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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강이 Apr 09. 2021

리얼생존 뉴스레터 Vol. 10. 4월 2주차

빅데이터 기반 기능성식품 R&D, '어반랩스' 김선현 대표


여러분은 어떤 건강기능식품으로 건강관리를 하시나요? 셀프 임상실험가에 가까운 저는 다양한 건강기능식품과 약으로 건강관리를 하고 있는데요, 사실 이러한 건강기능식품이 시중에 어마무시하게 많다보니 어떤 것을 어떻게 골라야 할지 많은 고민이 됩니다. 


새롭게 다시 시작하는 리얼생존뉴스레터, 이번 9회차에서는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기능성 식품을 개발하는 ‘어반랩스’의 김선현 대표님을 만나보았습니다.

어반랩스의 첫 번째 제품, '마카롱-EX' 


필진 : 안녕하세요, 대표님. 이렇게 인터뷰에 시간내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김선현 대표님 : 안녕하세요, 저는 빅데이터 기반으로 기능성 식품 R&D 전문 스타트업 어반랩스의 대표 김선현이라고 합니다. 



필진 : 기능성 식품쪽만 계속 하시는 거예요?



김선현 대표님 : 네, 기존의 기능성 식품 시장을 보면 공급자 중심으로 트렌드가 가거든요. 얼마전에도 새로운 원료, 예를 들면 타트체리가 들어왔다고 하면 이것을 언론에 동시 다발적으로 홍보를 해요. 그럼 정보성 방송에서 타트체리가 몸에 좋다고 나오고, 방송 후 곧바로 홈쇼핑으로 연결되죠. 이것이 소비자들에게 소비 패턴이나 사고의 방향을 정해주게 됩니다. 이렇게 보면, 트렌드가 소비자에게서 생산자로 가는 것이 아니라, 탑다운으로 가게 되는 경우가 훨씬 많아요. 



그래서 시장의 데이터를 활용하여 진짜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만들어보자는 취지에서 저희는 반대로 시도하고 있어요.




필진 : 시장에 있는 데이터를 활용하신다면, 보통 어떤 것들을 활용하시는 건가요? 



김선현 대표님 : 검색어 추이가 될 수도 있고, 자연어 분석을 해서 리뷰 등을 분석하기도 해요. 저희가 처음 개발한 제품이 ‘마카롱-EX’라는 제품인데, 저희가 마카에 대한 다양한 시장 데이터를 분석했어요. 성분은 좋지만 먹을 때 불편하거나, 맛, 섭취 횟수 등의 리뷰가 있었고, 이런 데이터를 수집하고 키워드를 바탕으로 이런 것들을 보완해보자 라는 방향성을 잡게 된 거죠.



필진 : 신기하네요. 저도 몇년 전에 마카 알약을 먹기도 했고, 건기식을 많이 먹는 편인데 먹다 보면 이건 진짜 효능이 있다, 이건 광고만 잘 하는 것 같다, 라고 느끼게 되는데 어찌 보면 이런 것들도 걸러짐으로써 소비자들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것도 생각하고 계시는 건가요? 



김선현 대표님 : 네, 건기식 시장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이걸 먹어도 효능이 있는지 모르겠다’는 사람들의 리뷰였는데요, 실제 성분은 충분히 인정은 받은 것들이지만 함량에 있어 차이가 발생하는 것이 바로 그 이유인 것 같아요. 워낙 건기식 시장이 화장품 시장처럼 마케팅 쪽으로 치중되면서 마케팅 비용이 올라가면 원가를 줄일 수 밖에 없어요. 그럼 결국 함량이 줄어들고 과대광고가 이루어지게 될 수 밖에 없죠.



그래서 저희가 제품 개발을 하면서 목표로 한 것이 기본을 지키면서 ‘충분한 권장량을 다 때려넣자’라는 것이었어요. 근데 쉽지가 않았던 것이 제조사에서도 이렇게 만들면 못 판다, 안 남는다, 라고 했거든요. 저희 제품의 제조원가가 매우 높으니까. 



하지만 저희는 시장을 한 번 테스트해보고 소비자들의 생각에 제품이 좋은지 아닌지 확인을 해야 했기 때문에 그렇게 한 번 냈는데, 와디즈에서 반응이 매우 좋았어요. 요즘은 소비자들도 많이 스마트해져서 리뷰에도 ‘함량이 많다’고 써주시더라구요. 기존의 문제점을 소비자들도 알고 있었고, 가려운 부분을 저희가 긁어주니까 금방 시장의 호응이 왔다는 것이 매우 신기했어요.



  



필진 : 식품 쪽은 다루기가 쉽지 않으셨을텐데, 비즈니스를 시작하시게 된 계기가 있나요? 



