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전포인트
오늘의 영화인 ‘언더 워터’는 심해 바다에서 펼쳐지는 스릴러 괴수물이다.
당연히 이야기는 심해를 향해 침몰 직전인 배 안에서 탈출해야만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탈출 과정에서 심해 속 미스터리 한 생명체의 위협까지 더해져 서스펜스는 극대화된다. 미스터리 한 생명체를 피하고, 최악의 조건 속에서 이들이 과연 다시 땅을 밟을 수 있을지가 관건인 영화이다.
관전포인트1: 적당함
스릴러와 괴수영화를 종종 본다. 현생에서 지칠 때에 정체모를 괴수와 돌연변이들에게 쫓기는 사람들을 보면 나도 모르게 몰입이 되고, 안심이 된다. 극한의 상황 속에서 사람들이 생존을 중심으로 하나 되거나 터질 것 같은 분열 직전의 상황일지라도 같이 헤쳐가는 모습이 좋다.
그래서 스릴러 괴수물을 볼 때에 중요한 나만의 기준이 있다. 적당한 개연성, 적당한 전개! 서사 진행에 방해되지 않을 만큼의 적당함이 바로 그것이다. 이들의 생존에 온전히 몰입하고 싶기에 너무 허술한 개연성은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가 된다. 그래서 완벽한, 훌륭한, 마스터피스 같은 스토리 라인은 아니라도 적당하게 이야기가 진행되면 충분하다. 스릴러, 괴수물에 대한 나의 기준점은 적당함이다.
관전포인트2 : 다양한 인간상(하지만 발암물인은 아닌)
극한의 상황에서 생존밖에 이유가 안남을 때에 사람들의 본모습, 밑바닥이 드러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괴수물에서 겉으로는 착한 사람이라도 목숨이 걸린 상황에서 이기적인 선택을 내리는 것을 볼 수도 있고, 어쩔 수 없이 냉정한 선택을 내릴 때에 인간으로의 고뇌를 엿볼 수 있다.
갇힌 상황, 괴수의 출현 그리고 생존을 향한 질주. 이런 스릴러 괴수물의 전형적인 플롯에 오롯이 몰입해야 하지만 방해하는 요소는 부실한 설정도 있지만 발암물인이 있다. 굳이~이상한 선택에 집착하거나 극도로 이기적인 모습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다가 죽거나 하는 인간상들은 몰입을 방해할 뿐 그 어떤 도움이 되지 않는다.
사실 바니 인형에 집착하는 모습에서 살짝 불안하긴 했지만 모든 구성원들이 그의 바니 사랑을 지지해주고 사람보다 먼저 바니를 구하는 것을 보면서 일종의 개연성을 느낀 것 같다. 사실 진정한 생존은 바니 인형이 보여준다.
주인공 노라는 정말 까리한 주인공의 정석이고, 시스템 엔지니어라는 직업에 충실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개인적으로는 만족스러운 인물이었다. 역시 이과없이는 살 수 없다. 마지막 순간에 선원들을 먼저 올려 보내는 선장의 모습도 같은 맥락에서 감동으로 다가온다. 죽음을 앞두고 있어도 맡은 바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언제 봐도 감동이다.
죽을 수 있다는 것 인정하세요?
응. 살 수 있다는 것도 인정하지?
그리고 아무리 자판을 두드리고, 뜯어봐도 침몰하는 배를 고칠 수 없을 때에 포기할 법도 같은데 남은 사람들은 포기를 모른다. 사실 100% 긍정적인 모습으로 해저 바닥을 걸어 로크로 가겠다고 했었다면 그냥 잠들었을 것 같다. 하지만 조금 염세적인 모습과 비판적인 모습을 보이며 의견이 모이지 않았지만 다른 방법이 없기에 ‘살 수도 있는’ 그 마지막 방법을 준비하는 모습은 짠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사면이 막혀있지만 바닥에 조그맣게 뚫린 구멍으로 기어 나아야 하는 선택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인 절망이 느껴졌다. 별다른 수가 없기에 그들은 더 깊은 바닷속으로 들어간다.
관전포인트3: 결말
스릴러 괴수물의 이상적인 결말은 무엇일까?
사실 결말은 경우의 수가 많지가 않다. 상당한 타격을 입었지만 탈출에 성공하거나 아니면 처참하게 몰살당하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결말은 살아남은 주인공들 너머로 또 다른 괴수의 출현을 암시하며 끝나는 것이다. '에일리언 1,3'이나 '고질라 1' 그리고 '쥐라기 공원 1'과 같은 영화들은 고전적이지만 아직까지도 애정 하는 영화들이다. 그다음 괴수 출현을 암시하며 긴장감이 극도로 오른 상태로 엔딩을 맞이하는 것은 엄청난 쾌감을 선사한다.
'언더 워터'의 결말은 어떨까?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주인공의 숭고한 정신도 엿볼 수 있고, 그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을 보여준다. 결말이 허무하다고 느낄 수는 있으나 나름 나쁘지 않은 결말이었다고 생각한다. 스릴러 괴수물에서 보여줄 수 있는 선택지는 많지 않다 보니 나름 선방했다고 생각한다. 완전한 괴수물이라고 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으나 그래도 킬링타임용으로는 손색이 없다고 생각한다.
까리한 주인공! 그렇게 거슬리지 않는 스토리 전개! 그리고 심해의 괴수까지!
이 여름에 긴장감 있게 영화 한 편 괜찮지 않나 싶다.
총별점은 2.5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