해 좋은 기회들이 많이 생겨 커리어가 성장한 케이스라고 하셨다. 그 중심에는 '퍼스널 브랜딩'이 있었는데 승재 님은 '슨케터'라는 페이스북 채널을 운영하며 생각들을 잘 정리해오셨다고 한다. 이때 초기에는 '저는 아주 일을 열심히 하는 주니어 마케터예요. 엄청 빠르게 성장하기 때문에 몸값 쌀 때 나랑 일하면 이득일 거예요!'라는 느낌을 주려고 노력했다고 하셨다.
나도 짧지만 약 1년간 디자인 프리랜서로 살아본 적이 있다. 프리랜서에게는 영업 = 매출이기 때문에 스스로 잘 셀링 할 줄 알아야 했는데 그때 나는 많이 찾는 프리랜서가 되기 위해서는 '뛰어난 실력' 또는 '저렴한 가격' 두 가지밖에 없는 줄 알았다. '열심히 하는'걸 강조하거나 '내 스토리'를 강조하는 방법은 생각도 못했는데. 대학생 때부터 이걸 아셨다니, 참 대단하신 분이라고 생각했다.
이렇게 채널을 운영하다 보니 자연스레 퍼포먼스 쪽에도 관심이 가셨다고 한다. 그때 퍼포먼스 마케팅이라는 개념이 한국에 처음 들어왔고 당시 그 분야에서 가장 영향력 있던 분(폴)이 행사를 준비하셨는데 그때 만난 분들과 아직까지도 좋은 연을 이어오고 있다고 하셨다.(뒤에 나오실 주혜 님도 이때 처음 만나셨다고 한다)
이때 행사를 준비하면서 승재 님은 내가 못하는 부분이 있다는 걸 부끄러워하지 않고 1) 빠르게 인지하고(메타인지하고) 2) 그걸 잘하는 사람을 찾아서 배우면 훨씬 빠르고 쉽게 성장할 수 있다는 걸 깨닫게 되셨다고 했다.
1. 퍼스널 브랜딩을 꾸준히 하자.(브런치 쓰기) 다양한 기회가 생길 수 있다. 단, 나를 너무 과대포장하려 하지 말고 지금처럼 느낀 거, 배운 거, 부족한 것들 모두 솔직 담백하게 담아내자.
2. 메타인지를 잘하자. 내가 못하는 게 뭔지 알아야 그 분야의 잘하는 사람을 찾아볼 수 있다. 잘하는 사람에게 배우면 훨씬 빠르게 성장한다.
두 번째 세션은 원온원노트, 가영님이 준비해주셨다.
누구나 써먹을 수 있는 네트워크 드리븐 성장 방정식
내가 이번 공유회에 참가하게 된 계기이기도 하다. 제일 기대했던 세션이었는데 역시나 기대 이상이었다. 소셜캐피탈의 개념부터 어떻게 실천하면 좋을지 HOW까지 있는 실용적인 강연이었다.
가영님 세션에는 처음 들어보는 용어인 '소셜캐피탈'이라는 것이 등장한다. 소셜캐피탈은 공통된 가치를 중심으로 나를 둘러싼 서클을 의미하는데, 이 소셜캐피탈이 가영님의 커리어에서 '문제를 해결하거나, 성장하는데 가속도를 높여주는 역할을 했다고 한다.
가영님은 소셜캐피탈을 '멘토', '피어', '루키' 3개의 그룹으로 정의하셨다.
1. 멘토: 나보다 먼저 경험을 해본 선배들로 만나기 제일 어려운 그룹, 하지만 잘 만나면 인생이 바뀔지도.
이 분들을 만나기 위해서는 먼저 열정적인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지금 내 상황을 대입해봐도 내가 가영님과 소셜캐피탈 관계가 되고 싶다고 해서 무작정 무례하게 친하게 지내 달라고 할 수 없듯, 아직 경험이 적은 주니어 시절에는 갖고 있는 열정, 패기를 무기로 열정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게 멘토 입장에서 제일 이뻐 보일 것이다.
또 만약 감사하게도 도움을 받았다면 감사 표현을 충분히 하자. 조금 놀랐던 건 이렇게 감사 표현하는 게 멘토들에게는 보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내 감사인사가 그분들에게 뿌듯함과 보람으로 크게 다가올 수 있다는 생각은 정말 못했던 것 같다. 그 외에 질문을 할 때는 구체적으로, 도움을 받을 때는 그 일이 어떻게 되어가고 있는지 팔로우업도 하고 나중에 내가 도움 될 수는 없을까 고민하는 자세도 필요하다는 조언도 해주셨다.
