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의 해변, 흘러가는 데로 보낸 아일랜드 하루
이스탄불 3번째 날. 오늘은 부육아다 섬에 갈 것이다. 바닷물에 퐁당 빠질 생각에 아침부터 분주하고 흥분된다. 탈의실 상황이 어떨지 모르니까 수영복은 안에 챙겨 입고 간다. 언제든 훌렁 벋고 입수할 준비 완료.
탁심 근처 항구는 시드니의 항구처럼 일상적인 commuter로 가득하다. 터키의 페리에는 바퀴빵 아저씨도 바퀴빵을 한가득 쌓아 올린 쟁반을 들고 탄다. 치즈니 누텔라를 가득 넣은 바퀴빵을 모두가 사 먹는다. 또 페리 2층에는 카페가 있는데 400원짜리 차이티를 홀짝이며 바닷바람을 맞을 수 있는 매력이 있다. 터키사람들도 흥이 많은 듯하다, 무반주에 박수소리만으로 춤을 추는 젊은이들도 있다. 참고로 오전 11시에.
부육아다 섬에 도착하여 조금 멀찍 하지만 사람이 많이 없고 관광객 바가지가 비교적 적어 보이는 해변에 가보기로 하였다. 가는 길 버스를 잘 못 타 약간 헤매기는 하였지만, 한적하고 입장료가 합리적인 바닷가에 도착하였다. 외국인은 나뿐인 것 같았지만, 그래서 오히려 좋아! 터키 가족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이 해변은 유럽 그 잡채! 너무 로맨틱하고 멋지다. 훌렁훌렁 옷 벗고 바다에 풍덩, 야호! 물속에서 바라보는 경치는 어딘가 포근하고 여유롭다. 지난 일 년간 푸켓, 발리, 호주 세상 유명한 바닷물에는 다 들어갔는데, 부육아다섬 이 조그만 cove에서 새로운 행복을 느낀다. 물놀이 국룰 감지튀김도 시켜 먹고 온종일 sun bath와 입수를 반복한다. 아주 아주 귀여운 애기들이 집에 안 가겠다고 떼쓸 때쯤 나도 짐을 챙겨 본다. 샤워실은 간단하지만 쾌적하여 예상했던 것보다 편안하게 옷을 갈아입는다. 돌아오는 길도 버스 이슈로 40분 거리를 터덜 터덜 걸으며 이곳의 별장들과 길냥이 구경을 한다.
항구 근처에 도착하니 사람들이 막 뛴다. 음 이번 배는 놓쳤군 생각하니 다음배는 한 시간 뒤! 이츠 올롸잇, 저녁까지 먹고 가기로 하고 온종일 고팠던 맥주와 양고기 케밥을 먹는다. 돌아오는 길 죽이는 선셋 구경도 실컷 하고, 한적했던 섬과 너무나 상반되는 탁심 광장을 맞이한다. 벌써 탁심에서의 마지막밤, 아쉬운 마음에 야경 사진도 몇 컷 남기며… 이스탄불 전반부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