김선현 대표님 : 사실은 저희가 네 번 정도 피봇을 했어요. 처음 2019년 8월에 회사를 설립한 후 이것저것 해보다가 어려움이 많이 봉착했었죠. 그 때 자본금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공동창업자 셋이 모여서 회의를 일주일간 했어요. 그 때 같이 있었던 김형진 이사가 빅데이터로 식품 연구를 해본 경험이 있고 저희가 커머스와 마케팅을 해본 경험이 있으니 한 번 개발을 해보자고 했어요. 이 과정에서 카이스트 동기가 있는 건강기능식품 전문 브랜드 ‘이로아’에 도움을 요청을 하여 같이 개발을 하게 되었어요. 그 친구가 제조와 마케팅에 대하여 많은 코칭을 해줬죠. 



필진 : ‘마카롱-EX’를 처음 출시했을 때 반응이 매우 좋았던 것 같아요. 당시에 타겟하던 고객층과 실제 구매층이 잘 맞으셨어요?  



김선현 대표님 : 그 부분도 참 재미있었던 것이, 사실 마카라는 것이 남성활력제라는 인식이 강하게 박혀 있어 주 타겟층이 4060 중장년층이었거든요. 그래서 저희는 조금 더 젊은 세대인 2039 세대로 타겟했는데, 실제 구매는 반반이었어요. 마케팅 타겟은 2030이었지만, 실제 구매는 기존 마카 구매층이었다는 것이 또 새로운 발견이었기에 요즘은 마케팅 방향을 어떻게 잡아가야 할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와디즈 펀딩이, 저희도 고객이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를 배우고, 새로운 마케팅 소재도 던져보면서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었던 좋은 시간이었어요. 







필진 : 실제 제품을 개발하시면서 굉장히 많은 노하우가 쌓이셨을 것 같아요. 그에 대한 특별한 자랑이 있으실까요? 



김선현 대표님 : 저희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일하다보니 처음에는 엑셀로 작업을 많이 했어요. 이를 복기해보니까 일련의 프로세스가 되더라구요. 그래서 이를 프로그램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플랫폼을요. 

기존의 판매사들이 딱히 시장의 니즈를 파악하지 않고 공급자 중심의 마케팅으로 파는 문제를 바꾸고 싶었고, 이 사람들도 좀더 전문적인 지식과 시장데이터를 가지고 판매하면 좋겠다 싶어서 저희가 플랫폼을 만들고 있어요. 


그걸 저희가 ‘BIC PM’이라고 불러요. Bigdata Insight Customization Product Manager라고 해서 길게 붙여놨는데, 저희가 이것을 플랫폼으로 개발하고 있어요. 예를 들면 ‘피로’라고 검색하면 연관검색어와 검색어 추이가 나오고, 관련 성분이 나오고, ai 알고리즘으로 상관계수로 그 부재료를 선택할 수 있게 해주고, 그에 따른 함량 가이드를 해주면 R&D 시뮬레이션을 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최종적으로 시중에 나와 있는 제품들을 비교할 수 있게 하는 것을 개발하고 있어요. 



개발이 완료되면 구독형으로 배포를 할 수도 있고, 교육과정으로도 만들 수 있고, DB로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저희가 이를 병행해서 만들고 있어요. 


정해진 15g에 원하는 권장량을 넣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고...


필진 : 그럼 제품 개발하시면서 특별히 이 부분이 가장 어려웠다고 하시는 부분도 있으신가요? 



김선현 대표님 : 저희는 식품을 만드는 데에 함량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해요. 근데 ‘마카롱-EX’ 한 포, 이 정해진 15g 안에 원하는 권장량을 다 집어넣는 게 너무 어려운 거예요. 마카를 그냥 먹어보면 콩가루 같아요. 이를 농축액으로 만드려니 원가가 일곱 배 이상 올라가고, 좋은 성분이지만 맛없는 성분들을 넣다보니 맛이 나빠지고, 그래서 이 두 가지가 매우 어려웠어요. 



알약으로 만들면 속편하기 쉽겠지만, 데이터에서 말한 대로 ‘섭취량이 많은 문제점’을 해결하는 데에 한계가 있으니까요. 그래서 사람들이 선호하는 맛을 잡기 위해서 배합테스트를 수십번을 하고, 식품으로 열 여섯 번을 뽑아냈어요. 하도 많이 하니까 나중엔 수석연구원님이 화를 내시더라구요. 저희가 계속 요청하니까요. 




필진 : 지금 어반랩스는 안전궤도에 올라섰는데요, 창업을 준비하는 분들께 그 경험을 바탕으로 ‘이 것은 꼭 잊지 말아야 한다’든지, ‘이 것은 꼭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조언이 있으실까요? 



