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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라 Mar 18. 2022

20대의 끝자락, 정규직 직장 퇴사를 결심하다.

프리선언 드디어 결심으로 옮기다 

인생은 정말 무수히 많은 방향에 대한 선택지가 있다.


20대의 끝자락이 나에게도 찾아왔다.

이제는 고등학교가 아닌 대학교 시절조차 추억으로 삼는 나이가 되면서 

점점 나의 20대가 끝나가고 있다는 것이 실감 나기 시작했다. 


 나 또한 20대 후반 또는 30살의 나이에 대단한 어른으로 자라게 될 것이라는 상상을 수도 없이 해왔다. 


현실은 아직도 무슨 일만 있으면 엄마를 찾고

비현실적으로 보이는 꿈만을 계속 꾸고 하고 싶은 것이 많아 안정보다는 도전을 추구하는 

나이만 먹은 '어른이'일뿐이다. 

물론, 아직 나는 아주 어린 나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주위 환경이 사회가 자꾸 나에게 나이에 대한 부담감과 걱정을 심어주는 것 같다.


아니, 사실 핑계다.

누가 뭐라고 하든 스스로 나이에 대한 강박을 생각하지 않고 자신의 삶을 살면 된다. 

내가 어리다고 생각하면 어린것이고 나의 삶의 방향은 스스로 결정하면 된다.

그러나 난 자꾸 핑계를 되면서 나 스스로 나이의 한계를 설정했고 

대학에 남들보다 늦게 갔다는 이유로 항상 늦음에 대한 강박에 시달렸었다. 


하고 싶은 일과 하기에는 늦은 건 아닐까라는 생각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면서

20대를 보낸 것 같다.

그리고, 20대의 끝자락 나는 정규 직장 퇴사를 결심하게 된다.


남들처럼 3년, 7년 이상 20대의 반을 회사에 보낸 후, 드디어 퇴사를 결심하고 꿈을 찾는 스토리는 아니다. 

졸업 후 프리랜서로서의 삶과 그래도 정규직 취업을 해야 하는 나이 아닌가라는 두 가지 생각 속에서

혼자 프리랜서로 이것저것 일도 찾아보고, 정규직 취업을 위해 언론고시, 토익, 오픽, 컴활 등의 자격증 취득, 인적성 공부 등 취업준비도 해봤으며 실제로 계약직, 정규직, 아르바이트 등으로 '사무직'으로서 직장에서 일도 해봤다. 


그러나 결론은 계속 똑같았다. 

9 to 6 근무, 사무실, 출퇴근, 사무직 등의 키워드가 들어간 모든 일을 난 끝까지 해내지 못했고, 하는 동안 엄청난 스트레스와 우울감에 빠진 것이었다. 

특히, 나는 어디에 소속되거나 고정된 일과 공간에 대한 스트레스가 큰 편이다. 

이미 중학교 때부터 학교, 학원, 집의 패턴의 반복과 학교에 소속되어 하루 종일 시간을 보내는 것을 견디지 못하고 캐나다 이민을 직접 추진한 것만 봐도 남들보다 이를 견디지 못하는 정도가 큰 것을 알 수 있었다. 


대학교 때는 취업에 대한 생각을 한 적이 없다. 

사실 나는 캐나다 학교를 다니면서 배우의 꿈을 가지게 되었고

한국에 와서도 연극영화과 입시를 하면서 당연히 연기에 관련된 일을 할 것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대학에 와서 영화를 만드는 일을 하며 배우가 아니더라도 영화 현장에서 일을 하며 먹고사는 것만 생각했기 때문에 취업은 나와는 먼 일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4년이라는 대학 생활의 시간도 정말 빠르게 흘러갔다.

모든 동기들이 취업에 대한 고민을 하고 일찍부터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것을 보며 

나도 모르는 사이 그들이 가는 길을 뒤늦게 쫓아가려고 했던 것 같다.


