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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ow Here 세은 Apr 05. 2022

기질이 다른 두 아이와 교류하기

쌍둥이 육아를 잘하고 싶은 부족한 엄마의 일기

1분 차이로 태어난 25개월 쌍둥이는

매일 껌딱지처럼 나의 몸에 붙어있다.


서툴고 무뚝뚝한 성격이지만

 엄마와 교류하고 싶은 1호와,

'둘째는 원래 욕심많고 엄마 집착강하다' 편견이 진실인 마냥 나만 쳐다보는 2호.


태어날 때부터 대근육, 소근육 등

행동방식이 다르던 그녀들은

성장할수록 표현과 교류방식도 차이가 커진다.  

자신의 근처에서 큰 간섭 없이 바라봐주길 바라는 1호,

여기서 중요한건 1초도 빼놓지 않고

계속 바라보고 있어야 한다는 것.

그리고 1초도 빠짐없이 자신과

붙어있어야 하는 2호가

이제 슬슬 말을 하고

자기 주관이 명확해지는 시기가 되니

고충 아닌 고통이 생겼다.



두 명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육아는 없을까?



물론 이성적인 대답은 당연하다.

엄마의 최선이 아이들에게 느껴질 테니

걱정 없이 스스로를 챙기며 육아하세요.

맞는 말, 옳은 말이지만

두 아이가 동시에 불만을 표하며 엄마를 원할 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마음까지 지쳐 동굴 속으로 들어가고픈 기분.


세상 사랑스럽고 귀하디 귀한 자식들이

슬슬 미워질 때 즈음

곧 다가올 육퇴를 기대하며 잠 쟤우기를 시작한다.

그때부터 짧고 굵은 또 다른 고통이 찾아온다.

배 위로 올라와 비비 꼬는 한 명과

소리 지르고 우는 다른 한 명.

두 아이는 엄마 사랑이 충분히 충족되지 않을수록

더욱 행동이 거세진다.

그렇게 두 시간 폭풍이 불고 난 후

잠이 든 아이들을 보며 생각한다.

 

'이 시간을 고통이라 생각한 난 부족한 엄마인가?'


뽀로로 이상의 육통령이라 불리는 오은영 박사가

나의 고민을 듣는다면

당연히 그럴 수 있다 위로해주겠지만

마음 한켠의 불편한 감정이 스스로를 채찍질한다.

그리고 아이들에 화내고 엄하게 굴었던

나 자신이 미워진다.


내일부턴 부드럽게 설명해야지,

아이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줘야지 생각하고는

또 화내고 있을 내 모습이 그려져

먹먹하고 미안해진다.


아이들을 100% 만족시킬 수 있는

완벽한 엄마가 될 순 없지만

적어도 부족한 엄마로서 아이들과

온전히 교류할 수 있는,

나중에 아이들이 커서

'네 엄마는 이런 엄마였어'를

당당히 말해 줄 수 있는

그런 엄마가 될 순 없을까?


오늘도 곧 다가올 하원 시간에 쫓기며

더 좋은 육아를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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