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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령 Nov 02. 2024

표범처럼 여행한다

다시 시작하는 가을

미래의 사랑은 없다.

현재에서 보여주지 못하는 사랑은 사랑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ㅡ인생이란 무엇인가ㅡ

여행이 사랑의 속성과 닮았다는 생각을 한다. 무엇에 열중하면 그렇듯이 모든 시간과 공간과 궁리가 한 곳으로 흐른다. 목적지가 정해지고 한 장의 장면에 반하고 또 다른 이면을 알고 싶어 달려간다. 두려움과 긴장과 약간의 육체적 피로가 몰려와도 상관하지 않는다. 다른 것들을 희생하고  몰두하는 시간을 즐긴다. 무엇을 입고 먹는지 남들의 시선에 어떻게 보이는지는 까맣게 관심이 없다. 목표를 향해 신중하고 치밀하게 접근하는 한 마리 표범이 된다.

미완성의 독일과 프랑스 중부 그리고 돌로미테 여행이 다시 잡혔다. 그쯤이면 되었다 했을 때 언제나 고개를 드는 아쉬움 때문에 다시 출발을 도모한다. 그것은 목적지를 향한 마음이 아니라 내 안의 세상을 향한 마음일 거라 생각한다. 그런 약속을 스스로에게 했었고 그렇게 가능한 기회가 왔을 때 사양하지 않기로 했으므로 다시 준비한다.

그전에 할 일은 지난 여행의 프랑스 북부 노르망디와 이탈리아의 일부 도시의 기억을 정리하고 남기는 것이다. 몇 달은 출간과 브런치의 독자로서 즐거운 날들이었다. 마음이 앞서는 춤이 스텝이 꼬이듯 부족한 점이 많다는 것을 느낀다. 그럼에도 용기를 내고 앞으로 나갈 수 있는 것은 브런치 작가들의 빛나는 공간에서 휴식을 갖고 온기를 나누어 받 때문이다. 그동안의 여행과 이곳에 보관해 둔 추억을 엮어내는 기회를 만난 행운에 감사한다.

더불어 언제나 마중물이 되어 주신 모든 브런치 작가님들께도 감사와 사랑을 보내드린다.

욕심일 수도 있고 소용없는 일이라 할지라도 그런 비난  그런 소용 염두에 두지 않기로 한다. 챙기는 짐은  가벼워지고 몸은 더 가벼워지는 이 길 위에 다시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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