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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인생 제2막

by 구르미

그때부터였나 보다.

지금이라도 내 인생을 살아야겠다고 생각한 것이...

하지만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일단 아이들이 하교 후 집에 돌아왔을 때 챙겨 줄 수 있도록 시간 좋은 직장을 찾았지만 그런 곳에선 나를 필요로 하지 않았다.

식당일은 경험이 없어 뽑아주지 않았고 심지어 김밥을 마는 일조차 유경험자를 찾았다. 나는 면접을 보고 돌아설 때마다 속으로 욕을 퍼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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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장, 처음부터 경력자가 어딨어? 누구나 다 처음은 있을 텐데...’

여기저기 쫓아다니며 지원을 하고 면접을 보면서도 경력 단절 기간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다시 일을 할 수 있을지 두려움이 앞섰다.


면접을 보러 가면 면접관들은 어김없이 나의 공백기를 의아하게 바라보았고, 10여 년을 공기업에 근무하였음에도 경력을 인정받지 못한 채, 단순 업무나 계약직 자리조차 얻어내지 못했다.


약이 바짝 오른 나는 이를 악물고 다짐을 했다.


‘두고 봐, 내년이면 서로 나를 필요로 할 테니...’


그러기 위해선 내가 살아온 과거는 모두 버리고 새로운 일을 하기 위한 공부를 해야 했다.

제일 먼저 나는 유튜브를 배웠다. 정부에서 지원하는 무료 강의가 많아 큰돈을 들이지 않고도 필요한 공부를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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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는 방과 후 유튜브 강사로 일을 하며 경력을 쌓았고, 다음으로 메타버스를 배워 책을 한 권 펴 냈다. 여러 명이 함께 쓴 책이지만 내게는 퍽이나 의미 있는 책이었고, 프리랜서 강사로 일을 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하지만 메타버스는 한때 대세였으나 금새 시들해졌고 지금은 AI를 활용한 여러 기능과 업무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렇다고 컴퓨터나 소프트웨어 전공자도 아닌 내가 끊임없이 발전하는 과학을 모두 섭렵할 수는 없기에 내게 필요한 것들만 찾아 익히리라 다짐했다.


그렇게 선택한 것이 웹툰과 웹소설이다. 학창 시절 만화를 좋아하고 만화가를 꿈꾸었던 일이 원동력이 되어 웹툰작가라는 새로운 꿈을 꾸게 한 것 같다. 늦었지만 학교에 들어가 웹툰과 웹소설을 전공하고 이모티콘 캐릭터를 만들어 출시했다. 몇몇 플랫폼에 웹툰을 연재하고 웹소설 작품을 여러 개 써 보았다.


아직 이렇다 할 소득은 없지만 나는 이 일이 무척 즐겁고, 나의 인생 제2막이 이렇게 열리고 있음을 느낀다.



표지사진 출처 : 픽사베이 무료 이미지 executive-3461929_12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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