소속 없이 프리랜서로 일을 찾는 것에 대하여 나는 아무런 정보도 없었고

주위에 누구도 알려주지 않고 누구도 가지 않는 길이 었기 때문에 스스로 개척해보려고 했으나

정말 막막했고 걱정이 컸으며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졸업 후 약 3년간은 이 때문에 남들이 가는 길을 따라다가 이탈하고,

다시 돌아와 똑같은 길을 가다가 다시 이탈하는 것의 반복이었다. 


현재 운 좋게 내가 원하는 산업과 직무의 직장에서 정규직 제안을 받아 일을 하고 있다.

드라마 제작사에서 기획 PD로 일하며 매일 다양한 대본을 보고 드라마, 영화, 웹툰, 소설 등 다양한 IP를 소비하고 리뷰하는 등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다.

그런데 왜인지 행복하지 않았다.


좋아하는 일과 그 일을 어떤 방식으로 하고 싶은지가 달랐던 것이다.

분명 내가 잘하고 좋아하는 일인데 그 일을 하는 방식이 내가 원한 것이 아니었다.

직무적으로는 내가 좋아하는 일이다.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스스로 A부터 Z까지 기획하는 일.

게다가 내가 좋아하는 ott, TV 드라마, 영화 등 다양한 콘텐츠 산업군까지.

그러나 어떠한 산업과 직무여도 여전히 똑같은 시간에 눈을 뜨고 만원 지하철을 타서

집중이 되든 안되는 답답한 사무실 책상 앞에 앉아 하루의 절반을 반복된 업무를 해야 한다는 것은 동일했다. 


우선 나는 독립적으로 일을 하는 것을 좋아한다.

졸업 후 약 1-2년간 혼자 프리랜서로서 여러가지 일을 스스로 만들고 다양한 시도를 해보는 내내 

불안했지만 매우 즐거운 시간을 보냈었다.

또한, 조직에 속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남들보다 큰 편이다.

졸업 후에는 갑자기 대학이라는 울타리가 없어져서 아 역시 나도 어딘가에 소속되는 것을 좋아하는 건가 생각하며 갑자기 회사에 들어가기 위해 뜬금없는 노력을 했지만 결론은 나는 소속감을 좋아하지는 않는 것 같다.

끈기와 지구력이 부족한 편이다.

기획 프로듀서로 현재 일을 하면서 가장 많이 들은 말은 이 일은 엄청난 인내심과 차분함이 필요하다는 것.

막상 처음에는 다양한 웹툰,소설, 대본을 보면서 흥미를 느낄 수 있으나 컨텐츠를 보고 리뷰하는 일을 반복된 업무가 많고 한 작품이 나오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차분하게 기다릴 수 있는 성향의 사람이 이 일과 맞다고 한다. 


사실 졸업 후 3번째 정규직 기회였다. 

아예 들어가지 않은 곳도 있었고 교육 중 퇴사한 곳도 있었기 때문에

이번에야 말로 제발 버티자 버티자 다짐하면서 들어온 곳이다.


그러나 이번에도 역시나 나는 버티지 못했다.

아니. 버티지 않았다.

드디어, 놓아버렸다. 

경로 이탈에 대한 불안함과 안정에 대한 집착을.

누구나 끝이 다 사무직 직장의 정규 회사원이어야 되는 건 아니잖아?


그러나, 나와 비슷한 나이대의 친구, 지인들이 하나둘씩  꾸준히 일을 하며 조금씩 자신만의 경력과 성과를 만들어 가는 것을 보며 나 또한 불안했다. 

그래서 나랑 맞지 않는 다는 것을 알면서도 억지로 맞추려고 했다.

비록, 서류상으로 증빙될 수 있는 눈부신 경력은 없을지라도 스스로 다양한 도전들을 하고 경험을 쌓아오면서 나도 모르는 사이 나만의 경쟁력과 아이덴티티를 만들게 되었다.


나는 안정적일수록 더 불안정하다 느끼는 사람이라는 것을 마침내 인정했다.

그래서, 또 한 번의 '프리선언'을 하게 되었다.

단순히 선언에 그치지 않고 실제로 실행하고 오래 유지하기 위해서

많은 도전 계획들을 세웠고 이를 이제부터 하나씩 행동에 옮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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