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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잘린송 Mar 06. 2022

퇴원 후 두 번째 토요일

"퇴원한 지 아직 일주일밖에 지나지 않았네요. 이주는 된 것 같았는데..."


라고 동물병원 의사는 내게 말했다. 루퍼트가 퇴원 한 지는 고작 일주일이 좀 넘었다. 일주일이 넘는 시간 동안 제시간에 맞춰 약과 밥을 콧줄에 넣어줬다. 조금이라도 늦거나 약의 정량을 주지 않으면 다시 폐수종이 찰 것이기에, 항상 신경이 곤두서 있다.

혹여나 약 주는 시간을 놓칠까 봐 잠을 제대로 잘 수가 없다. 입술은 부르텄고 안색도 좋지가 않다. 잠 한번 푹 자 봤으면.


과거엔 불면증이 심했어서    보았으면, , , , 잠에 집착이  심했었다. 잠을 자도 얕은 잠을 자기에 자도 자도 피곤했었다. 물론 지금도 불면증이 완전히 나아지진 않았지만 말이다. 눈을 감고 적어도  시간 이상은 마음 편히 잠좀 자 보았으면!


 다른 점이 있다면 이전엔 잠에 대한 집착이 있었다면 지금은 피곤하니까 그냥 잠을 자고 싶은 마음이다.



루퍼트의 근황-


몸이 갑자기 좋아져서 자기도 자신을 어찌해야 할지 모르는 상태로 보인다. 아침에는 나를 깨우는데, 밖에 나가고 싶다고 현관 앞에서 울어버린다. 나는 그런 강아지를 들어 올려, 안된다고 조금 더 나아지면 나가자고 꼭 데리고 나갈 것이라고 약속한다. 하지만 저 고집을 꺾을 수가 없다. 현관에서 잔다던지, 현관 앞에서 다시 운다던지 하면서. 그러다 나를 향해 괜히 짖어보고, 콧줄을 뺀다고 여기저기 얼굴을 비벼대기도 한다. 덕분에 콧줄을 고정시킨 부분이 너덜너덜해졌다.


그러다 잠에 들고, 다시 깨면 배고프다고 운다. 사료를 얼마 전 까진 먹다가, 고구마를 먹기 시작한 후 사료를 입에 대지 않더라.

일단 먹어서 체중 유지를 해야 하니 고구마 함량을 늘여 사료와 섞어주었지만 나중엔 사료만 골라 뱉어낸다.

자기가 아파서 내가 모든 것을 봐줄 거라 생각하나 보다. 어쩔 수 없지만 받아주고는 있다.


사람이고 동물이고 무작정 잘해주면 안 되는 것 알면서도 루퍼트에게는 모든 것을 다 해주고 싶다. 하지만 그렇게 내가 도움을 준다 해도 결국 그 날카로운 이빨로 손을 깨물어 상처를 남기더라. 몸이 불편해서 예민해져서 그러는 거겠지만 말이다.


오늘은 루퍼트가 잠을 자는 동안 틈틈이 녀석을 위한 곡을 썼다. 또 얼마 전 떠나간 언니의 고양이 쌈바를 위한 곡이기도 하다. 내일 틈틈이 곡을 완성해 나가야지. 그리고 언니에게 기타를 쳐달라고 부탁을 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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