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몽마저 들판의 난초였던 난..
나도 꽃인데
나를 봐주는 사람은 많지 않지요
나는 자주 밟히고
자주 꺾여요
그러다 한번 나를 자세히 봐주는 그 눈빛에
나는 온몸을 불살라 나를 뽐내어 봅니다.
비바람은 어찌나 잦고 센지
정신없이 휘몰아치다 보면
내 꽃잎은 상처 입어 너무 아파요.
새벽녘
내 상처 입은 꽃잎에도 이슬이 맺히기 시작하면
나는 또 아픔을 잊고
그 짧은 찰나를 행복해합니다.
바람 따라 흔들리며
비를 맞으며 고개를 숙이지만
맑은 하늘에 해가 비치고
기분 좋은 살랑바람이 다가오면
종일 춤을 추기도 해요.
나는 들꽃이에요
바라봐 주지 않아도
나를 알지 못해도
나는 꽃이랍니다.
나는 늘 피어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