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결정 내릴 그날을 응원합니다.
주위에 꼭 이런 친구들이 한 명씩 있다. 남자 친구가 나를 너무 힘들게 해.. 괴로워하는 친구를 보면, 친구를 힘들게 하는 그 남자 친구에 화가 나고, 친구에게 당장 헤어지라고 조언해준다. 하지만 얼마 후 친구를 보면, 이렇게 말한다. 헤어지기는 너무 힘들어..
가장 친한 고등학교 친구에게 5년 정도 사귄 남자 친구가 있었다. 친구의 첫 애인이었기에 연애를 시작한다고 했을 때, 아주 기쁜 마음으로 응원해주었었다. 하지만 제3자의 입장에서 본 친구의 남자 친구는 인터넷에서 나올법한 나쁜 남자의 종합체였다. "사랑해, 오빠도 나 사랑해?"라고 하는 말에 "그걸 말해야 아냐?"라고 오히려 핍박을 주기고 하고, 운전을 하다가 화가 나면 "고소도로 중간에 내리기 싫으면 입 다물어라." 하며 분노조절을 잘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친구가 자기 생각을 주체적으로 말하면, 순종적인 여자가 좋다라며 입 다물고 자기가 하는 말에 그냥 따르라고 종종 말했다.
나의 경우도 자존감을 깎는 남자 친구를 많이 만났다고 생각했는데, 친구의 남자 친구는 레벨이 다른 듯했다. 이러한 남자 친구 때문에 친구는 오랜 기간 불면증을 겪고, 정신과 약을 처방받고, 꾸준히 정신상담을 받기도 했다. 나와 식사를 같이 할 때면, 항상 헤어져야겠다고, 더 이상은 남자 친구랑 못 만나겠다고 말하고는, 막상 남자 친구 얼굴을 보면 말을 못 하겠다고, 아직 사랑한다고 말하며 5년간의 연애를 이어갔다.
처음에는 이러한 친구의 행동을 보면서 이해가 되지 않았다. 행복하고자 하는 연애인데, 친구는 오히려 삶을 갉아먹었기 때문이다. 주위를 살펴보면 이 친구뿐만 아니라, 누가 봐도 힘든 연애인데, 헤어지지 못하고 유지해가는 경우가 있다. 주위의 만류에도 사랑한다는 이유로 본인을 아프게 하는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내 곧, 친구는 남자 친구에게 이별을 고했고, 너무나도 후련하다고 좋아했다. 친구는 연애를 유지하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했고, 할 수 있는 방법은 모두 사용했기에 헤어질 때 오히려 마음이 홀가분했던 것이다. 반면, 내 친구의 남자 친구는 헤어질 땐, 기세 등등하게 "나 없이 살아봐"라고 말하며 가더니, 몇 달 후, 새벽에 12통, 다음 날 아침에 6통의 부재중을 걸어왔었다. 친구는 모두 잊고 새로운 남자 친구를 만날 동안, 그 남자는 아직도 전 연애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주위 친구들 말고, 본인이 이러한 경험을 겪을 수도 있다. 헤어져야 할 사람인 것도 알고, 연애를 하면서 너무 아픈데, 이별의 아픔이 더 클 것 같아서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현행을 유지하는 것. 나도 겪어봐서 잘 안다. 하지만 지나고 보니, 나는 그 순간 덜 아픈 선택을 했던 것 같다. 남자 친구의 행동이 나의 가슴에 칼을 꽂기도 하고, 온갖 생각에 휩싸이게도 했지만, 아직은 내가 좋아하는 마음이 커서 이별을 선택하지 못한 것이다.
하지만 모든 것엔 시간이 약이라고, 나를 계속 힘들게 하는 사람에겐 좋아하는 마음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그리고 어느 순간, 그의 행동이 나를 너무 힘들게 해서, 이별을 하는 게 오히려 낫겠구나라고 생각하는 시기가 올 것이다. 그러면 이때 헤어지면 된다. 이러한 이별의 경우, 시간도 오래 걸리고, 그 과정에서 상처도 많이 받지만, 스스로 이별을 결정했기 때문에 후회할 일이 없고,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힘든 연애를 하고 있고, 주위에서 답답하다는 소리를 많이 들으신다면, 너무 조급해하지 마세요! 스스로 결심할 수 있는 시기가 올 것입니다. 결국 이 세상에서 나를 가장 사랑해주는 건 나 자신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