가영님의 경우에는 실리콘밸리 개발자로 유명하신 '한기용'님이 멘토셨다고 했는데(나도 인터뷰 영상을 봤다) 그 스토리를 듣고 사실 눈물이 찔끔 났다. 우연히 고객으로 알게 되었는데 가영님의 노력과 자세를 보고 기용님이 많이 지지해주고 함께 고민도 들어주셨다고 했다. 그 과정에서 가영님의 노력이 얼마나 절절했을지 상상이 되어서, 또 그 모습을 보고 그냥 흘려보낸 게 아니라 관심을 가져주신 기용님의 따뜻한 마음에도 너무 감동받았던 것 같다.
2. 피어: 나와 비슷한 수준의 동료들을 뜻한다.
좋은 동료들을 주변에 두기 위해 해보면 좋을 세 가지 방법을 알려주셨는데
1) 판을 깔아주거나(모임이나 공유회 같은 것들을 기획하는 것으로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2) 배움 및 인사이트 공유(스터디 같은 게 될 것 같다)
3) 사람과 사람과의 연결(내 인적자원을 바탕으로 필요한 사람들을 연결해주는)
이 이야기를 듣고 하나로 생각이 정리되었다. '내가 좋은 동료를 만나고 싶다면 나와 공통된 목적을 가진 사람들을 한 군 데다가 모으는 역할을 하면 되는구나!'
3. 루키: 내가 쌓아온 경험, 전문성을 통해 현재의 모습보다 훨씬 성장 가능성이 큰 원석을 뜻한다.
이 부분은 예시가 기억이 난다. 지금 운영 중이신 원온원 노트의 디자이너분으로, 스픽에서 만나게 되었다고 한다. 가영님이 채용하신 분인데 원래 프리랜서 디자이너였다고 한다. 이 부분을 가영님이 높게 평가해주었고 실제로 같이 일하게 되었는데 약간의 도움으로 정말 빠르게 성장하는 모습을 보고 보람을 느끼셨다고 한다.
가영님은 친절하게 어떻게 하면 좋을지 방향도 제시해주셨다. 그 방법들이 너무 공감 가서 알려주신 소셜캐피탈을 쌓기 위한 4가지 방법을 실천해볼까 한다.
1. 배우고 경험한 것들을 꾸준히 기록하고 공유한다.
2. 그 과정에서 필요한 피드백을 잘 물어보고 수용한다.
3. 도움을 받으면 명확한 팔로우업과 감사 표시를 한다.
4. 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도록 한다.
나는 이 과정을 통해 끊임없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주변 사람들의 신뢰, 지지를 얻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정말 도움 되는 세션이었다. 개념 정리도 잘되고.
가영님 세션이 끝나고 쉬는 시간이 있었다. 이때 스스로 꽤 놀란 사건이 있었다. 바로 가영님께 내 명함과 감사인사를 드리러 간 것이다. 나는 외향적인 편이라 사람들과 쉽게 친해지는 편인데 이런 자리에서 연사님께 직접 갈 생각은 이때까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다. 옆자리에 앉아계신 분과 말을 텄는데 알고 보니 그분도 가영님 팬이어서 오게 되셨다고 한다. 평소였으면 주변 사람들과 인사 나누는 정도만 하지, 연사님께 가거나 질문조차 못했을 텐데 그분이랑 친해져서인가, 아니면 주제가 네트워킹이라 그런가. 같이 가영님께 명함을 드리고 왔다.
솔직히 너무 떨렸다. 가서 뭐라고 말씀드려야 하지 팬이라고? 쉬셔야 하는데 내가 방해하는 건 아닐까? 이런 걱정들이 앞섰다. 그래도 가서 명함 드리고(명함이 없어서 여기 온다고 명함도 만들었다. 그래도 왔는데 내 이름 석자는 말씀드리고 싶었달까...) 팬이라고, 강연 너무 잘 들었다고 말했다. 말을 시작하다 보니 멘토님과의 일화 들려주실 때는 눈물도 조금 났던 것 같다며 주책도 떨었다. 가영님이 잘 받아주셔서 그런 것 같다. 정말 또 한 번 팬이 되었던 자리였다.
이렇게 쉬는 시간이 끝나고 세 번째 세션이 시작되었다. 생각보다 공유하고 싶은 내용이 많아서 주혜님과 현일님의 강연 후기는 다음 편에 이어서 작성해야겠다. 지난주 금요일에 다녀왔는데 강연 들으면서 한 번, 초고 쓰면서 한 번, 퇴고하면서 한 번 계속 자극받는다. 나중에 텐션 떨어질 때 다시 들어와서 보면 또 자극받겠지. 최근에 내가 이렇게까지 열정적이었던 적이 있었나? 다음에는 우리 팀 동료들도 데려가야겠다.
네트워크 드리븐 공유회 후기 2편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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