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보다 늦어 보여도 괜찮다, 나는 지금 나의 속도로 살아가는 중이다
요즘 부쩍 달리기를 자주 한다.
벤치에 앉아 달리는 사람들을 보고 있으면 참 신기하다.
누군가는 젊고 가볍게 뛰고,
누군가는 오랫동안 땀 흘려온 사람의 리듬으로 천천히 달린다.
어떤 사람은 사랑하는 이를 잃은 듯 묵묵히 달리고,
또 어떤 이는 목표를 향해 계산된 속도로 뛴다.
똑같이 달리지만,
그 안엔 각자의 인생이 담겨 있다.
인생도 결국 그런 게 아닐까.
모두가 같은 길을 걷는 것 같아도,
각자에게 맞는 ‘자세’와 ‘속도’가 있다.
나는 늘 “보통의 속도”에 맞춰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다른 사람들처럼 결혼도 해야 하고,
나이 들면 자연스레 아이도 낳아야 하고.
좋은 대학, 좋은 회사, 안정적인 커리어 —
그 길 끝에 ‘괜찮은 인생’이 있을 줄 알았다.
그런데 아니었다.
좋은 사람을 만나 결혼하는 것도,
그저 시간이 지나면 되는 게 아니었다.
그것마저 ‘노력’이 필요했다.
준비가 되었다고 해서 누군가 나타나는 게 아니었다.
이 사실을 너무 늦게 깨달았다는 게,
조급함으로 나를 괴롭혔다.
요즘 들어 생각이 많다.
잠을 자도 쉰 것 같지 않고,
공부를 해도 집중이 안 된다.
시험을 보는데도 머릿속은 딴생각으로 가득하다.
‘나는 언제까지 이렇게 쫓기며 살아야 할까.’
‘왜 이렇게 늘 노력해야만 하는 걸까.’
누군가는 말한다.
죽을 때 가장 많이 하는 후회가
“다른 사람 눈치 좀 덜 볼 걸,
나에게 좀 더 다정할 걸”이라고.
머리로는 알지만,
회사와 사회 속에서
‘나만의 속도’를 지키며 사는 일은 정말 어렵다.
오늘도 러닝을 마치고 벤치에 앉았다.
숨이 차지만 마음은 조금 가볍다.
달리는 사람들의 각기 다른 모습 속에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인생도 달리기 같다.
누구는 빠르고, 누구는 느리다.
하지만 결국 완주할 수 있다면,
속도와 자세는 중요하지 않다.
지금 나는 혼란스럽고, 조급하고, 불안하다.
그렇지만 언젠가 이 시기조차
내 글 속에서 가장 빛나는 문장이 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