김선현 대표님 : 저도 아직 조언을 할 때가 아닌 것 같긴 하지만, 저도 액셀러레이터였고 그 일을 하면서 많이 배웠으니까, 보면 창업이 정답은 없지만 가이드는 있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면 정부지원사업에 도움이 되는 게 많아요. 이런 부분도 적절히 활용해서 계속 증명을 받고 지원을 받으면 사업이 스케일업이 되는 걸 느낄 수 있어요. 사실 이런 사업을 일일이 찾아서 지원하는 것이 귀찮잖아요. 하지만 계속 쓰다보면 도움이 많이 되는 것이 정부지원사업이 아닌가 싶어요. 



필진 : 요즘 정부지원사업들의 추세를 보면 대학생 창업의 경우는 약간 좀비기업이라고 해서 정부지원사업만 하고 사업은 뒷전인 경우도 적지 않은데, 대학생 창업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김선현 대표님 : 사실 제가 고려대에서 창업멘토를 3년 넘게 하고 있는데, 많이 받는 질문이 바로 그거예요. 창업해야 하나요, 취업해야 하나요, 라는 질문이죠. 



꼭 뭐가 좋다라고 말하긴 어려워요. 스펙성으로 창업 한 번 해보면 취업하기 좋지 않을까 하는 분들이나, 남들 다 하니까 한 번 해볼까, 동아리에서 하니까 한 번 해볼까, 하는 접근을 하는 분들은 그 시간이 아까울 수 있어요. 본인이 확신이 있고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엔 괜찮다고 생각해요. 본인이 진짜 이것을 하고 싶은지를 보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필진 : 네, 벌써 주요 질문이 끝나고 이제 마지막 질문입니다. 어반랩스의 올해의 목표, 그리고 대표님의 올해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김선현 대표님 : 작년 초까지는 회사가 많이 방황을 했거든요. 근데 짧은 시간에 안정화시키고 매출을 만들었다는 것이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이제 스케일업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뭔가 1집을 잘 낸 가수가 2집 타이틀을 뭘로 해야 할지 고민하는 느낌이랄까요? 다음에 어떤 제품을 낼 지는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단계이지만 저희가 하는 방식이 맞기를 바라고 있고, 이 과정에서 아까 말씀드린 BPM의 완성도를 높여가면서 다른 사람들도 플랫폼을 쓸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저희 회사의 두 가지 목표예요.



제 개인적인 목표라면 회사의 안정적인 성장인 것 같아요. 사실 작년까지는 사업인지 동아리인지 잘 몰랐거든요. 이제는 Cash Flow가 정상적으로 돌면서 챙겨야 할 게 더 많아요. 그런 것들을 최대한 놓지지 않게 하는 것? 멘탈 관리 잘 하는 것? 그것이 가장 우선일 것 같아요. 


 



필진 : 갑자기 번외 질문이 생각났습니다. 저희가 2회차에 얼리슬로스 이재원 대표님을 인터뷰했는데, 당시 ‘창업하세요’가 얼리슬로스 내의 최고의 욕이라고 할 정도로 너무 힘들었다고 하시더라구요. 자, 그럼 여기서 들어보는 대표님의 고충 토로! 



김선현 대표님 : 막 진짜 힘들었다는 게 딱히 없었어요. 근데 한 가지, 막연한 불안감. 뭐가 잘 될지, 어떻게 될 지에 대한 것, 내일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게 너무 불안했던 것 같아요. 내일은 가서 뭘 해야 할지, 이런 것들이요.



그래서 잠을 많이 못 잤었어요. 작년, 재작년도까지는 눈을 감으면 ‘내가 이제 뭘 해야 하지?’, ‘어떻게 해야 하지?’ 라는 질문이 계속 생각났거든요. 근데 이제는 방향을 잡고 진척도가 생기니까 희망을 가지게 된 것 같아요. 



필진 : 네, 올해 커다란 전환점으로서 새롭게 도약을 하게 된 상황에서 조금 더 대표님도, 어반랩스도 성장 동력을 가지게 되신 것 같습니다. 인터뷰 질문은 이것으로 마무리되고요, ‘마카롱-EX’에 이어 다음 제품은 무엇이 나올 지 궁금해지네요! 다음 제품이 출시되면 저희 리얼생존뉴스레터의 독자분들도 아실 수 있도록 저희가 적극 홍보하도록 하겠습니다. 


이상으로, 빅데이터 기반 기능성식품 R&D 회사 어반랩스의 김선현 대표님이었습니다! 





어반랩스의 공동대표 

왼쪽부터 송한웅, 김선현, 김형진 대표














https://www.urbanlabs.kr/


https://smartstore.naver.com/macalong/products/5457356331


https://www.coupang.com/vp/products/522318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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