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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수의사 야화 Nov 08. 2021

동물병원 에피소드
나 영국서 살다 온 개야~

나 영국서 살 다온 개야~~

바우는 3kg 자그마한 체격의 푸들이다. 지인 선생님께서 당신 개 얘기를 자주 하셨는데 결국 미루었던 상봉을 했다. 광화문 근처가 집이셨고 몇 년 전 집사고 인테리어 한다고 화장실 타일에 금박 줄이 맘에 안 들어 다시 두 번 공사를 하신다는 얘기만 듣다가 드디어 집을 방문했다. 오랜만에 이순신 장군 동상을 보니 반가움에 창문 내려 손 인사를 건네 보았다. 장군님~ 항상 승리하게 해주세요. 주문도 외워본다.

바우는 14살 푸들이고, 바우란 bow 인사란 뜻일까? 여쭤 봤더니 그냥 순수 한국말 바위라는 뜻이었다. 남자답게 든든하게 그런 뜻 이였다. 반전이지만 체구는 무척 작았다. 띵똥 문을 열고 들어갔더니 엄청 사교성이 있어 반갑게 맞아주고 뽀뽀해주고 반가움에 격한 난리 브루스를 쳐 주었다.

 바우가 5살 무렵 무릎 수술을 한 것이 잘 못되어서 오른쪽 뒷다리를 계속 절뚝거리면서 산 세월이 10년이라고 많이 슬퍼하셨다. 매우 유명한 병원을 소개까지 해서 찾아 갔건만 수술 후 무릎 뼈가 녹으면서 부작용이 심해서 거의 뻐정 다리로 장애를 안고 산 셈 이였다. 그 간의 속상했던 세월들, 그 가운데 바우랑 같이한 행복한 시간들에 대한 이야기를 수의사인 나에게 자랑 하시는 게 너무 좋으신 가 보다.  끄덕끄덕 공감과 하트를 날려가며 오후 시간 내내 들었다.

  선생님은 영국서 유학을 하셨고 지금은 한국에 나오셨지만 안식년이 되어 얼마전 영국에 6개월 체류 때에도 바우가 편하게 갈 수 있는 비행기 편이 우선 이였다. 그런데 영국 가는 비행기는 개와 같이 탈 수도 없었고 아예 비행기 편도 다르게 가는 경우 뿐 이었다. 결국은 바우를 위해 파리로 가는 드골 공항에 내리는 비행기를 타셨고, 영국에서 택시를 불러서 도버 해협을 건너는데 흥정을 잘 한 택시비 100만원을 들여서 영국으로 들어가셨다고 했다. 학교일 할 때를 제외하곤 주말에는 거의 바우랑 유럽 전체를 다니셨다고 했다. 그런데 바우는 참 느긋한 성격에 사교성도 있다고 생각 했었는데 반전이 있었다. 뭔가 자기 맘에 안 들면 급 으르렁거리다 물어버렸다. 선생님은 양치질 할 때나 목줄 채울 때도 죽기 살기로 물어 버려서 요령껏 잘 하지 못하면 예전엔 피가 뚝뚝 흐를 정도로 물릴 때가 많았다고 했다. 오랜 세월 요령이 생겨 지금은 웬만하면 물리지 않고, 사실 나이 들면서 힘이 빠졌는지 물어도 덜 아프다고 하셨다.

아주 오래전 엄청 사나운 큰 푸들이 생각난다 주인은 엄마랑 딸 이였고 나이 들고 이빨과 잇몸이 안 좋아서 진료 받던중 푸들이 딸을 물었는데 엄마가 딸 등을 무척 아프게 때리던 기억이 난다. 좀 물리면 어떤데 개 이빨 부러지면 어떻 하냐고 손을 급하게 뺀다고 딸을 야단치던 엄마가 생각난다. 나이든 개가 상전인 집이 참 많았다. 왜 주인을 너무 좋아하면서도 물어버리는지 고쳐 주고 싶지만 오랜 시간 굳어진 행동 교정은 쉽지가 않을 것 같다. 개가 주인을 물게 키웠다고 집안 어른들도 다 야단을 친다고 하셨다. 그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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