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하는 하타 요가 수련
처음으로 집에서 혼자 하타 요가 수련을 하였다. 유튜브 영상을 따르거나 수업 후 동작을 복습하는 정도의 수련은 자주 하지만, 각 잡고 한 시간 self direct 한 하타 수련은 처음이었다. 제주에 다녀오고 나서 무리를 했는지 기운이 없이 처지는 느낌이었는데, 이것을 깨보리라는 마음으로 임하였다. 오늘은 각 동작 10분씩 여섯 가지 자세만 해보기로 하였다. 일단 비라아사나 좌법으로 십 분간 눈을 감은채 명상해 보았다. 아무래도 사직동 하타요가쌤이 한 시간 차담 내내 비라아사나를 유지하시는 것을 보고 나도 이 좌법에 대한 욕심이 생긴 것 같다. 무릎은 아직 살짝 벌어진다. 그다음 고통의 파드마. 아무리 먼저 짠 발날을 서혜부 깊게 얹어도 다른 쪽 발 가지러 갈 때 멀찍이 풀린다. 두 무릎이 골반 넙이보다 좁게 바닥에 딱 붙을 때까지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일단 이 고통의 시간을 선택한 나의 진지한 마음을 받아 드려 본다. 발을 바꿀 때 두발을 바라보니 발목 밑으로 씨뻘것다. 피가 쫙쫙 같군. 반대쪽 파드마에서는 팔을 등뒤에서 교차하여 양발가락을 잡는 것까지 도전해 보지만 안 닿는다. 오늘은 측굴에서 손이 발에 닿지도 않고 힘들다. 측굴 마치고 바로 부장가 가도 되지만 부장가 무서워서 전굴 하나 넣는다. 그렇다고 전굴이 잘 되는 것은 아니다! 엉덩이 속 근육이 너무나도 당긴다. 후굴만큼 힘든 전굴을 마치고 부장가 시작. 일단 베이비 코브라로 5분 유지. 죽을 것 같지만 얼굴도 천장으로 들고 무릎도 굽혀본다. 세상에서 제일 긴 10분 끝. 천천히 마카라로 내려올 때는 안도의 한숨과 뒷면의 뻑적지근함이 느껴진다. 이제는 머리서기, 부동을 얼마나 오래 할 수 있을까, 눈앞 매트에 탁상시계를 놓고 올라간다. 3분 유지. 머리서기 2까지 시도해 보지만 팔이 후들거려서 포기. 남은 시간은 어깨서기 한채 끝냈다.
심플한 시퀀스이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해 냈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는 아침이었다. 모든 아사나가 고통스러웠지만, 그 고통을 환영하며 그 감각 뒤의 본질에 대하여 궁금해하려고 노력했다.
부장가 하루에 10분씩 하고 요가 수련도 주 3회 이상 6년 동안 하면 머리서기에서 우르드바 연결 되겠지? 희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